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앤드원] 엠비드에게 재앙이 찾아왔다? 엠비드가 받는 수술은 얼마나 위험할까
필라델피아의 조엘 엠비드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시즌아웃됐다.
시즌 내내 무릎 부상과의 전쟁을 치러온 엠비드다. 엠비드는 향루 반월판 이식술을 비롯해 골반 뼈를 부러뜨려서 하체 뼈를 재정렬하는 절골술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알려진 수술을 그대로 받을 경우 회복에만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스포츠 의학계의 시선이다.
조엘 엠비드가 받을 수 있는 반월판 이식술과 절골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수술일까?
현재 프로농구 LG 세이커스의 팀 필드 닥터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두한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지난 2월 26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조엘 엠비드가 반월판이식(meniscus replacement) 수술, 저용량 방사선 치료(low-dose radiation therapy), 절골술(hip realignment osteotomy)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건 반월판 교체 수술과 절골술인데요. 먼저 반월판 이식와 절골술이 어떤 수술인지 궁금합니다.
A. 우선 반월연골판이식술은 반월연골판 기능이 거의 없어진 사람들에게 사체의 건강한 반월연골판을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반월연골판은 한번 제거하거나 닳아 없어지게 되면 재생이 되는 조직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봉합술이 잘 안되었거나 파열 양상이 좋지 않아 상당 부분 제거하고 난 후, 반월연골판 기능이 완전히 없어져 관절연골의 손상이나 관절염이 진행될 때,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고려합니다.
다리를 재정렬시키기 위한 절골술은 하지의 정렬 상태가 정상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틀어져있을 때 시행합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하지가 정상 정렬일 때는 체중이 전달되는 선(빨간선)이 무릎의 정중앙으로 내려갑니다. 이렇게 되면 내측과 외측에 비교적 균일하게 잘 배분되는데 내반 또는 외반 정렬일 때는 체중이 내측 또는 외측에 집중됩니다. 만약 집중되면 쪽에 병변이 있게 된다면 (예: 내반정렬일 때 내측 무릎 관절의 관절염)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정상정렬을 만들기 위한 절골술을 고려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반월 연골판의 파열만으로는 고려하지 않으나 말씀드린 것처럼 관절염의 진행이 관찰될 때 고려합니다.
엠비드의 경우 골반쪽 뼈라고 기사에 나왔는데 아마도 허벅지뼈(대퇴골)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내반변형 일때는 종아리뼈(경골)에 절골술을 시행하여 교정하고, 외반변형일때는 허벅지뼈에 절골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엠비드의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면 무릎의 외반 변형이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제가 정형외과 의사이다보니 농구를 볼 때 플레이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특성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처럼 엠비드는 정적인 상태나 동적인 상태에서 일관적으로 외반변형(X자 다리)가 관찰됩니다. 이 외반변형은 제가 과거 전방십자인대 부상 기사에서도 언급해드린 것 처럼 무릎 부상의 위험 요인입니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엠비드는 과거 외측 반월 연골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측에 병변이 있는 상태에서 외반 변형으로 인한 부담이 높아져 있어, 외측반월 연골판 봉합술 후 회복이 잘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골술을 고려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Q. 반월판을 교체하면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뛸 수 있나요? 예후와 이 수술을 받은 국내외 사례는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반월판 연골 이식술은 아직 학계에서도 논쟁 중이며, 연구가 진행중인 수술입니다. 그 이유는 테크닉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1cm 미만의 무릎 관절 내에서 시행하는 반월판 연골 봉합술도 쉬운 수술이 아닌데, 타인의 반월 연골판을 본인에게 정확히 위치시키고 이식시키는 수술은 무릎 관절경 수술에서도 최고 난이도 수술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들 중에서도 하지 않는 분이 더 많으며, 성공율 또한 연구마다 일정하지 않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 농구 프로 선수에게서 적용된 국내외 사례도 거의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타인의 반월 연골판을 성공적으로 이식한다 하더라도, 본인의 반월 연골판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우리가 간이식, 신장이식을 받고 나면 평생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처럼 이 수술 또한 타인의 장기를 사용하는 이식술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수술을 시행하고 난 후 환자들에게 가벼운 조깅, 사이클, 웨이트 등의 운동은 허용하지만 축구, 농구, 핸드볼 등 정상적인 상태에도 무릎부상 위험이 높은 스포츠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Q. 