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의 주간 방담] 2018년 우승도 결국은 GSW?
어느새 2018년이 다가온다. 매년 그랬듯 이맘 때 NBA는 한창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중이다. 올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연말연시인 만큼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NBA에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루키더바스켓의 ‘리쌍’ 이동환 기자와 이학철 기자가 2017년과 2018년의 NBA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참여: 이동환, 이학철 기자
루키더바스켓(이하 RB) 2016년의 가장 큰 사건은 역시 클리블랜드의 창단 첫 우승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17년에는 골든스테이트가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연승을 쓰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왕좌를 탈환했다.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은 예상했었나? 예상했다면 이 정도의 압도적인 우승도 예상했는지도 궁금하다.
이학철 아마 모두가 우승을 예상하지 않았을까. 케빈 듀란트 없이도 정규시즌에서 73승을 따냈던 팀이다.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의 코어를 그대로 지켜낸 채 듀란트를 로스터에 추가했다. 비디오 게임에서조차 실현 불가능해 보이던 로스터가 등장했으니 우승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파이널 4차전 논란을 빚었던 심판들의 판정 문제만 없었다면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도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동환 당연히 예상했다. 전력이 너무 완벽했다. 물론 듀란트가 오면서 해리슨 반즈, 앤드류 보것이 나간 건 분명 타격이었다. 자자 파출리아를 주전 센터로 활용해야 했고 벤치 운용의 큰 틀도 바꿔야 했다. 하지만 듀란트라는 선수가 가진 존재감이 워낙 컸던 데다, 과거의 스타 군단과 달리 플레이스타일로 인한 충돌도 전혀 없었다. 때문에 결국엔 우승할 것이고 상황만 받쳐준다면 압도적인 우승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15연승을 할 줄은 몰랐다. 정말 대단한 시즌이었다.
RB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에는 역시 2016년 여름 케빈 듀란트의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듀란트는 2017년 여름에는 페이컷 논란(2년 5300만 달러)의 중심에 섰다. 트위터 이중계정 논란이 불거지고 새 시즌 들어서는 퇴장까지 잦아지면서 조용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케빈 듀란트의 지난 1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이동환 이제는 확실히 이미지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조용하게 최고를 노리는 선수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스몰포워드 버전의 팀 던컨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은 진정한 악당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농구를 정말 잘하는데 이런 저런 논란이 많다. 골든스테이트로 간 뒤에는 강한 인터뷰도 많이 한다.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리그 전체를 위해서는 이런 선수가 등장하는 것은 나쁜 일만은 아니다. 대결 구도, 경쟁 구도가 선명해질수록 스포츠는 더욱 재밌어진다. 그리고 듀란트는 대결 구도에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어느 한 쪽을 선택했을 뿐이다. 이중계정 논란은 사실 프로 스포츠 선수답지 못한 사건이긴 했다. 그런데 어쩌겠나. 이미 벌어진 일인 것을. 다만 스스로의 인격을 깎아먹는 발언이나 실수는 조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학철 물론 꿈에 그리던 반지를 손에 넣었으니 듀란트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행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멋은 없다고 생각한다. 직전 시즌 자신의 손으로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가 아쉽게 역전패한 팀의 유니폼을 입었던 듀란트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멋없다.
위의 언급한 3가지 예 중에는 이중계정 논란이 가장 실망스럽다. 페이컷? 본인이 돈을 덜 받고 뛰겠다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퇴장 역시 승부욕의 발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트위터 이중계정 사건은 도저히 ‘쉴드’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듀란트가 어떤 위대한 자리에 오르던 그를 응원하고픈 마음은 들지 않을 것 같다.
RB 2017년이 시작하자마자 리그에 찾아온 가장 큰 화두는 역시 필라델피아의 반란이었다. 드래프트 지명 후 3년 만에 데뷔한 조엘 엠비드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1월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고,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리빌딩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리고 2017-18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벤 시몬스까지 합류해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부상에 시달리던 마켈 펄츠도 곧 돌아온다. 필라델피아의 2018년 그리고 그 이후는 어떤 모습일 것 같은가?
