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케이티 미래 최창진-박지훈의 동거 스토리 ①

2017-07-15     김영현 기자

[루키=김영현 기자] 케이티 ‘앞선의 미래’ 최창진과 박지훈의 방으로 가봤다. 이들은 각각 2015, 2016년 KBL(한국농구연맹) 신인선수 드래프트 출신으로 아직은 대학 캠퍼스가 더 어울리는 듯한 풋풋함이 느껴졌다.

최창진도 프로 2년차로 막내급에 속하지만, 프로 1년차 갓 들어온 새내기 박지훈 앞에서는 고민도 들어주는 등 ‘든든한 선배’이자 ‘듬직한 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입단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는 막내 박지훈은 말 한마디에도 애교가 묻어났다.

이들은 방에서 같이 하는 게 없는데다 공통점도 크게 없지만, 케이티라는 울타리 안에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친해져 있었다. 선후배보다는 ‘형‧동생’이 더 어울렸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4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최창진, 과거에는 어려운 선배(?)
케이티 선수들은 루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숙소를 1인 1실로 쓰고 있다. 2015-2016시즌  신인이었던 최창진도 동기 강호연과 같이 쓰다가 비시즌에는 혼자 썼고,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박지훈이 팀에 합류하면서부터 룸메이트가 새로 생겼다. 

아마추어 시절 오가며 마주치긴 했어도, 같은 학교가 아니었던 터라 연결고리가 없었던 이들은 함께 방을 쓰면서부터 서로를 더 잘 알게 됐고, 지금은 고민도 나누는 막역한 사이다.

루키 더 바스켓(이하 'RB') : 처음에는 좀 어색했겠어요.
최창진(이하 '창진') : 직접적으로는 몰랐어도, (박)지훈이 지인이 제 친구여서 그 인연으로 프로 오기 전에 소고기 사준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농담 삼아 "네가 우리 팀 오면 나는 군대 가야지"했는데 진짜 온 거예요. 한번 사주고 말 거였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하하. 처음에는 저를 좀 무서워하더니 지금은 거의 친구처럼 지내요.
박지훈(이하 '지훈') : 형이 계성고, 제가 송도고 출신인데 그때 제가 형을 무서워했거든요. 그러다가 대학 때 형이 먼저 "너, 잘 하더라"고 말씀해주셔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아무래도 형이니까 처음에 같이 방 쓸 때는 눈치도 살짝 보고, 얌전하게 있으려고 했죠.
창진 : 지내다 보니까 초반에 어려워하던 모습은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얘가 잘 때 아무것도 안 입고 잔다고 해서 편한 대로 하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불편했는지 바지를 입고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이제는 진짜 아무것도 안 입어요. 거의 친구죠, 뭐.
지훈 : 잘 때만큼은 편하게 자고 싶어서요. (최)창진이 형도 가끔 그럴 때 있어요. 하하. 원래 형이 되게 과묵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장난도 잘 치고 재밌으시더라고요.
창진 : 프로 와서 성격이 변한 것 같아요. 계성고나 경희대 때는 주장이다 보니까 무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프로에서는 저도 연차가 적기도 하고, 후배들도 불편해할 테니까 좀 바뀌었죠. 좋은 때 여기서 만난 거죠. 지훈이는 해맑은 애인 줄은 알았는데, 정말 정신없이 비글 같아요. 말도 많고 계속 웃고 다니고 긍정적이에요. 의외로 여자 친구한테도 잘하고요.

“형, 의외라니요?”라며 발끈하던 지훈.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사랑꾼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짝 없는 분들은 거르고 넘어가세요. ㅠㅠ 10cm가 부릅니다, 봄이 좋냐??

박지훈, 케이티 공식 사랑꾼(?)
창진 : 정말 다정하게 잘 챙겨주더라고요. 저는 그렇지 못한데, 지훈이는 섬세한 것 같아요. 자기도 신인이어서 힘들 텐데, 그런 내색 안 하고 여자 친구한테 표현도 잘하고요. 사랑한다는 얘기도 자주 해요. 제가 있어도 불편한 거 하나 없이요. ^^ 저는 투명인간이죠, 뭐.
지훈 : 아무래도 잠잘 때쯤에 통화하면 좀 그러니까 조용히 말하는데, 그때마다 형이 편하게 하라고 말해주시거든요. (옆에 있던 창진, ‘이제는 신경도 안 쓴다’며 발끈했다) 평소에 형이 워낙 잠을 잘 자고, 한번 자면 안 깨는 스타일이어서 편하게 하고 있어요.
창진 : 그건 맞아요. 누가 코 골아도, 안 깨거든요. 업어 가도 모르는 스타일이에요.
RB : 그럼 형한테 여자도 소개해주면 되겠어요!
지훈 : 아는 여자가 없어요. 형 주위에서 소개해주시지 않을까요? 좋은 여자 만나실 거예요. 형이 은근히 애교도 있고, 츤데레 같은 매력이 있거든요. 한번은 경기 끝나고 외박 받는 날이었는데, 카카오톡 메시지로 잘했다고 해주시면서 이제 외박이니까 답장하지 말고 알아서 놀라는 식으로 말해주셨거든요. 얼른 좋은 여자 분이 생겨서 예쁜 사랑 했으면 좋겠어요. (이걸 보고 ‘가진 자의 여유’라고 한다…)

RB : 서로 고쳤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창진 : 훈련 끝나고 방에 오면, 누군가 먼저 씻어야 하잖아요. 근데 지훈이는 꼭 휴대전화부터 확인해요. 항상 ‘형, 먼저 씻을게요’ 말만 하고요. 사랑꾼이에요, 사랑꾼.
지훈 : 아이~ 그렇죠. 휴대전화부터 보죠. 하하. 제가 원래 휴대전화를 자주 보는 편이에요. 항상 저부터 씻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제가 먼저 씻어야 같이 밥 먹을 수 있거든요. 형이 먼저 씻으면 ‘잠깐 다른 방 가 있을게’라고 장난치고서는 먼저 밥 먹으러 가버려요. 아! 저는 형이 고쳤으면 하는 점은 없어요. 있으면 있다고 말할 텐데, 잠도 잘 자고 평소에 잘 챙겨주세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