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리그와 NBA 9월 재회동, 협력 vs 신설 기로에 서다
유럽 농구의 최정상 무대인 유로리그가 NBA의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 속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9일(이하 한국 시간) 디 애슬레틱의 마르코 보르쿠노프 기자는 NBA 총재 아담 실버의 유럽 새 리그 창설 계획에 대한 현 유로리그 CEO 파울리우스 모티에유나스의 반응을 보도했다.
최근 NBA가 유럽에 새로운 리그를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유로리그 모티에유나스는 “우리는 새로운 리그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기존 리그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로리그, NBA, 그리고 국제농구연맹(FIBA)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티에유나스는 “여러 해 만에 모두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FIBA가 중재해준 덕분”이라며 “NBA가 유럽 리그 창설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대신 협력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9월 추가 회의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협력 모델에 대해서는 “NBA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고, 방송권과 스폰서십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함께 움직인다면 팬층을 넓히고 수익도 키울 수 있다”며 “유로리그는 25년의 역사와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새 리그를 만들기보다 힘을 합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NBA의 별도 유럽 리그가 위협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위협이 아니라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유로리그, NBA 리그, 챔피언스리그, 유로컵 등 리그가 난립하면 팬과 스폰서들이 헷갈린다. 우리는 이미 최고 수준의 농구를 제공하고 있고 성장세도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NBA 리그가 2~3년 뒤 출범한다고 해도 *A 라이선스 클럽들이 우리를 떠날 이유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유로리그는 2025-26시즌부터 참가 팀을 18개에서 20개로 늘린다. 모티에유나스 CEO는 “참가 자격이 충분한 팀들이 늘었고, 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안정성을 위해 일부 구단에는 다년 와일드카드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5 파이널4 개최를 성공적 사례로 꼽으며 “중동 시장 개척은 전략적 선택”이라고도 했다. 특히 두바이 농구팀의 합류를 “시장 확대의 발판”으로 평가했다.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는 “사모펀드 투자 유치는 보류 상태”라며 “NBA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리그는 최근 10년간 매출을 4.5배 늘렸고, 다수 국가에서 미디어 계약을 갱신했다. 그는 “유로리그를 유럽의 1티어 스포츠로 만들고 싶다. 포뮬러1, 테니스와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최근 유럽 유망주들이 미국 대학농구(NCAA)로 향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과거엔 구단에서 직접 키웠지만, 이제는 NCAA를 거쳐 NBA를 꿈꾸는 경로를 택한다. 하지만 극소수만 NBA에 갈 수 있고, 결국 상당수는 유럽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현재 대학이 제공하는 금전적 조건은 유럽 구단이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현실을 짚었다.
모티에유나스 CEO는 끝으로 “우리는 유럽 농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NBA와 협력은 가능하지만, 새 리그는 혼란만 부를 것”이라며 “팬과 농구를 위한 방향으로 함께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A 라이선스 클럽 : 유로리그에 고정적으로 나갈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한 팀들을 말함. 유로리그는 흥행을 위해서 꾸준한 강팀이자 팬층이 두터운 몇몇 팀에게 고정적으로 유로리그에 나갈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했는데 이것이 바로 A 라이선스다. A 라이선스 클럽에는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페네르바체 등이 있으며 NBA는 유로리그 A 라이선스 팀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리그를 창설하려고 시도 중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