이학철 이제 필라델피아의 앞날에는 상당히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팀의 핵심인 조엘 엠비드는 2022-23시즌까지 계약이 되어있는 상태고 현재 신인왕 후보 0순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벤 시몬스를 2019-20시즌까지 루키 스케일 계약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당장 이번 시즌만 하더라도 그들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건강’이다. 엠비드와 시몬스 모두 부상으로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경험이 있으며 특히 엠비드는 무려 2시즌을 날렸다. 지금도 그가 코트에서 거친 플레이를 할 때면 다칠까봐 조마조마하다. 거기다 마켈 펄츠 역시 어깨 부상으로 전혀 1순위다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들의 건강만 보장된다면 향후 몇 년간 필라델피아는 언제든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환 기본적으로는 정말 밝다. 조엘 엠비드와 벤 시몬스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길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마켈 펄츠의 경우 건강을 되찾고 프로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금방 진가가 드러날 거라고 본다.
결국 이학철 기자의 말대로 건강 유지가 관건이다. 조엘 엠비드에게 너무 큰 계약을 안긴 상태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세부 조항을 많이 삽입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약이 전면 무효화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엠비드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할수록 필라델피아는 코트에서는 무조건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엠비드가 지금보다 더 건강한 선수가 되어야 한다.
올시즌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는 마켈 펄츠가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벤 시몬스, 조엘 엠비드, 마켈 펄츠 3인방은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탱킹의 진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라델피아가 플레이오프권 팀을 만들려고 탱킹을 감행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RB 스테픈 커리는 2017년 FA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5년 2억 100만 달러) 사실 커리 외에도 초대형 계약들이 워낙 많이 터졌던 한 해였다. 리그 수익이 늘어난 결과라고는 하지만 NBA 평균 연봉이 과도하게 올라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애매한 선수들도 2000만 달러를 받는 시대가 왔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동환 사실 NBA를 보고 즐기는 팬으로서 부러우면서도 배도 살살 아픈 것이 사실이다. 지금 NBA에 내 또래 나이의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들이 받는 연봉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괴리감과 박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돈이 모이는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은 돈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고 본다. 어쨌건 스포츠란 자본주의 시장의 정점에 있는 엔터테이먼트 사업이고, NBA 역시 그 중 하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NBA 선수들이 더 많은 돈을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들이 다른 사람의 돈을 빼앗아 간다기 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시장 가치에 맞는 돈을 벌어간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NBA 선수들은 지역 사회 공헌 활동도 굉장히 많이 한다. 시즌 중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낼 여력도 없다. 오프시즌에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NBA 선수들은 많은 돈을 벌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학철 개인적으로 그 동안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선수들이 고액의 계약을 요구해 따내는 것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 NBA의 평균 연봉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만큼 리그의 인기가 올라갔다는 반증도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너도 나도 맥시멈을 요구하며 떼를 쓰는 모습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오프시즌의 너렌스 노엘이다. 에이전트를 리치 폴로 바꾸는 등 오프시즌 내내 맥시멈 노래를 부르던 노엘은 댈러스가 제시한 연간 1,750만 달러짜리 계약도 호기롭게 걷어찼다. 결국 1년짜리 퀄리파잉 오퍼 계약을 맺은 노엘은 이번 시즌 평균 12.5분의 출전시간에 그치며 아무런 활약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그가 그토록 원하던 맥시멈은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다. 분수에 맞지 않는 과한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몸소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RB 2017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트레이드 뉴스는 역시 카이리 어빙 트레이드가 아니었나 싶다. 어빙이 클리블랜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뒤 많은 팬들이 깜짝 놀랐던 것 같다. 어빙의 트레이드 요청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이동환 정말 개인적으로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클리블랜드 팬들은 많이 놀라고 상처도 받았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엔 많이 놀랐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라는, ‘킹’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그 최고 선수의 동료로 남길 거부하고 자신이 1인자로 성장할 수 있는 팀을 찾아간 것은 굉장히 멋있고 승부사다운 선택이었다고 본다. 이전까지 르브론 제임스가 이끈 팀에서는 르브론의 곁을 굳이 떠나려고 했던 선수들은 없었다. 하지만 어빙은 달랐다. 그런 의미에서 어빙은 꽤나 ‘특별한’ 선수가 아닐까 싶다.
