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C의 가장 큰 적은 '성공의 기억'…초심 강조하는 디펜딩 챔피언

2025-10-08     이미르 명예기자

[루키 = 이미르 명예기자] OKC의 백투백 우승 전선에는 이상이 없어보인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의 조 버든 기자는 "술도 마시지 않는 선수들이 과연 우승 후유증(hangover)을 겪을 수 있을까?"라는 재치있는 의문을 던지며 디펜딩 챔피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새 시즌 대비를 조명했다.

지난 시즌 NBA 파이널 7차전에서 승리한 뒤, 샴페인 병을 제대로 터뜨리지 못해 도움이 필요했던 젊은 챔피언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OKC의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은 이에 대해 "요즘 세대가 전반적으로 술을 덜 마시는 경향이 있고, 선수들이 워낙 어리기 때문에 우승 전까지 축하주로 샴페인을 터뜨려 본 경험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썬더는 평균 연령 25.6세로 NBA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우승팀이 되었으며 오프시즌 로스터 변화 없이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데이그널트 감독은 익숙한 얼굴들로 가득한 라커룸에서 "지난 시즌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어떤 성공을 거뒀든, 그 사실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은 우리가 원하던 방식으로 끝났지만, 이미 끝난 시즌이다. 우리는 다시 산기슭에 서서 등반을 준비하는 초심자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그널트 감독의 이러한 요구는 썬더가 지난 시즌 이룬 압도적인 성과를 고려할 때 더욱 의미가 깊다. 썬더는 정규시즌 68승을 거두고, 평균 득실 마진(+12.9점) 리그 신기록을 세웠으며,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는 정규시즌 MVP와 파이널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자만심 없이 팀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그널트 감독은 "아이제아 하텐슈타인은 더 강해졌고, 제일런 윌리엄스는 몸을 완전히 바꿨으며, 루겐츠 도트는 더 날렵해졌다"며 오프시즌 동안 선수들이 이뤄낸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썬더는 샬럿 호네츠와의 첫 프리시즌 경기에서 주축 선수 대부분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짧았던 오프시즌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 경기에서 OKC는 2024년 드래프트 12순위로 지명된 신인 니콜라 토피치가 ACL 부상에서 회복해 첫선을 보였고, 31분간 10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데이그널트 감독은 우승 후 맞이한 오프시즌을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냈지만, 선수들과의 소통은 꾸준히 이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 우리는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염두에 두고 경기하지 않았다. 그저 다음 날을 이기고, 계속해서 발전하려 노력했을 뿐"이라며 과정 중심의 철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결국 데이그널트 감독이 썬더에게 요구하는 것은 심오한 철학이 아닌 '단순한 재집중'이다. 그는 "우승의 달콤함이라는 방해 요소 속에서도,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과정 중심의 접근 방식을 고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진짜 어려운 부분은 바로 시즌 그 자체"라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