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한우컵] 1등도 꼴찌도 없는 유소년 농구대회 '횡성한우컵'...참가 선수단의 만족감은 최고!

2025-08-30     횡성, 김지용 객원기자

 

"색다른 방식이지만 더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30일 횡성군 일원에선 'NH농협은행 2025 횡성한우컵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의 막이 올랐다.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U9, U10, U11, U12, U13, U14 등 총 6개 종별에 걸쳐 개최된다. 

횡성군(군수 김명기)과 횡성군의회(회장 표한상), 횡성군체육회(회장 박명서), 강원특별자치도농구협회(회장 김철회), KXO(회장 박건연)의 주최,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기존의 유소년 농구대회와 달리 별도의 순위를 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런 색다른 결정은 참가 팀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유소년 농구계는 올 1월부터 쉴 새 없이 대회가 개최되며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며 엘리트 농구대회 못지않은 강행군이 이어졌다.

지난 1월, 홍천에서 개최된 슈퍼컵을 시작으로 i리그, KBL 유소년 농구대회, 대한민국농구협회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 WKBL유소녀 농구대회 등 굵직굵직한 유소년 농구대회들이 줄줄이 이어진 가운데 각 지방농구협회에서 개최하는 유소년 농구대회까지 개최되며 전국의 유소년 농구교실들은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성적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팀들이 발생했고, 선수들 역시 엘리트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국내 유소년 농구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며 관심이 올라간 탓에 각 농구교실들의 치열한 경쟁에 농구를 즐기는데 초점을 맞췄던 선수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횡성한우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회 참가를 결정한 농구교실 지도자들로부터 색다른 의견이 전해졌다. 이번 대회는 모든 참가 팀이 동등한 경기 수를 진행하고 대회 순위를 정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이었다. 

올 1월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말 그대로 '농구축제'가 됐으면 한다는 각 농구교실 지도자들의 의견에 강원특별자치도농구협회와 KXO는 동감했고, 이번 대회는 모든 팀들이 4경기씩 치르며 별도의 순위를 정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6개 종별 전체 참가 팀과 선수들에게 상장과 메달, 상품 등을 시상하기로 결정해 학부모, 참가 선수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김철회 강원특별자치도농구협회장은 "횡성한우컵이 여름방학이 끝나는 시점에서 개최되게 됐다. 그런데 최근 국내 유소년 농구계의 흐름을 보니 학생들이 여름방학 기간에도 거의 매주 대회에 출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확인됐다. 개인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너무 경쟁에 내몰리는 것 같은 걱정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대회를 준비하며 각 농구교실 지도자들께서 이번 횡성한우컵은 순위를 가리지 말자는 의견을 주셨다. 원장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보니 그 뜻이 너무 좋은 것 같아 이번 대회는 모든 팀들이 똑같은 경기 수를 보장받고 순위를 가리지 않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결정은 모처럼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난 선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대회에 참가한 많은 선수들은 밝은 표정 속에 경기에 임하며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홍천농구스포츠클럽의 박종혁은 "이런 대회 방식이 더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신생 팀이라 기존의 강팀들과 경기를 하면 늘 일찍 대회를 마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늘 마지막까지 경기를 하는 팀들이 부러웠는데 이번 대회는 모든 팀이 이틀간 동일한 경기를 하게 돼 동기부여가 크게 된다"라고 새로운 방식을 채택한 이번 대회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 = 김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