이학철 처음 든 생각은 ‘어빙이? 도대체 왜?’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동안 어빙은 구단과 별다른 마찰도 없었고 특히 르브론 제임스와도 트러블 없이 잘 지내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빙은 2011-12시즌 데뷔한 이후 6년을 클리블랜드에서만 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르브론이 팀에 합류한 이후로는 매 시즌 파이널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던 어빙이었기에 놀라움은 더 컸던 것 같다.
RB 결국 어빙은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됐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어빙이 자신의 그릇을 너무 크게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시작된 후 어빙은 보스턴의 에이스로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빙이 보스턴에서 이 정도로 잘할 거라고 예상했었나? 그리고 앞으로 보스턴과 어빙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이학철 르브론 제임스의 밑에서 2인자로 뛰면서도 지난 시즌 평균 25.2점을 기록했던 어빙이다. 이 정도의 활약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드리블 능력에 있어서만큼은 NBA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어빙이다. 그의 뒤에 꼬리표처럼 붙어있는 부상 이슈만 없다면 앞으로의 어빙의 활약도 지금처럼 쭉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무대에서의 확실한 해결사 부족으로 고생하던 보스턴에게도 어빙의 합류는 큰 도움이다. 이번 시즌만 놓고 보자면 컨퍼런스 파이널은 문제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맞붙는 어빙과 르브론의 대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동환 평소부터 어빙은 어느 팀에 가도 1옵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보다 훨씬 복잡한 전술을 쓰고 선수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는 보스턴의 전술에 아이재아 토마스만큼 잘 녹아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잘 적응하고 있다. 본인이 스크리너 역할을 하고, 로우포스트에서 3점슛 라인 바깥까지 오가며 핸드오프 패스를 활용해 공격을 펼치고, 오프스크린을 활용해 첫 돌파를 시도하는 플레이는 클리블랜드 시절의 어빙에게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보스턴의 잠재력, 프런트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 어빙이 지금의 모습만 잘 유지해준다면 몇 년 안에 보스턴이 리그 최강 팀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RB 사실 어빙 트레이드 그 자체도 놀라웠지만, 보스턴이 어빙을 데려오기 위해 아이재아 토마스를 클리블랜드에 넘긴 것도 충격적이었다. 이후 나온 토마스의 인터뷰를 보면 토마스가 보스턴 구단에 느낀 배신감이 매우 큰 것 같았다. 어쩌면 NBA가 비즈니스의 세계라는 것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2017년의 대표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보스턴이 토마스의 충성심을 배반하고 그를 트레이드해버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학철 어쩔 수 없다. NBA는 철저한 비즈니스의 세계다. 팀에 애정을 보이는 선수를 지키기 위해 팀을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다면 그는 프로팀의 단장이 될 자격이 없다. 거기다 대니 에인지가 누구던가. ‘푸른 피의 사나이’로 불리던 폴 피어스도 가차 없이 내쳤던 그다. 아이재아 토마스 정도를 내치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거기다 토마스는 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도 아니지 않은가. 토마스의 건강 상태와 다음 시즌 그가 FA 자격을 갖는다는 사실 역시 에인지의 판단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이동환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 아이재아 토마스의 팬도 아니었음에도, 선수를 이런 식으로 처분해버리는 대니 에인즈의 행동에 사실 많이 놀라고 화도 났다. 선수가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떠날 때는 유니폼을 태워버리며 분노하면서, 구단이 선수를 먼저 포기하면 득실을 먼저 생각하며 선수에게 별다른 미안한 감정을 가지지 않는 일부 팬들의 모습도 기분 좋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대니 에인지의 선택은 분명 머리로는 맞는 선택이었고, 지금도 결과적으로 굉장히 잘한 트레이드다. 하지만 토마스 트레이드 때문에 앞으로 보스턴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은 자신이 언젠가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는 묘한 불안감을 안고 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RB 시카고와 애틀랜타는 2017년 여름부터 노골적인 탱킹을 시작했다. 누가 봐도 필라델피아를 모방한 움직임이었다. 가만히 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사무국은 결국 드래프트 지명권 추첨 확률을 손보았다. 2019년 드래프트부터는 리그 꼴찌를 해도 3순위 이상의 지명권도 장담할 수 없다. 이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학철 사실 이해는 되지 않는 결정이다. 이 질문을 먼저 던져보자. ‘과연 NBA의 30개 팀들은 FA 선수를 영입하는데 있어서 100% 공정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나?’ 물론 제도적으로는 누구나 공정하게 FA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FA로 선수를 수급하는데 있어서 빅마켓 팀과 스몰마켓 팀들이 완전히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샌안토니오 같은 케이스가 아닌 이상 어느 팀이든지 리빌딩을 해야 할 시기는 온다. 그러나 같은 리빌딩이라도 빅마켓 팀들은 FA로 얼마든지 대형 선수를 영입해 한 번에 일어설 수 있다. 반대로 스몰마켓 팀들은 드래프트를 활용해 좋은 신인을 뽑는 것 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번 사무국의 결정은 이마저도 봉쇄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리그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만 더 초래할 것이라 본다.
