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희망이었던 로즈, 이제는 영구 결번으로

2025-08-22     이미르 명예기자

[루키 = 이미르 명예기자] 시카고 불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데릭 로즈를 기리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시카고 불스 구단은 19일(이하한국 시간) 로즈의 등번호 1번을 26년 1월 24일 보스턴과 홈경기 이후 진행되는 세리머니에서 영구 결번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리 슬로언(4번), 밥 러브(10번), 마이클 조던(23번), 스카티 피펜(33번)에 이어 팀 역사상 다섯 번째 영구 결번으로, 무려 20년만에 열리는 영구결번 행사다.

로즈는 시카고 태생으로, 2008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불스에 지명됐다. 고향 팀의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그는 신인 시즌부터 폭발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로즈는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시카고가 기다리던 희망의 상징이었다. 2010-11시즌에는 평균 25.0득점, 7.7어시스트, 4.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마침내 정규리그 MVP에 올랐는데, 이는 22세의 나이에 이룬 업적으로 역대 최연소 MVP 수상자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당시 로즈는 “불스의 미래” 그 자체였다. 공격에서는 폭발적인 돌파와 더불어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장착해 리그 최고의 가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고, 수비에서도 경쟁심 강한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그의 카리스마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희망과 열광을 선사했다. 시카고가 조던과 피펜 이후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로즈는 다시 한 번 도시 전체를 농구 열기로 뒤흔들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로즈의 존재감은 특별했다. 2011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팀을 이끈 그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와의 맞대결에서 분투하며 시카고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부상으로 인해 커리어가 크게 흔들리긴 했지만, 그 짧은 전성기 동안 보여준 임팩트는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이번 영구 결번 발표는 단순히 로즈의 번호를 결번하는 절차가 아니다. 로즈는 끊임없는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코트로 돌아와 재기를 노렸고, 끝내 NBA 여러 팀을 거치며 16년 커리어를 이어갔다. 하지만 팬들이 기억하는 그의 가장 빛나는 시절은 언제나 시카고와 함께였다. 그가 남긴 화려한 돌파, 빠른 스피드, 클러치 상황에서의 득점들은 유나이티드 센터의 열광적인 함성 속에서 빛났다.

불스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영구 결번을 지정하면서, 로즈의 이름은 다시 한 번 조던과 피펜, 그리고 팀의 전설들과 나란히 서게 됐다. 이는 그가 단순한 스타 선수가 아니라 시카고 불스가 간직한 역사이자,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존재임을 확인하는 상징적 순간이다.

오는 2026년 1월 24일 유나이티드 센터의 천장에 걸릴 ‘1번’은 이제 단순한 번호가 아닌, 시카고가 가장 사랑한 선수를 기억하는 영원한 상징이 될 것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