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인사이드] 시즌 최고 돌파 머신은 누구?
[루키 ] 염용근 기자 = 농구에서 득점을 성공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알 제퍼슨(샬럿 밥캐츠)처럼 다채로운 인사이드 공격 스킬을 통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과 같이 파워와 운동능력으로 림을 공략하는 유형도 있다.
가드와 포워드들은 좀 더 코트를 넓게 활용한다. 외곽에서의 3점슛, 중거리 점프슛, 속공을 통한 쉬운 레이업&슬램덩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 득점에 기여한다. 그렇다면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득점 루트는? 아마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을 활용한 드라이브인(돌파) 득점일 것이다.
농구 경기는 기본적으로 공격 팀이 슛을 시도하면 수비 팀이 저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라이브인은 볼을 소유한 선수가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가장 직관적인 득점 루트다. 마이클 조단, 앨런 아이버슨, 르브론 제임스 등 90~00년대를 대표하는 득점 머신들 역시 멋진 돌파 능력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가장 많은 하이라이트 장면이 생산되는 공격 방식이기도 하다.
NBA 2013-14시즌에 가장 많은 드라이브인 득점을 성공시킨 선수는 누구일까? 횟수와 효율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자.
가장 많은 돌파를 시도한 선수
1위 몬타 엘리스(75경기) - 751회(경기당 10.0회)
2위 제프 티그(69경기) - 695회(경기당 10.1회)
3위 고란 드라기치(70경기) - 650회(경기당 9.3회)
4위 타이 로슨(60경기) - 634회(경기당 10.6회)
5위 토니 파커(62경기) - 629회(경기당 10.1회)
댈러스 매버릭스의 몬타 엘리스가 현재까지 총 751회로 가장 많은 돌파 시도를 선보였다. 1~5위까지 모두 포인트가드 포지션으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선수들이다. 아무래도 공격 루트 선택에 있어 가장 많은 자율성을 보장 받고 있다.
각각의 유형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엘리스와 티그, 파커는 팀 시스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엘리스는 개인 돌파도 탁월하지만 덕 노비츠키, 션 메리언, 사무엘 달램베어 등 동료들과의 투맨 게임이 일품이다. 특히 노비츠키의 스크린을 받을 경우 상대 수비가 엘리스만 신경 쓸 수 없다. 볼 핸들러인 엘리스의 돌파에 너무 집중하면 노비츠키에게 외곽 오픈 점프슛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티그(애틀랜타 호크스)와 파커(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시스템 농구 하에서 뛰고 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이끄는 샌안토니오는 시스템 농구의 원조 격. 애틀랜타 감독인 마이크 부덴홀져는 그런 샌안토니오에서 포포비치의 오른 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동료들의 무한 스크린과 스패이싱(공간을 넓혀주는 움직임)을 통해 돌파를 시도할 수 있는 찬스가 많이 발생한다. 수비 입장에서는 상대 공격수 5명이 모두 슛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선수의 돌파만 신경 쓸 수 없는 노릇이다.
로슨(덴버 너게츠)과 드라기치(피닉스 선즈)는 동료들의 스크린 활용은 물론 개인 돌파 비중 역시 높다. 타이릭 에반스(뉴올리언스 호네츠)가 멤피스 대학 시절 자주 선보였던 드리블 드라이브 모션 오펜스 전술처럼 개인 능력을 활용한 돌파 후 자신이 직접 득점하거나 약속된 장소에 자리 잡은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을 즐긴다. 두 선수 모두 순간 스피드와 드리블에 일가견이 있다.
해당 부문에서 포인트가드 포지션 외 선수 순위를 살펴보면 토론토 랩터스의 드마 데로잔(504회/10위),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495회/11위), 휴스턴 로케츠의 제임스 하든(427회/19위) 등이 있다.
경기당 평균 돌파 득점 순위
1위 몬타 엘리스 ? 7.3득점(성공률 50.0%)
2위 토니 파커 ? 6.3득점(성공률 52.8%)
3위 케빈 듀란트 ? 6.1득점(성공률 59.1%)
4위 르브론 제임스 ? 6.0득점(성공률 64.4%)
5위 에릭 블랫소 ? 6.0득점(성공률 51.7%)
돌파 시도가 많았던 엘리스와 파커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시즌 MVP 수상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는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르브론이 평균 돌파 득점 부문에서도 각각 3위와 4위에 위치한 점이다.
두 선수 모두 동료들의 스크린 활용보다는 개인 능력을 활용한 선 굵은 돌파를 주로 시도한다. 듀란트의 경우 워낙 외곽슛 적중률이 탁월하다보니 상대 수비가 밀착마크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불과 2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수비방식이 통했던 반면 볼 핸들링 능력이 크게 향상된 최근에는 돌파를 통한 득점 허용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르브론은 더 이상 언급이 필요 없을 정도로 스피드, 파워, 공중에서의 신체 컨트롤 등 돌파의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그리고 두 선수는 가드 포지션 선수들과는 다르게 넘을 수 없는 차원의 돌파 성공률을 자랑한다. 경기당 30분 이상 출전, 300회 이상의 누적 돌파 시도를 한 선수들 중 55%의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듀란트와 르브론, 그리고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랜스 스티븐슨(306회/58.0%) 단 3명밖에 없다. 르브론의 동료인 드웨인 웨이드(339회/53.5%), LA 클리퍼스의 크리스 폴(301회/52.8%) 등도 시도 대비 성공률이 무척 좋은 선수들이다.
빅맨 포지션 돌파 부문 순위
1위 조쉬 스미스 ? 268회/경기당 평균 3.6회/성공률 42.4%
2위 폴 밀샙 ? 243회/경기당 평균 3.7회/성공률 33.6%
3위 드마커스 커즌스 ? 191회/경기당 평균 3.0회/성공률 41.7%
4위 테디어스 영 ? 189회/경기당 평균 2.7회/성공률 35.8%
5위 조쉬 맥로버츠 ? 147회/경기당 평균 2.0회/성공률 45.9%
*최소 100회 이상 시도 선수 기준
빅맨들의 돌파 성공률은 대체로 낮은 편이다. 동료들의 스크린을 받기 보다는 순수 일대일 능력을 통해 시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대 수비의 적극적인 저지를 받게 된다. 또한 아무래도 가드/스윙맨 포지션에 비해 볼핸들링이 떨어지는 관계로 실책 역시 많이 발생한다.
‘롱2 머신’으로 비난받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스미스는 의외로 돌파 시도가 많았다. 물론 효율성은 좋지 못했다. 트위너 포워드들인 밀샙과 영은 넓은 행동반경과 미스 매치를 활용해 돌파를 시도한다.
흥미로운 선수는 커즌스다. 센터 포지션 선수가 시도 때도 없이 돌파를 시도한다. 외곽에서 볼을 잡은 후 매치업 선수에게 일대일 배틀(battle)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성공률은 좋지 않다. “나 외곽에서 이런 시도까지 할 수 있음” 이라고 상대 수비에게 각인시켜 놓으면 다른 루트 공격 시도를 할 때 반사 이익을 얻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밖에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데이비드 리(141회/성공률 45.7%), 블레이크 그리핀(136회/성공률 49.3%) 등도 돌파를 자주 시도하는 빅맨들이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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