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오시면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선수들 의견 반영된 대표팀 연습경기 개방 "덕분에 책임감-자부심 커져"
[루키 = 안양, 김혁 기자] 평일 오후에 열리는 연습경기지만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5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지난 21일 소집 이후 짧은 기간 호흡을 맞춘 대표팀은 출국 전 정관장을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렀다. 결과는 14점 차 패배. 하지만 결과보다는 보완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경기장은 팬들의 열기도 상당히 뜨거웠다. 원래 미디어에게만 공개할 예정이었던 연습경기였지만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팬들에게도 개방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해 전날 SNS를 통해 공지했다.
농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희철 감독과 선수들의 의견이 반영된 사항이었다. 다음 날인 26일 중국으로 출국하는 상황에서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날 것이라는 선수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대표팀은 지난 7월 안양에서 열린 네 차례 평가전에서도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4번의 완승을 따낸 바 있다. 이번 대표팀 소집 후 합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았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흔쾌히 긍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연습경기를 공개적으로 치르는 것은 대표팀과의 상의가 사실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 선수단에서 원치 않으면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다행히도 전희철 감독님께서도 그렇고 선수들도 팬들이 오시면 응원을 받고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실제로 그렇게 말씀을 해주셔서 원래 예정은 아니었지만 팬들에게 개방하는 걸로 계획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급하게 오픈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우리도 이렇게 팬들이 많이 오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서 보험 같은 것도 급하게 다 가입해뒀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얻고, 팬들은 KBL 브레이크 기간에 흥미로운 이벤트와 함께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공지도 전날 이뤄졌고 평일 오후 시간대이지만 적지 않은 팬들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보통 KBL 구단의 연습경기 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었다. 벤치 반대 1층 자리가 꽉 차 2층까지도 관중들이 올라와 착석했다.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은 팬들의 응원에 대해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혔음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덕분에 우리가 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팬분들을 가슴에 달고 뛴다고 생각하고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표팀을 맞이한 홈팀 정관장 또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 난적 중국전을 앞두고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됐다.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브라이스 워싱턴이 모두 선발로 나왔고 특히 워싱턴의 경우 20점 이상의 득점과 함께 특유의 패스 감각까지 뽐내는 등 시즌 때만큼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희철 감독 또한 경기 후 "좋은 연습경기였다. 연습이 잘 됐다. 경기 전에 중국전 대비를 위해 수비에서 유도훈 감독님께 요청드린 부분도 잘 도와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한 뒤 "상대가 외국 선수 둘이 뛰고 한승희까지 나오면서 사이즈를 크게 가져갔는데 중국전은 아마 이번 경기보다도 더 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의 부상 이탈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대표팀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조금이나마 더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중국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 뒤 귀국해 12월 1일 홈에서 다시 중국을 상대한다.
사진 = KBL 제공, 대한민국농구협회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