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슈퍼컵] '강심장' 정예건 손끝에서 갈린 승부, 종료 0.2초 남기고 울산 모비스 침몰 시킨 평택 김훈
"진짜 지는 줄 알았다."
20일,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에서 개막해 대회 3일 차를 맞은 'NH농협은행 2025 정선 글로벌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하 슈퍼컵) U13-14부 8강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종료 0.2초 전 정예건이 천금같은 자유투를 성공 시킨 평택 김훈이 울산 모비스를 31-3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꾸준히 슈퍼컵에 출전해 기량을 다져온 평택 김훈은 이번 대회 U13-14부에만 출전했다. 1개 종별 출전으로 집중력을 높인 평택 김훈은 예선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신규 선수들의 합류로 팀을 재정비 중인 평택 김훈은 이번 대회에서 성적보단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췄다. 8강전도 마찬가지였다. 우승후보 울산 모비스를 만난 평택 김훈 유형훈 원장은 선수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경기에 나서자"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였지만 평택 김훈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았다. 1쿼터를 4-5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2쿼터 후반, 울산 모비스에게 연속 3점슛을 내주며 9점 차까지 뒤진 평택 김훈이었다.
분위기가 급격히 넘어간 상황에서 센터 김기강이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지는 악재까지 겹친 평택 김훈이었다. 점수 차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며 평택 김훈의 역전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평택 김훈은 정예건과 조셉을 앞세워 울산 모비스를 압박했다. 두 명의 가드들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에 성공했고, 울산 모비스와의 간격을 좁혔다. 경기 조율에도 탁월한 기량을 보여준 두 선수의 활약에 평택 김훈은 울산 모비스와의 점수 차를 2점까지 좁혔다.
3쿼터 후반 터진 조셉의 2점슛 두 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울산 모비스를 턱 밑까지 추격한 평택 김훈은 4쿼터 들어 정예건이 연달아 골밑 돌파에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우승후보 울산 모비스는 역전을 허용한 뒤 곧바로 전면 강압 수비를 펼치며 평택 김훈과 1점 차 시소 경기를 이어갔고, 두 팀의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전개됐다.
극적인 승부는 경기 종료 0.2초 전 판가름 났다. 울산 모비스와 30-30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던 평택 김훈은 경기 종료 24초를 남기고 정예건에게 공을 맡겼다. 경기 내내 돌파에 자신감을 보였던 정예건은 그대로 울산 모비스 골밑으로 돌진했고, 경기 종료 0.2초 전 극적인 파울을 얻어냈다.
자유투로 승리 기회를 잡은 평택 김훈. 하지만 정예건은 자유투 1구를 실패했다. 벤치에선 탄식이 흘렀고, 정예건은 2구를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슴을 연신 내리쳤다.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애쓴 정예건은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시켰고, 이번 대회 가장 치열한 승부를 펼친 평택 김훈은 대어 울산 모비스를 1점 차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된 정예건은 "첫 번째 자유투를 놓치고 진짜 지는 줄 알았다(웃음). 어떻게든 2구는 성공시키려고 집중했는데 다행히 성공 시켜 너무 기쁘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2쿼터에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조셉이 3점슛을 터트려줘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번 승리는 팀 전체가 거둔 승리라 더 기쁘다"며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평택 김훈 유형훈 원장은 "팀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있어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했는데 예상 밖의 좋은 결과를 얻어 무척 흐뭇하다. 아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해 대견하다.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수비에 집중해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예건이가 얻은 마지막 자유투 1구가 실패했을 때도 아이들을 믿었다. 2개 모두 실패하더라도 연장전에서 승부를 걸면 됐기 때문에 아이들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엄청난 긴장감을 견뎌낸 예건이가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시켜주며 잊지 못할 승리를 거둔 것 같다. 아이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경험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건넸다.
사진 = 김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