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한 번 쳐보려고요” 부친상에도 자리 지킨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 약속대로 이변 연출했다
[루키 = 이종엽 기자]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이 부친상에도 벤치를 지켰고 성균관대 선수들은 승리로 사령탑의 마음을 위로했다.
성균관대학교는 8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연세대학교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92-65로 승리했다.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성균관대의 대승이었다. 물론 성균관대 역시 이번 시즌 리그에서 12승 4패를 올리며 3위에 오른 강팀이지만 그들이 연세대를 상대로 이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또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에게는 마음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8일 오전 김상준 감독의 부친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심정이 좋지 못할 김상준 감독이지만 그에게는 애제자들이 있었다.
성균관대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에너지레벨을 바탕으로 연세대를 압박했고 공격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선보이며 전반에만 55점을 터트리는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특히 3학년 포워드 구인교의 활약이 돋보였다. 경기 전 “마음먹고 나왔다”라며 자신의 각오를 전한 구인교는 연속된 공격 리바운드 가담으로 팀의 기세를 이끌었고 정확한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이날 벤치에서 출장한 구인교는 22분 28초를 출장해 3점슛 3개 포함 13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또 수훈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구인교는 “감독님께 좋지 못한 일이 있어서 꼭 승리를 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후 김상준 감독 또한 감정이 올라온 듯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 10월 중순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상준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한 번 사고를 쳐보려고 한다. 많은 인원이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하는데 전력이 100%인 상황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이변을 만들어낸 후 결승에 오른 성균관대는 이제 13일 고려대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연세대를 꺾는 파란을 만들어낸 성균관대가 고려대와의 경기에서는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궁금하다.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