반월판 교체 수술을 받은 선수 중 수술 이전 퍼포먼스를 회복한 비율은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또한 운동선수 중 이 수술을 받은 사례와 예후, 수술 이전 퍼포먼스 회복 사례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술 자체가 고난도에, 보편적으로 시행되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운동 복귀에 대한 통계도 거의 없습니다. 최근 10년내 발표된 논문을 찾아봐도 20% ~ 90%로, 운동 종목이나 복귀 기준에 따라 결과가 너무나 다릅니다.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하였을 때 결론은 1. 성공적 복귀율은 선수의 상태 및 수술의 결과에 따라 다를수 있다. 2. 레크레이션 레벨의 운동은 어느정도 복귀 가능할 것이다. 3. 접촉이 많고 방향전환이 많은 스포츠는 수술 후 추천하지 않는다. 정도입니다.
Q. 절골술의 경우 고관절 뼈를 부러뜨리고 재정렬하는 수술이라고 하니 듣기만 해도 무섭고 위험해보이는데요. 일반인은 엠비드처럼 젊은 나이에 이 수술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맞을까요?
A. 네. 엠비드는 이제 막 30살로, 이 나이에 절골술을 받는 것은 일반적으로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다리의 변형이 있다고 해서 항상 문제가 생기고 관절염이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골술은 글자 그대로 뼈를 부러뜨려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시행을 하기 전 의학적인 필요성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수술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은 '관절염의 진행 여부'와 '나이' 입니다. 관절염을 초기, 중기, 말기로 크게 나누었을 때, 환자 나이에 따라서 적절한 관절염 시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7~80세 환자에게서 중기 또는 말기 관절염이 있으면 절골술 보다는 필요시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합니다. 고령에서는 절골술 후 뼈의 유합도 느릴 것으로 예상이 되며,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땐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하기 때문에, 차라리 바로 결과가 양호한 인공관절 치환술을 합니다. 그러나 인공관절치환술을 하기에 젊은 환자 40-50세에서 관절염이 뚜렷히 진행하는 것이 관찰되면 이것을 늦추기 위해 절골술을 고려합니다. (인공관절치환술을 하기엔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그러나 관절염 자체가 2-30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시행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릎을 과사용할 수 밖에 없는 엘리트 선수들에게서는 관절염이 엑스레이 상에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엠비드가 무리한 올림픽 출전으로 인해 크지 않은 부상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엠비드는 올림픽 출전 전부터 무릎 부상 이슈로 몇 년전부터 관리를 받아 왔으며, 수술로 몇차례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무릎상태가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팀과 본인도 이미 본인의 상태를 알고 있었을 겁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무릎 부상으로 치료를 선택했던 레너드와는 다르게 엠비드는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였습니다. 이로 인한 결과는 지금처럼 시즌 아웃으로 돌아왔습니다. 올림픽을 출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되었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비시즌 충분한 관리를 하지 못했던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Q. 보도에 나온 그대로 수술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엠비드의 향후 몸 상태와 퍼포먼스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엠비드의 슛터치와 포스트 움직임을 아주 좋아하는 입장에서 냉정하게 예상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한 환자들과 연구들을 비추어 조심스럽게 예상해 봤을 때, 제2의 브랜든 로이, 블레이크 그리핀처럼 기록이나 퍼포먼스가 반등하지 못하고 꾸준히 하락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저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겠습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김두한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