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4세’ 디트로이트, 인내와 리더십으로 미래를 설계하다
[루키 = 이미르 명예기자] 지난 8월 27일(이하 한국 시간) 디 애슬레틱의 헌터 패터슨 기자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문화 리셋, 로스터 구성, 그리고 도박 관련 이슈까지 구단 운영 전반을 짚으며 트라잔 랭던 사장의 구상을 보도했다.
피스톤스는 지난 시즌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내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과제는 이 흐름을 일회성 반짝 성과로 끝내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로 삼는 것이다.
랭던은 오프시즌 동안 '조급함보다 인내심'을 강조하며 대형 스타 영입 대신 젊은 코어의 발전을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 보스턴, 인디애나, 밀워키 등 동부 상위권 팀들이 대대적인 변화 속에 불확실성을 안게 된 것과 달리 디트로이트는 내부 성장을 통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단의 핵심은 여전히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케이드 커닝햄과 제이든 아이비(이상 23세), 아우사르 탐슨(22세), 제일런 듀렌(21세), 론 홀랜드 2세(20세)는 리그에서 가장 유망한 코어들로 꼽힌다. 여기에 던컨 로빈슨과 캐리스 르버트 같은 베테랑이 합류했지만 평균 연령은 여전히 24세에 불과하다.
반면 베테랑 백업 가드 데니스 슈뢰더는 새크라멘토로 이적했고, 팀 하더웨이 주니어는 덴버로 떠났다. 말릭 비즐리는 자유계약 신분이지만 도박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랭던은 인터뷰에서 케이드 커닝햄의 리더십을 팀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케이드는 단순히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아니다. 동료를 성장시키고 하나로 묶는 리더다. 그의 목소리와 태도가 우리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전 감독 JB 비커스태프도 “커닝햄은 기회를 빼앗는 대신 만들어주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랭던의 철학은 로스터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영입한 선수 대부분이 1~3년 단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데, 이는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로스터를 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랭던은 “좋은 선수와 계약했더라도 팀이 원하는 수준에 오르지 못한다면 언제든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컨드 에이프런이라는 새로운 샐러리캡 환경 속에서 더욱 중요한 전략이다. 팀이 고액 계약으로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단기 계약과 옵션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팀 문화 체질 개선 역시 피스톤스가 강조하는 지점이다. 단순히 코트 위의 전술과 기량뿐 아니라 구단 내부의 인적 구성과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랭던은 “성공적인 환경은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프런트, 지원 인력까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책임감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지난 시즌 반등의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재정 관리와 도박 규정 준수도 피스톤스가 신경 쓰는 부분이다. NBA 전반에 도박이 점차 얽혀들고 있는 상황에서 랭던은 선수 교육과 규정 준수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금융 교육과 지원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 방향까지 개입할 순 없지만 스스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디트로이트의 향후 성적의 열쇠는 역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제일런 듀렌은 지난 시즌 후반 눈부신 발전을 보였고, 제이든 아이비는 시즌 초반 활약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아우사르 탐슨은 루키 시즌 제대로 된 오프시즌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여름엔 차근차근 기량과 체력을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베테랑 던컨 로빈슨과 캐리스 르버트는 경험이라는 자산을 젊은 코어에 전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랭던은 성과를 단기적인 승수로 재단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10월보다 1월이, 1월보다 4월이 나은 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즌 막판에 최고의 농구를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피스톤스가 다시 동부의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지난 시즌이 보여준 변화의 조짐은 분명하다. 구단이 지금의 철학을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은 단순한 리빌딩 단계를 넘어선 진정한 도약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