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관중→쾌조 경기력과 함께 4연승! 서서히 황금세대 평가까지 나오는데... 딱 하나가 아쉽다
딱 하나가 아쉽다.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카타르와의 2차전 경기에서 95-78로 승리했다.
한국이 일본-카타르로 이어지는 4번의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담금질을 이어간 뒤 사우디로 출국, 아시아컵에 출전할 예정의 대표팀이다.
흥행과 성적을 모두 잡은 평가전이었다. 4경기 모두 14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뒀고 이현중, 여준석이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도 경기력 면에서도 지난 2월 태국전 졸전의 충격에서 벗어난 한국이다.
1999년생 이정현, 2000년생 이현중, 2001년생 유기상, 2002년생 여준석까지 이번 평가전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많지 않다. 특히나 해외파인 이현중이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모습을 선보이면서 황금세대가 눈앞에 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2m가 넘는 이현중과 여준석은 한국 농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다.
흥행에 있어서도 쾌조의 평가전이었다. 마지막 카타르와의 2번째 경기 또한 만원 관중이 들어서면서 체육관의 열기로 대표팀이 받는 성원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농구판 서강준' 여준석의 앨리웁 덩크 후 포효는 오랜 시간 회자될 명장면이었다.
많은 수확이 있었던 평가전. 완벽한 듯하지만 굳이 아쉬움을 꼽자면 역시 귀화 선수의 존재였다. 한국은 라건아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해 2월 25일 경기 이후 귀화 선수 없이 대표팀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귀화 선수의 가세는 국가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의 귀화 선수를 확보,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그들을 활용하는 팀들도 있다. 한국처럼 귀화 선수가 없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하긴 했지만 3쿼터 달아났던 상황에서 카타르 인사이드 빅맨 은도예 세이두의 공세에 연거푸 실점하며 위기를 맞았던 한국이다. 2m가 넘는 신장에 탄탄한 프레임을 갖춘 세이두를 쉽게 제어하지 못하며 '라건아처럼 버텨줄 수 있는 귀화 선수가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컵이나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만날 팀들은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자국 선수나 귀화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세이두보다도 강한 위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존재한다. 모든 걸 귀화 선수가 없는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국내 빅맨들이 분투하더라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안준호 감독 또한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히 귀화 선수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안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도 "장신 빅맨이 귀화 선수로 있으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어 아쉬움 또한 존재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나름대로 힘을 모아서 국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실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 있는 귀화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멤버에 귀화 선수까지 합류한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큰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안준호 감독의 말처럼 국내 선수들끼리 힘을 모아서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 확실한 지름길을 알고도 돌아가야 하는 현실이다.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