이동환 이학철 기자의 말대로 그간 드래프트 제도가 스몰마켓 팀과 빅마켓 팀의 전력 격차를 줄이는 데 공헌해온 것은 사실이다. 드래프트 추첨 확률을 바꾸는 것은 부유한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의 전력 차이를 키울 수 있다는 리스크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NBA에 더 위협이 되는 것은 탱킹 팀이 꾸준히 등장함으로서 경기의 질과 재미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시즌에 2-3개 팀만 필라델피아처럼 탱킹하면 최소 150-200경기가 결과가 뻔하거나 볼 이유가 없는 경기가 된다. 이건 NBA가 ‘여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최악의 사태다.
때문에 탱킹을 막기 위해서라면 드래프트 추첨 확률 변경은 반드시 해야 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변화가 탱킹으로 인한 경기의 질과 재미의 하락보다 더 심각한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RB 2017년에 나온 최고의 기록을 꼽으라면 역시 러셀 웨스트브룩의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과 단일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신기록 달성일 것 같다. 이 기록들에 힘입어 웨스트브룩은 생애 첫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은 2017-18 시즌 시작 후에는 칭찬보다는 비판을 훨씬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웨스트브룩만큼 연초와 연말의 평가가 극단으로 갈린 선수도 없었던 것 같다. 웨스트브룩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이학철 지난 시즌의 오클라호마는 웨스트브룩을 위해 모든 것이 맞춰진 팀이었다. 물론 웨스트브룩이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애초에 그럴 환경 자체는 주어진 셈이다. 이번 시즌에는 폴 조지와 카멜로 앤써니의 합류로 기록 하락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다만 그 하락 폭이 생각보다 더 큰 것은 사실이다. 특히 40.3%에 머물고 있는 야투율은 어떤 식으로든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환 폴 조지와 카멜로 앤써니가 온 뒤에도 웨스트브룩이 이렇게 플레이할 줄은 몰랐다. 사실 웨스트브룩이 그저 이기적이고 고집이 센 선수라기 보다는, 웨스트브룩은 예전부터 이렇게 플레이해왔고 지금도 자신이 해오던 대로 플레이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현재 자신의 플레이가 팀 승리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보다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 유연성이 MVP 레벨의 선수에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웨스트브룩에게 아쉬운 부분이 많다.
웨스트브룩은 여전히 엄청난 덩크와 호쾌한 돌파를 보여주는 선수다. 저돌성과 적극성이 가장 큰 무기인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웨스트브룩이 무리한 터프 3점슛이나 미드레인지 풀업 점프슛을 던지기 보다는, 동료들과 더 노련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다. 새해에는 웨스트브룩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B 2017-18 시즌이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서고동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양대지구의 전력 평준화가 이뤄진 느낌이다. 최상위권 팀들 간의 전력 차이는 존재하지만, 중위권의 전력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2018년이 20년 가까이 계속된 ‘서고동저’가 끝나는 해가 될 수 있을까?
