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호] 5번째 팀을 찾은 버틀러! 그의 이적 역사는?
지미 버틀러가 공식적으로 언해피를 띄웠다. 마이애미의 일원으로 2019-20시즌부터 활약한 버틀러는 최근 팀에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마이애미는 버틀러에게 자체 징계를 내리는 등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지미 버틀러의 커리어 이적 역사를 살펴보자.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IN 시카고 불스(2011-12 ~ 2016-17)
통산 기록 : 294경기 출전. 15.6점 4.8리바운드 3.1어시스트 FG% : 44.8% 3PT% : 33.7%
지미 버틀러는 대학 시절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스카우트 제안을 받지 못해 타일러 주니어 칼리지에서 1년을 보냈고, 이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마켓 대학에 입학한다.
대학에서 착실한 성장을 거치면서 주목받는 선수가 된 버틀러였지만 여전히 NBA 입성은 불투명했다. 2011년 드래프트에 지원한 버틀러는 자신의 지명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TV로 드래프트 현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버틀러의 예상을 깨고 시카고가 1라운드 30순위의 지명권을 활용해 버틀러를 지명하면서 그의 NBA 커리어는 시작된다.
버틀러의 수비는 NBA 입성 직후부터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30순위의 신인에게 곧바로 로테이션 한 자리가 주어지기는 쉽지 않았다. 버틀러는 첫 시즌 평균 8.5분의 짧은 출전 시간을 받으며 2.6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2-13시즌 버틀러의 출전 시간은 26.0분으로 증가했다.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이어가면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이어진 2013-14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기용되면서 팀의 핵심 선수가 된 버틀러다.
이후 버틀러는 시카고의 에이스가 됐다. 그런 시카고와 버틀러의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2016-17시즌.
당시 시카고는 팀의 주축이던 데릭 로즈와 조아킴 노아, 파우 가솔을 모두 떠나보냈다. 본격적으로 리빌딩에 나선 시카고는 버틀러의 트레이드까지 알아봤다. 그러나 결국 버틀러는 시카고에 남았고, 대신 시카고는 드웨인 웨이드와 라존 론도를 영입하며 시즌을 출발했다.
그렇게 2016-17시즌을 마친 시카고는 재차 버틀러를 판매하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기어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시카고의 트레이드 파트너는 미네소타였다. 시카고는 버틀러와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16순위 지명권을 미네소타에게 넘겼고 대신 잭 라빈과 크리스 던,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받아왔다.
시카고의 당시 트레이드는 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3년 연속 올스타와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뽑힌 최상급 스윙맨을 넘기면서 받아온 대가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빈은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한 유망주였으며 당시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다. 거기다 계약도 1년 밖에 남지 않아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한 던의 경우 이미 실패한 유망주로 취급을 받고 있었다.
시카고의 아쉬운 결정 속 버틀러는 자신의 첫 NBA 팀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버틀러는 미네소타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IN 미네소타 팀버울브스(2017-18 ~ 2018-19)
통산 기록 : 69경기 출전. 22.0점 5.3리바운드 4.8어시스트 FG% : 47.4% 3PT% : 35.5%
미네소타에서 버틀러는 앤드류 위긴스, 칼-앤써니 타운스와 함께 코어를 이루었다. 어린 유망주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네소타에서 보낸 첫 시즌. 버틀러는 여전한 기량을 보였다. 22.2점 5.2리바운드 4.9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시즌 초 서부 상위권에 올랐던 미네소타는 버틀러가 부상으로 6주 가량 빠지게 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남은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덴버와 단두대 매치를 펼쳤다.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미네소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버틀러는 미네소타에게 14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선물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무대에서 휴스턴에게 1승 4패로 패하면서 허무한 탈락을 맛봤다.
아쉽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탈락한 직후 버틀러와 나머지 핵심 유망주들간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올드스쿨 마인드로 무장한 버틀러는 타운스와 위긴스 등 미래의 핵심이 될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 불만을 품었다. 타운스와 위긴스 역시 버틀러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 서로의 갈등이 깊어졌다.
