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호] 하나은행으로 돌아온 레전드! 정선민 수석코치

2025-06-23     이학철 기자

 

하나은행이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가져갔다. 지난 시즌까지 김도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하나은행은 2024-2025시즌 최하위에 머무르자 새로운 변화에 나섰다. KBL 무대에서 확실한 발자취를 남겼던 이상범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고 정선민 전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수석코치로 부임해 이상범 감독을 보좌한다. 다시 하나은행으로 돌아온 ‘바스켓퀸’ 정선민 코치를 <루키>가 만나봤다. 

이 기사는 루키 2025년 6월호에 게재된 것을 추가 각색하였습니다.

돌아온 바스켓퀸

정선민 수석코치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하나은행의 코치를 맡은 바 있다. 이후 신한은행의 코치와 여자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지낸 정 코치는 이번 시즌 다시 하나은행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쉬고 있었어요. 감독님과는 10년 정도 전에 처음 뵀는데 그때부터 제가 감독님을 너무 존경하고 있었거든요. 감독님께서 팀을 우승시키시고 팀에서 나오셔서 잠깐 쉬실 때 일본을 다녀오셨는데 그때 사석에서 처음으로 뵀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꾸준히 교류를 하면서 지냈고요. 평소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님께서 제가 여자농구 쪽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지도자 생활을 했으니까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먼저 제의를 받으시고 저한테 수석코치 자리를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지도자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고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함께라면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렇게 하나은행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어요.”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여자대표팀의 감독을 맡으면서 감독 경험을 쌓기도 한 정선민 코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했지만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자리를 맡으며 지도자로서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도자도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맨땅에 헤딩하듯 지원해서 2년 동안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함께 했어요. 저 역시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거치며 그 시간을 보냈고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죠. 저한테는 너무나 좋은 추억과 시간, 또 지도자로서의 저에게 주는 과제와 정답, 숙제가 한 번에 많이 왔던 시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까지 감독을 맡았던 정선민 코치이기에 코치로 합류하는 것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견해 역시 다소 있었다고. 그러나 정선민 코치는 그런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감독님께서 제의를 해주셨을 때 주변에서 감독을 하다가 코치를 하는 것이 별로지 않냐고 이야기를 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는 코치와 감독의 역할이 크게 나눠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국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코치가 해야 할 역할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편하게 하나은행으로 왔어요. 감독님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해주시거든요. 하나은행 선수들이 한국여자농구의 미래가 될 수 있게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기대감이 커요. 그런 생각으로 지내면서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아요.”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각 팀들의 경기를 챙겨보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많이 파악하고 있는 정선민 코치다. 그런 부분은 하나은행의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도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랩 타임도 파악하고 있죠.(웃음) 이 정도 뛰면 지친다는 이런 것도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요. 결국에는 우리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게 더 크다고 봐요. 우리 선수들이 상대 팀들의 에이스들과 붙었을 때 여러 가지 피드를 줘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뭔가 기대가 많이 되네요.”

이상범 감독은 KBL 무대에서는 잔뼈가 굵은 감독이다. 그러나 WKBL 무대에서 감독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KBL의 레전드이자 많은 코칭 경력을 갖추고 있는 정선민 코치가 반드시 필요했던 이유다. 

“감독님과는 항상 농구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지냈어요. 남자농구에 대해서 감독님이 가지고 계시는 노하우나 커리어는 상당하세요. 하지만 여자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차이점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감독님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그런 점들을 평소에 감독님께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어떨 때는 제가 하도 많이 이야기를 하니까 감독님께서 저한테 시끄럽다고 하실 정도에요.”(웃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정선민 코치는 이전에도 하나은행의 코치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다. 오랜만에 하나은행에 다시 돌아온 만큼 그 소회 역시 남다를 터. 또한 당시와 지금의 하나은행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했다.

“저는 이 팀에 대한 제 나름의 애정이 늘 있었거든요. 제가 팀을 떠난 뒤로도 하나은행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그런데 하나은행이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잖아요. 그런 점들이 저를 다시 이 팀으로 오게끔 이끈 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다시 돌아와서 좋고 친정에 온 느낌이에요.”