이동환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올시즌에 극심한 서고동저가 예상되었던 원인은 다수의 올스타급 선수들이 동부에서 서부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폴 조지, 카멜로 앤써니, 폴 밀샙이 그들이었다. 서부에서 동부로 넘어간 올스타급 선수는 고든 헤이워드가 유일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폴 조지와 앤써니는 활약이 꾸준하지 못하고, 밀샙과 헤이워드는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여름 이적시장의 선수 이동이 리그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인디애나, 뉴욕 같은 팀들이 에이스가 팀을 떠난 뒤에 곧바로 리빌딩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기도 하다. 서고동저가 해소됐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다. 올시즌 서부지구는 LA 클리퍼스, 멤피스가 저마다의 이유로 고전하고 있고 덴버와 유타는 부상 변수로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하다. 믿을만한 팀이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제는 서부지구 중위권 팀과 동부지구 중위권 팀의 전력 격차도 많이 줄었다고 본다.
이학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 현재까지 동부와 서부의 맞대결 전적을 보면 동부가 100승 95패로 오히려 서부에 앞선다. 질문에 언급한 그대로 최상위권 팀들의 전력 격차는 여전하지만 중위권은 동부가 충분히 대등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밀워키, 인디애나 등이 포틀랜드, 덴버 등에게 일방적으로 밀린다고 볼 수 있을까? 물론 시즌을 끝까지 치러봐야겠지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서고동저’라는 말은 잠시 넣어둬도 될 것 같다.
RB 이번 시즌 개막 전에는 ‘어우골(어차피 우승은 골든스테이트)’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골든스테이트의 전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휴스턴이 예상보다 더 강하고, 골든스테이트도 부상 문제 때문인지 1위로 확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2018년 NBA 파이널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한다면 어느 팀이 골든스테이트를 대신해 왕좌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가?
이학철 아직까지는 골든스테이트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커리, 그린, 파출리아, 리빙스턴 등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와중에도 10연승을 달성한 골든스테이트다. 거기다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무대다. 100% 전력을 갖춘 골든스테이트를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는 단기전에서 잡아내기는 무리라고 본다.
이동환 사실 우승 팀을 고르기엔 너무 이른 시기이기는 하다. 여전히 1위 싸움이 치열한 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변수가 있다.
하지만 이학철 기자가 무난한 이야기를 했으니 나는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좀 다른 예상을 해보겠다. 2018년은 휴스턴의 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크리스 폴이 합류한 뒤로 전력이 너무 탄탄해졌다. 가드진은 물론 트레버 아리자, P.J. 터커, 루크 음바무테까지 버티는 포워드진도 리그 최고급이라고 생각한다. 클린트 카펠라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막전에서 휴스턴이 골든스테이트를 누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휴스턴이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접전 끝에 골든스테이트를 누르고 우승까지 차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올시즌 공수가 가장 완벽한 팀이다.
무엇보다 골든스테이트의 지금 상황에 대해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 물론 12월 21일 기준으로 10연승을 달리고 있는 여전한 강팀이다. 그런데 올시즌에 부상자와 결장자가 너무 많다. 스테픈 커리, 드레이먼드 그린, 안드레 이궈달라, 자자 파출리아, 숀 리빙스턴까지 주전과 벤치의 핵심 자원들이 모두 부상을 안고 있다. 이들이 플레이오프에서도 100% 몸 상태를 보여줄 거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지난 몇 년 간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이면서 선수단이 지쳐 있는 점도 골든스테이트에겐 불안한 부분이 될 것이다.
RB 어느새 2017년이 지나간다. 2017년의 NBA를 보내고 2018년의 NBA를 맞이하면서 느끼는 소감을 짧게 말해 달라.
이학철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NBA의 인기가 정말 많이 올라간 느낌이다. 2018년에도 많은 분들과 함께 NBA를 즐겼으면 좋겠다.
이동환 2017년 플레이오프는 그 어느해의 플레이오프보다 뻔하고 재미없었다. 그러나 오프시즌은 단연 역대 최고였다. 2018년에는 NBA가 플레이오프와 오프시즌의 재미를 모두 잡길 기대해본다.
이학철 기자 말대로 최근 국내에서 NBA 인기가 많이 늘어난 느낌이다. 그래서 책임감도 더 커지고 보다 나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욕심도 많이 생긴다.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더 다가갈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다. 무엇보다 2018년에도 NBA가 지금처럼 계속 재미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