[전술분석] 릴라드는 어떻게 위닝샷을 만들었나

2014-05-03     이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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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이승기 기자 =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2년차 가드, 데미안 릴라드(23, 191cm)가 생애 첫 플레이오프에서 펄펄 날고 있다. 이제 갓 신인 티를 벗은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이다.
 
포틀랜드는 3일(한국시간) 모다 센터에서 열린 2013-14시즌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1라운드 6차전 휴스턴 로케츠와의 홈 경기에서 99-98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4승 2패를 기록,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릴라드는 경기 종료와 함께 버저비터 3점 위닝샷을 작렬시키며 2만여 홈 관중을 열광시켰다. 14년 만에 2라운드를 밟게 된 포틀랜드 구장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가 됐다. 반면 휴스턴의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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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드는 이날 25점, 6리바운드, 3스틸에 6방의 3점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시리즈 평균 25.5점, 6.3리바운드, 6.7어시스트, 1.3스틸, 3점슛 3.8개, 야투 성공률 46.8%, 3점슛 성공률 48.9%, 자유투 성공률 87.5%로 맹활약했다.
 
더욱 놀라운 기록도 있다. 지난 35년을 통틀어 생애 첫 플레이오프 여섯 경기에서 평균 25점-5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마이클 조던(1986)과 르브론 제임스(2006)가 유이했다. 이제 이 대열에 릴라드가 합류했다. 게다가 르브론은 3, 5차전에서, 릴라드는 6차전에서 위닝샷까지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포틀랜드는 어떻게 릴라드의 위닝샷 공격권을 만들어냈을까? 답은 테리 스토츠 감독이 즐겨쓰는 전술 중 하나인 더블 스크린이었다. 이는 주로 릴라드, 웨슬리 매튜스 등 뛰어난 3점슈터를 살리기 위해 쓰는 전술이다.
 
경기 종료 0.9초 전, 포틀랜드의 공격 대형을 보자. 니콜라스 바툼이 인바운드 패스를 담당하고 라마커스 알드리지는 골밑에 위치했다. 위크사이드에서는 웨슬리 매튜스, 모 윌리엄스, 릴라드가 나란히 서있다.
 
심판의 휘슬과 동시에 릴라드는 윌리엄스와 매튜스의 더블 스크린을 활용하여 스트롱 사이드의 45도 외곽 지역으로 쏜살같이 빠져나온다. 챈들러 파슨스는 스크린을 피했지만 릴라드의 스피드를 감당할 순 없었다. 결과는 릴라드의 오픈 3점이었고, 이는 그대로 시리즈를 끝내는 위닝샷이 됐다.
 
포틀랜드로서는 완벽 그 자체의 전술이었다. 승부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술이지만, 0.9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깔끔한 방법이기도 했다. 알드리지와 윌리엄스를 미끼로 쓰며 릴라드에게 몰릴 수비를 분산시킨 것도 좋았다.
 

반면 휴스턴의 수비는 의문이 남았다. 허술한 수비로 릴라드에게 완벽한 오픈 찬스를 주고 말았다. 1차적으로는 인바운드 패스를 너무 쉽게 헌납한 것이 문제다. 2차적으로는 제임스 하든의 이해할 수 없는 수비가 패배를 자초했다.
 
원래 휴스턴의 수비 대형을 보자. 하워드는 페인트존에 자리한 알드리지를 막았다. 인사이드에서 앨리웁 득점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든은 매튜스의 3점슛을 견제했다. 패트릭 베벌리는 릴라드를, 파슨스는 윌리엄스를 체크한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든이 파슨스에게 스위치를 지시한다. 이것이 케빈 맥헤일 감독의 지시였는지 아니면 하든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이는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파슨스로서는 릴라드의 빠른 발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슨스가 원래대로 발이 느린 윌리엄스를 맡고, 스피드와 수비력이 뛰어난 베벌리가 릴라드를 막는 것이 옳았다. 이것을 바꾸면서 수비가 꼬였다. 더 의아한 것은 릴라드가 스크린을 타고 오픈 찬스를 잡는 것을 보면서도 하든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든은 마지막 순간 왜 스위치를 하지 않았는가? 매튜스는 릴라드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느라 이미 3점 라인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였다. 휴스턴이 2점차로 앞선 상황이기에 노마크 3점슛을 내주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하든의 위치로 판단하건대 얼마든지 스위치 수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틀랜드의 최종 작전 구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휴스턴의 마지막 수비는 최악이었다. 결국 강심장 릴라드가 역사에 길이 남을 플레이오프 위닝샷을 꽂아 넣으며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향후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잠재력을 터뜨린 슛이었다. 다시 봐도 놀라운 장면이었고, 경이로운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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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처 = NBA 리그 패스
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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