“그때는 팀 숙소가 청운동에 있었거든요. 도심지에 있었지만 시설이 조금 오래 돼 낡은 점이 있었어요. 여기는 온 순간 정말 남자팀들보다 훨씬 시설이 좋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행에서 좀 더 선수들에게 나은 환경과 시설을 제공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많이 투자를 한 것 같아요. 이제는 성적만 나면 되겠다는 생각이죠. 마인드가 더 프로페셔널해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돌아왔지만 하나은행은 여전히 리그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팀이다. 지난 시즌 역시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아쉬운 시즌을 보낸 하나은행이다. 정선민 코치는 다시 팀으로 돌아오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왔을까.

“지금 하나은행에 있는 선수들은 미래 자원들이 많아요.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성적과 함께 여자농구의 미래가 되게끔 성장시키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성적은 덩달아 따라오거든요. 현재는 선수들이 패배 의식이 짙어요. 잘 하다가도 마지막에 무너지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훈련의 과정이 필요해요. 다소 고생을 해도 이겨낼 수 있는 점을 심어줘야 할 것 같아요. 첫 시즌은 그런 틀을 깨는 시즌으로 만들면서 성적도 덩달아 올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달라질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하나은행 선수단은 지난 4월 20일 소집됐다. 이후 착실히 훈련을 거치면서 새로운 시즌에 대한 대비를 이어오고 있는 하나은행이다. 

“아무래도 체력이나 기술 같은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져요. 지금은 시작 단계이지만 다들 열심히 따라오고 있어요.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그동안 하지 않았던 훈련을 하니까 힘들 거예요. 현재 4주 차인데 기대보다 훨씬 빨리 좋아지고 있어요. 선수들의 마인드가 너무 좋고 다들 열심히 하려고 해요. 다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거든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어서 선수들과 함께 즐겁게 버티고 있어요.”

다만 아직 모든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특히 팀의 골밑을 책임져야 할 진안과 양인영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둘 다 회복이 빨라요. 기대보다 회복력이 좋아서 생각보다 재활 기간이 당겨질 것으로 보여요. 이 선수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앞으로 (박)지수와 함께 한국여자농구의 인사이드를 책임져야 할 선수들이에요. 코트에서 이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뭘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두 선수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고 잘하고 싶어하고요. 이 선수들이 들어올 때가 되면 나머지 선수들도 좋아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무서워질 것 같아요.”

“현재 팀에 있는 외곽 자원들이 워낙 좋아서 시선이 많이 가요. 어린 선수들이 모든 것을 잘 빨아들이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기대감이 커요. 그중에서도 (정)예림이는 하나은행에서 차세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에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 과정인데 이 시기에 감독님과 우리 코칭스태프를 만났으니 멋진 선수로 만들어줘야죠.”

또한 하나은행은 김정은이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 도중 정선민 코치의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서기도 한 선수다. 

“제가 은퇴를 앞둔 대표선수 마지막 시기에 (김)정은이가 막내로 대표팀에 왔어요. 그 인연이 지금까지 왔네요. 개인적으로는 정은이가 제 기록을 깨서 너무 좋았어요. 결국 기록은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정은이가 그 기록을 깨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정은이와는 20년이 넘는 관계라서 하나은행에 오기로 결정한 순간에 제일 먼저 연락을 했어요. 정은이도 너무 좋아하고 반가워하더라고요. 저희는 서로 보이지 않는 끈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선수 생활 마지막에 저랑 만났기 때문에 더 잘됐으면 해요. 저는 더더욱 정은이의 선수 생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역할이고요.”

마지막으로 하나은행의 팬들에게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정선민 코치와의 즐거운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부천체육관을 가보면 늘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번 시즌에는 감독님이 오시고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선수들을 사랑해주시는 열정만큼 이번 시즌도 많이 찾아와주시면 선수들이 에너지를 받아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변함없는 사랑과 애정, 열정을 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찾아뵐게요. 시즌 때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