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리포트] 전거비 인대와 골멍 부상

2025-02-28     이동환 기자

 

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번 편의 주제는 전거비 인대 부상과 골멍 부상이다.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전거비 인대 부상

전거비 인대(anterior talofibular ligament)는 발목의 바깥쪽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3개의 인대(전거비인대, 후거비인대, 종비인대) 중 하나입니다.

3가지 인대 중에서 가장 많이 손상 받는 인대가 바로 전거비 인대인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농구 중 발생하는 발목 손상의 매커니즘 때문입니다.

 

발목을 접지르는 상황은 발이 다리의 안쪽 (내번, supination) 또는 바깥쪽 (외번, pronation) 으로 뒤틀리는 2가지 손상이 있지만 가장 흔한 방향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안쪽으로 발이 돌아가는 내번 손상입니다.

내번 손상을 당하게 되면 외측에 있는 발목 인대 3가지가 모두 손상 받을 수 있는데요, 손상 받을 당시의 발의 자세 또한 손상의 정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합니다.

많은 경우에서 발을 바닥에 디디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발을 밟아 다치게 되는 데 이때 발목이 펴지는 (족저굴곡)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해부학적으로 발목을 펴게 되면 (족저굴곡) 외측 발목 인대 중에서 “전거비인대”가 가장 길이가 늘어가는 긴장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내번 손상으로 발목을 접지르게 되면 전거비 인대가 파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농구에서 전거비인대 손상은 발목 손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전거비 인대가 만약 완전 파열되면, 무조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80%이상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잘 낫습니다. 우리 몸은 피부에 상처가 발생하면 딱지가 생기고 다시 피부가 재생되는 것처럼 인대도 기본적인 회복력이 있습니다. 관절 안에 있는 전방십자인대와는 다르게 관절 밖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회복력이 보다 더 좋으며 비수술에도 결과가 좋습니다.

따라서 경비인대 단독 파열이 진단되면 우선 비수술적 치료를 시작합니다. 비수술의 치료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2-3일은 통증 조절 및 손상 부위 안정, 붕대 등으로 인한 압박으로 붓기를 조절합니다. (급성 스포츠 손상의 초기 PRICE원칙)

 

 

이후 통증이 사라지면 반깁스나 보조기 등으로 발목의 불안정성을 예방하면서 보행을 가능한 시행을 합니다.

이후 발목 가동 범위 회복, 근력과 밸런스 운동을 통해 운동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하고 1달 전후로 농구를 하기 위한 개인 드릴을 시작합니다. 이후 점점 강도를 높혀 팀훈련에 합류하고 3개월 전후로 본격적인 농구 경기에 복귀할 준비를 합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수술을 할까요? 절대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나 정의는 의사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보편적으로는 발목의 불안정성이 만성적으로 진행하여 외상이 없는데도 자주 발목을 접지르는 경우, 다친 발목의 기능이 떨어져 정상적으로 운동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종비인대 동반 완전 파열되고 파열된 인대가 전위되어 자연회복이 예상되지 않는 경우, 외측뿐만 아니라 내측인대 및 타구역의 인대까지 동반되는 경우 등입니다. 

 

 

골멍 부상

골멍(bone bruise)은 뼈에 발생한 타박상입니다. 타박상이기 때문에 X-레이검사상에서는 정상 소견이지만 MRI소견에서는 뼈 안에 부종 및 멍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보다 현재 이 부상이 각광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진단 기술 및 장비의 발달로 볼 수 있습니다. MRI가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에 촬영 즉시 확인 가능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골멍이 잘 발생하는 부위는 관절 주위입니다. 뼈의 특성상 관절이 아닌 팔다리의 중간의 뼈는 피질골이라고 하여 쇠파이프처럼 주위가 아주 단단한 무기질로 둘러 쌓여있어 외부에 대한 충격을 모두 막아줍니다. 그러나 관절주위 뼈는 피를 생성하는 골수(bone marrow)가 위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해면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피질골이 없기 때문에 관절에 대한 충격은 관절연골이 흡수해 주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외력 이상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 즉 연골이 흡수하기 못하는 크기의 외력이 발생하게 되면 해면골에 충격이 가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골멍 (bone bruise)가 발생하게 됩니다.

해면골은 스폰지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골절 전단계에 골멍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보다 더 심한 외력이 발생하게 되면 뼈가 삶은 고구마나 감자처럼 으깨지면서 관절이 내려 앉는 골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우리가 알고 있는 뼈가 부숴지고 깨지는 골절은 피질골에서 발생하는 형태입니다.)
 

 

농구에서 골멍이 잘 발생하는 상황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해면골 부위에 직접적인 가격입니다. 특히 무릎 부위가 많은데 돌파과정 또는 몸싸움 과정에서 무릎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연골의 손상이 있는 부위에 외력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농구라는 종목이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가는 스포츠 이기 때문에 무릎 연골의 손상을 이미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상대와의 충돌이 아니더라도, 손상받은 연골 부위는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모든 충격이 뼈로 전달될 수 있어 골멍에 취약합니다. 

 

 
세번째는 어깨 탈구나 십자인대 손상처럼 관절의 탈구가 일어나 뼈가 어긋나면서 발생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뼈의 충돌입니다. 관절 주위 뼈에 안정성을 부여해주는 인대가 손상이 되면 순간적으로 뼈의 위치관계가 어긋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비정상적인 충돌이 발생하면서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이 충돌과정에서 뼈에 타박상, 즉 골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골멍은 3-4주위에는 통증이 호전되어 운동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골멍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양하기 때문에 회복과정도 선수들 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발생한 부위, 발생한 부위의 연골 및 인대 상태에 따라 치료 방향과 회복 과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골멍 선수들 진료할 때는 해당 관절에 대한 포괄적인 진찰을 시행합니다.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