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득점 그 후 10경기..‘흑장미’는 다시 피어났다

2018-11-26     이학철 기자

[루키=이학철 기자] 리그 최연소 MVP를 따내던 시절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의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이번 시즌 완벽히 부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시 피어난 흑장미’ 데릭 로즈의 이야기다. 

2018년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전 세계의 NBA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경기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 자신을 방출시킨 유타를 상대한 로즈가 개인 커리어-하이인 50득점을 퍼부으며 전성기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경기 후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던 로즈의 인터뷰는 지금까지도 그를 응원하던 많은 이들 역시 함께 눈물짓게 했다. 

이처럼 역사에 길이 남을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후 로즈는 정확히 10경기를 치렀다. 50득점 직후 경기였던 골든스테이트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코트로 돌아온 그는 연일 상대 코트를 휘저으며 완벽히 부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타전 이후 10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성적은 평균 20.1점. 발목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골든스테이트전을 제외한 최근 9경기의 평균 득점은 22.0점까지 올라간다. 같은 기간 22.9점을 기록한 칼-앤써니 타운스에 이은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근 9경기 로즈의 평균 기록
33.2분 출전 / 22.0점 4.4어시스트 3.6리바운드. 야투율 53.7% 3점슛 55.0%(2.4개)

위 기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3점슛이다. 그간 로즈는 3점슛을 잘 넣는 선수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다. 2013-14시즌 34.0%의 성공률을 기록한 것이 자신의 커리어-하이였을 정도. MVP를 따내던 2010-11시즌에도 그의 3점슛은 33.2%의 성공률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의 로즈는 슈팅에 완전히 눈을 뜬 모양새다. 현재까지 그는 18경기에서 야투율 49.2%,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7.8%를 기록하고 있다. 두 수치 모두 자신의 새로운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수치. 최근 9경기 기준으로는 야투율 53.7%, 3점슛 성공률 55.0%다. 이번 시즌의 로즈는 엘리트 슈터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또한 그는 11월 7일 열렸던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는 9개의 시도 중 7개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31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로즈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힘겨운 시기를 겪었다. 유타에서 방출된 이후에는 한동안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며 ‘이대로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이번 시즌 따낸 계약 역시 1년 210만 달러 수준의 베테랑 미니멈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그는 묵묵히 농구공을 손에 들었고, 모든 역경을 이겨내며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어쩌면 그는 더 이상 너무나 크지도(Too Big), 너무나 빠르지도(Too Fast), 너무나 강하지도(Too Strong)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너무나 훌륭한(Too Good) 선수다. 

사진 = 아디다스,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