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 영입, 릴라드 정리…밀워키의 ‘야니스 지키기’ 실험
[루키 = 이미르 명예기자] 밀워키 벅스가 다시 한 번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중심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간) CBS 스포츠의 제임스 허버트 기자는 밀워키 벅스의 2025-26시즌을 전망하며 “이 선택이 실패로 끝난다면 구단은 진작에 리빌딩을 시작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시즌 벅스는 또 한 번 혼란의 한복판에 있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데미안 릴라드는 부상 악령에 시달리다 결국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을 마감했고 복귀 시도마저 좌절됐다.
벅스는 릴라드와의 결별 과정에서 파격적인 방법을 택했다. 웨이브-앤-스트레치 조항을 발동해 남은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5년에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허버트 기자는 “이는 구단이 단기적으로 샐러리캡을 열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설명했다. 릴라드의 계약을 그대로 끌고 가는 댓가로 아데토쿤보의 전성기를 지키려는 선택이었다.
올여름 벅스는 브룩 로페즈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의 센터 마일스 터너를 영입하며 골밑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카일 쿠즈마, 케빈 포터 주니어, 제리코 심스 등도 영입했고, 바비 포티스, 게리 트렌트 주니어, 토리언 프린스, 라이언 롤린스, 타나시스 아데토쿤보와 재계약을 맺었다. 게리 해리스, 콜 앤서니, 아미르 코피 등 새 얼굴도 더해졌다.
로스터 전체를 뜯어고치기보다는 아데토쿤보를 중심으로 즉시 전력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낙관론자들은 이 같은 구성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아데토쿤보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페인트존 공격은 여전하고, 터너의 보드 장악력은 로페즈보다 뛰어나다. 외곽에서는 트렌트와 해리스 같은 슈터들이 받쳐주고, 포티스가 벤치에서 포스트업 옵션을 제공한다.
허버트 기자는 “올해도 벅스가 리그 최고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포인트가드 야니스’를 앞세운 전술은 여전히 강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그들은 벅스의 문제를 “단순히 불운한 부상 탓”으로만 보지 않는다. 2021년 우승 이후 벅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자유계약 시장에서도 결정적인 보강을 놓쳤다.
릴라드와 아데토쿤보의 조합은 화려했지만, 양질의 투웨이 자원이 부족해 결국 큰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쿠즈마는 지난 시즌 부진했고, 포터 주니어는 아직 플레이오프에서 신뢰받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다. “릴라드 계약의 웨이브-앤-스트레치 선택은 구단이 스스로 만든 위기를 단지 미뤄둔 것일 뿐”이라는 날카로운 비판도 나왔다.
벅스는 여전히 아데토쿤보의 어깨에 모든 걸 걸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미드레인지 슛과 패싱에서 확연히 성장했고,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막기 어려운 존재다.
문제는 그가 결장했을 때다. 아데토쿤보가 몇 경기만 결장해도 벅스가 경쟁력을 잃는다는 점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이번 시즌 구단이 진정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아데토쿤보 부재 시에도 버틸 수 있는 뎁스를 마련했는가”라는 질문이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이 내놓은 밀워키 벅스의 시즌 예상 승수는 42.5승. 불과 4년 전 챔피언이었던 팀의 전망치고는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는 곧 아데토쿤보가 다시 한 번 모든 비판을 뒤집을 기회이기도 하다.
허버트 기자는 “이번 시즌은 결국 아데토쿤보가 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성공한다면 벅스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드라마를 쓸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이제는 진정으로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