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호] 우승 후 4년. 밀워키는 어디로 가는가

2025-06-19     이학철 기자

 

밀워키는 지난 2020-21시즌 피닉스를 물리치고 창단 2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후에도 밀워키는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나서며 동부의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와의 동행을 마칠 시기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우승 이후 밀워키가 걸어온 행보를 살펴보자. 

우승 후 맞이한 2021-22시즌 

우승 시즌 직후에도 밀워키는 리핏이 충분히 가능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조지 힐과 그레이슨 알렌을 새롭게 영입했고 바비 포티스와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기량이 건재한 가운데 즈루 할러데이, 크리스 미들턴으로 이어지는 코어 역시 탄탄했다. 

정규시즌에서 밀워키는 51승 31패를 기록했다. 마이애미, 보스턴에 이은 동부 컨퍼런스 3위에 올랐다. 평균 득점 115.5점으로 리그 3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화력을 자랑했다. 평균 실점은 112.1점으로 리그 19위에 그쳤지만 디펜시브 레이팅 수치가 111.8점으로 리그 14위였다. 

리핏에 도전한 밀워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는 시카고였다. 밀워키는 홈에서 열린 첫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밀워키는 3차전과 4차전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디펜딩챔피언다운 위력을 뽐냈다. 

이어진 5차전에서 홈으로 돌아온 밀워키는 116-100의 대승을 거두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아데토쿤보가 시리즈 평균 28.6점 13.4리바운드 6.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밀워키는 시리즈를 치르면서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팀의 2옵션 역할을 맡아오던 미들턴이 부상을 당한 것. 미들턴은 무릎 내측측부인대 부상으로 3~4주 진단을 받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고 밀워키의 리핏 도전에도 먹구름이 들이닥쳤다. 

이어진 밀워키의 상대는 보스턴이었다. 미들턴이 이탈한 밀워키는 아데토쿤보에게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아데토쿤보는 시리즈 평균 33.9점 14.7리바운드 7.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여기에 할러데이가 21.0점 6.0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보탰다. 

그러나 밀워키는 웃지 못했다. 시리즈는 7차전 접전으로 흘러갔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밀워키는 보스턴에게 81-109의 완패를 당했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이 원투펀치로 나선 보스턴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미들턴의 공백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시리즈. 그렇게 밀워키의 리핏 도전은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됐다. 

 

본격적인 하락세? 2022-23시즌 

정규시즌의 밀워키는 여전히 강했다. 무려 58승을 따내면서 전체 1번 시드를 차지했다. 정규시즌 내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유지했기에 이번에는 직전 시즌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플레이오프였다. 밀워키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마주한 상대는 마이애미 히트. 당시 마이애미는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거쳐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힘겹게 거머쥔 상태였다. 

싱거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스포츠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이변이 발생하는 것. 불행하게도 밀워키는 이러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1차전에서 밀워키는 외곽슛의 부재 속에 마이애미에게 일격을 당했다. 그러나 패배보다 더욱 뼈아픈 소식이 밀워키를 덮쳤다. 팀의 절대적인 에이스인 아데토쿤보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아데토쿤보는 이로 인해 2차전과 3차전을 결장해야 했다. 밀워키는 아데토쿤보가 빠진 채로 치른 2차전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에이스 없이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를 연이어 잡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밀워키는 3차전을 내주면서 다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어진 4차전에서 아데토쿤보가 돌아온 밀워키는 리드를 이어갔지만 클러치 타임에 폭발하는 지미 버틀러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4차전에서 버틀러는 무려 56점을 퍼부으면서 밀워키를 침몰시켰다. 

1승 3패로 몰린 상황에서 밀워키의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밀워키는 이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마지막 5차전에서도 패배를 기록하면서 밀워키는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을 경험해야 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번 시드 팀이 1라운드에서 단 1경기만 따낸 채 탈락한 것은 밀워키가 최초였다. 또한 역대 6번째 8번 시드 팀의 업셋 기록이었다. 

아데토쿤보가 부상 여파로 인해 시리즈 평균 23.3점 11.0리바운드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반대로 마이애미의 에이스인 버틀러는 시리즈 평균 37.6점을 폭발시키면서 영웅이 됐다. 

밀워키를 꺾은 마이애미는 파죽지세였다. 뉴욕과 보스턴이 연이어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결국 마이애미는 파이널까지 진출하면서 8번 시드의 기적을 연출했다. 밀워키 입장에서는 마이애미를 1라운드에 만난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결국 밀워키는 시즌 종료 후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을 해고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마주했다. 

 

연이은 1라운드 탈락, 밀워키는 어디로 

마이애미에게 당한 업셋의 여파는 컸다. 밀워키는 새로운 지도자로 애드리안 그리핀을 영입하면서 새판을 짰다.

로스터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밀워키는 팀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하던 즈루 할러데이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포틀랜드와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데미안 릴라드를 영입해 아데토쿤보와 짝을 이뤘다. 

공격에서는 리그 최상급의 능력치를 지닌 두 선수의 조합에 밀워키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아데토쿤보와 릴라드의 시너지는 크지 않았다. 이들이 결성된 첫 시즌 밀워키는 49승 33패를 기록하면서 동부 3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강팀으로 분류되기는 충분한 성적이었지만 우승을 노리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거기다 야심차게 지휘봉을 맡긴 그리핀 감독은 선수들과의 관계 형성을 원활하게 이뤄내지 못했다. 결국 밀워키는 단 43경기 만에 그리핀을 경질하는 선택을 내린다. 이어 조 프런티가 임시 감독으로 3경기 동안 팀을 이끌었고 이어 닥 리버스가 부임해 남은 시즌을 치렀다. 한 시즌 동안 3명의 감독이 팀을 맡은 셈이다. 당연히 팀에는 혼란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릴라드와 아데토쿤보가 뭉친 밀워키는 평균 119.0점을 기록하면서 리그 4위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였다. 밀워키는 116.4점을 실점하며 리그 21위에 그쳤다.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이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아데토쿤보가 부상으로 인해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면서 밀워키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결국 밀워키는 인디애나에게 패하면서 또다시 1라운드 만에 짐을 싸야 했다.

이어진 2024-2025시즌. 밀워키는 더 이상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팀이 아니었다. 비시즌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크리스 미들턴은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예전의 훌륭한 우승팀의 조각이 아니었다. 결국 밀워키는 미들턴을 시즌 도중 카일 쿠즈마와 트레이드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아데토쿤보와 릴라드의 공격력은 여전했다. 아데토쿤보는 평균 30.4점 11.9리바운드 6.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고 릴라드는 평균 24.9점 7.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밀워키는 48승 34패의 성적으로 동부 5번 시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밀워키는 1라운드에서 또다시 인디애나와 조우했다. 결과는 이번에도 1라운드 탈락. 3년 연속 1라운드 무대에서 짐을 싸게 된 밀워키다. 

연이은 1라운드 탈락 속 밀워키는 로스터의 힘이 점점 빠지고 있다.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시즌 막바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릴라드는 차기 시즌 정상적인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아데토쿤보라고 할지라도 남아 있는 밀워키의 선수들과 함께 우승 도전에 나서기는 어렵다. 

더 많은 우승을 추가하기 원하는 아데토쿤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밀워키에서는 그 꿈을 이루기가 어려워졌다. 이번 여름 밀워키와 아데토쿤보의 결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