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치치 계약 연장, 레이커스의 거대한 2027년 플랜의 신호탄

2025-08-06     이미르 명예기자

지난 2일(이하 한국 시간) CBS 스포츠의 샘 퀸 기자는 레이커스가 돈치치와 2+1 구조의 계약 연장을 체결하며, 이제 본격적으로 ‘두 번째 슈퍼스타’를 영입하기 위한 장기 플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돈치치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그의 장기 잔류 여부는 불투명했다. 계약 만료까지 1년 반이 남은 시점에서 영입한 만큼 레이커스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없는 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돈치치는 재계약을 택했고, 레이커스는 그의 결정으로부터 엄청난 전략적 여유를 확보하게 됐다. 이 선택은 단순한 스타 유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젠 돈치치를 보좌할 진짜 ‘2인자’ 확보를 위한 플랜이 작동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샘 퀸 기자는 “레이커스는 이번 오프시즌에도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며, “2027년을 겨냥한 초대형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초대형’이라는 표현은 빈말이 아니다. 현재로선 니콜라 요키치와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2027년 FA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레이커스는 이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요키치는 이미 이번 오프시즌 연장을 거절했고, 아데토쿤보는 내년 오프시즌에야 연장 자격이 생긴다. 밀워키가 트레이드 루머를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돈치치가 먼저 계약을 체결한 것 자체가 레이커스 입장에선 강력한 ‘믿음’의 증거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음에도 레이커스는 돈치치와 충분한 신뢰를 구축했고, 구단은 이러한 신뢰를 향후 설득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요키치든, 야니스든, 혹은 다른 슈퍼스타든 “돈치치와 함께 우승하자”는 메시지는 언제나 강력하다.

물론 2026년 플랜도 있었다. 당시 자유계약으로는 자런 잭슨 주니어, 디애런 팍스, 트레이 영 등이 후보였다. 그러나 잭슨은 멤피스에 잔류했고, 팍스는 샌안토니오와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트레이 영만이 유력 FA로 남아있지만, 돈치치와는 스타일상 공존이 쉽지 않다. 둘 다 온볼 중심 플레이어인 만큼 조합 측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레이커스는 FA 영입이 아닌 ‘트레이드’를 통한 사이드킥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26년부터는 구단이 보유한 드래프트 픽 유연성이 급증한다. 현재는 2031년 단 1장의 1라운드 지명권만 트레이드 가능하지만, 2026년 드래프트가 종료되면 2033년 픽이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2028, 2030년의 스왑권도 활용할 수 있으며 샐러리캡도 여유가 생긴다. 이는 금액을 맞춰야 하는 트레이드에서 레이커스가 가지는 결정적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설계의 전제는 하나다. ‘슈퍼스타가 레이커스를 원한다’는 것이다. 샘 퀸 기자는 “NBA 역사에서 늘 그래왔듯, 언젠가 누군가는 ‘돈치치와 함께 레이커스에서 뛰고 싶다’고 말할 것이며, 결국 그 바람은 이뤄질 것”이라며 “레이커스는 언제나 그런 팀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예로 든 건 앤서니 데이비스 사례다. 당시 보스턴이 더 나은 패키지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레이커스는 결국 데이비스를 데려왔다. 이는 모두 앤서니 데이비스가 레이커스에서 르브론과 같이 뛰고 싶었던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치치를 데려온 건 사실상 리빌딩을 스킵한 선택이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로 경쟁력은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암흑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프런트도 그 가능성을 감지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돈치치 트레이드는 모든 시나리오를 뒤엎었다.

이제 레이커스에게 남은 것은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이후 돈치치를 보좌할 최고의 2옵션을 찾는 일이다. 돈치치라는 거물 뒤에 어떤 그림자를 세울 것인지, 레이커스의 판단은 조만간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