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헌신했던 ‘베테랑들’... 든든한 활약으로 日과의 평가전 승리에 큰 공헌
김종규, 이승현 두 베테랑이 헌신한 한국 대표팀은 승리와 함께 ‘황금 세대’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11일, 13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일본 대표팀과의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해외파’ 이현중과 여준석에게 향했지만 후배들을 빛날 수 있게 했던 데에는 베테랑들의 헌신이 있었다.
남자 농구대표팀은 지난해 7월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렸던 일본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1승 1패로 호성적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일본은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출정식을 진행하며 한국 대표팀을 잔칫날에 들러리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대표팀은 대표팀 에이스로 성장한 이정현과 골밑의 기둥 하윤기의 ‘일본 침공’이 이뤄지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2차전 추격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패했었다.
당시 일본은 와타나베 유타와 하치무라 루이가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귀화 선수 조쉬 호킨슨을 비롯해 토가시 유키, 카와무라 유키, 토미나가 케이세이, 히에지마 마코토 등 최정예 멤버를 꾸린 바 있다.
원정에서 1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가지고 오긴 했지만 당시 대표팀의 불안 요소는 바로 ‘경험’이었다. 1996년생인 변준형이 대표팀 최고참을 맡을 정도로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지난해 대표팀은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과 에너지를 가져갔지만 쿼터 별로 심한 기복을 노출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후 안준호 감독은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들을 대표팀에 차출하기 시작했고 이번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는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의 활약이 어우러지며 스윕을 달성해냈다.
이번 평가전을 앞둔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높이의 열세였다. 하윤기가 재활 치료 중인 탓에 일본과의 평가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원석과 김종규 역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이승현이 있었다. 언더사이즈 빅맨인 이승현은 자신보다 10cm이상 큰 상대 빅맨 호킨슨을 잘 막아냈고 그의 끈질긴 수비에 호킨슨은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승현은 1차전 3점슛 2개, 2차전 3점슛 1개를 꽂아 넣으며 스페이싱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승현은 이번 평가전 3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이승현이 외곽에서도 공격력을 보이자 그의 마크맨이었던 일본의 빅맨들은 모두 외곽으로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다. 상대 림 프로텍터가 사라지자 이현중과 여준석이 한결 편하게 돌파를 시도할 수 있었다. 또 이현중과 여준석은 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합작해냈다.
김종규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당초 출전이 불투명했던 김종규지만 몸을 빠르게 끌어올렸고 1차전 3쿼터 5분 26초를 출장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후 2차전에도 3쿼터 코트를 밟은 김종규였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50-34로 앞선 채 후반에 돌입한 상황이었고 일본의 추격 의지는 상당히 강했다. 하지만 김종규는 연이어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정확한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일본의 흐름을 끊었다.
3쿼터 중반 김종규는 코야 카와마타를 완벽한 슈팅 페이크로 벗겨낸 후 강력한 투핸드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안양 정관장 아레나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후 김종규는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고 다시 코트를 밟은 이승현은 골밑에서 훌륭한 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실점을 막아냈다.
한국 대표팀은 자칫 지난해 평가전처럼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도 있었지만 베테랑들이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물론 일본이 정상 전력이 아니었지만 그들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은 대표팀 선수들이 박수 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더욱이 10년 이상 국가대표팀을 위해 휴식을 반납하고 헌신하고 있는 두 베테랑 빅맨 김종규와 이승현에게는 더욱 큰 환호와 찬사를 보내야 하는 부분 아닐까.
이현중, 여준석을 비롯해 이정현, 하윤기, 이우석, 유기상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남자 농구 ‘황금 세대’들과 이들의 정신적 지주 김종규와 이승현이 잘 어우러진 우리 대표팀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8일과 20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절정의 분위기에 오른 대표팀 선수들이 과연 카타르마저 격파하고 2025 FIBA 아시아컵으로 향할 수 있을까.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