버틀러가 트레이드를 요청하자 곧바로 위긴스가 지신의 SNS에 ‘할렐루야’라는 말을 남겼다. 또한 타운스 역시 버틀러가 떠나지 않으면 연장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 엄포를 놓았다. 이들의 갈등이 얼마나 심화된 상태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팀에 불만이 가득했던 버틀러는 비시즌 미네소타가 제시한 4년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연장계약 제시를 거절했다. 한 시즌을 더 뛴 후 FA가 되어 계약을 맺으면 5년 1억 8,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받을 수 있었기에 버틀러의 계약 거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어 타운스는 미네소타와 5년 1억 9,000만 달러 계약서에 사인했다. 위긴스, 타운스와 연이어 대형계약을 맺은 미네소타는 버틀러가 원하는 규모의 계약을 주기가 부담스러웠다. 이에 버틀러가 미네소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버틀러의 트레이드는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마이애미와의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으나 결국 무산됐다. 결국 버틀러는 2018-19시즌의 개막을 여전히 미네소타의 유니폼을 입은 채 맞이했다.
그러나 이미 주축 선수들의 사이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네소타가 좋은 성적을 내기는 힘들었다. 결국 버틀러는 2018-19시즌 10경기만을 소화한 채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IN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2018-19)
통산 기록 : 55경기 출전. 18.2점 5.3리바운드 4.0어시스트 FG% : 46.1% 3PT% : 33.8%
버틀러의 트레이드는 급박하게 이뤄졌다. 당연히 미네소타가 버틀러의 대가를 제대로 챙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당시 미네소타는 버틀러와 저스틴 패튼을 보내는 대신 로버트 코빙턴, 다리오 사리치, 자레드 베일리스, 2022년 2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조엘 엠비드와 벤 시몬스의 잠재력이 막 꽃을 피우던 팀이었다. 여기에 합류한 버틀러는 여전한 클러치 능력을 선보이면서 필라델피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에서 버틀러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크지 않았다. 거기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도중 토바이어스 해리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버틀러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버틀러는 에이스 역할 대신 가자미 역할을 자처하면서 팀에 기여했다.
필라델피아에서 기록한 버틀러의 평균 득점은 18.2점에 불과했다. 에이스로 올라선 이후 매년 20점 이상 올리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만큼 당시 필라델피아의 로스터가 탄탄했다. 화려한 로스터를 앞세운 필라델피아는 동부 3위에 안착하면서 플레이오프 도전에 나섰다.
버틀러의 역할은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했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답게 버틀러는 정규시즌과는 다른 선수가 된 모습으로 필라델피아를 이끌었다.
특히 토론토를 상대한 2라운드 시리즈에서 버틀러는 22.0점 6.9리바운드 5.6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은 카와이 레너드의 통통슛에 의해 7차전 끝에 패배를 기록하면서 탈락했지만 버틀러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그러나 버틀러와 필라델피아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필라델피아가 적극적으로 버틀러를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너무 강한 에고를 가진 버틀러의 컨트롤도 문제였고 당시 버틀러는 적지 않은 부상 경력으로 인해 정규시즌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또한 필라델피아는 시몬스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려 하고 있었다. 버틀러가 공을 잡고 움직이게 되면 시몬스의 활용이 애매해진다는 측면도 있었다.
그런 버틀러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이 마이애미였다. 대학 선배인 드웨인 웨이드가 수차례 버틀러를 설득했고 이는 버틀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버틀러의 필라델피아 생활은 곧바로 마무리됐다. 필라델피아는 사인앤트레이드 형식으로 버틀러를 마이애미로 보냈다. 클리퍼스와 포틀랜드까지 참전한 4각 트레이드 형태였다.
* 지미 버틀러 4각 트레이드 *
마이애미 get : 지미 버틀러, 마이어스 레너드, 현금
필라델피아 get : 조쉬 리차드슨
클리퍼스 get : 모 하클리스, 마티아스 리소트, 2023년 1라운드 지명권
포틀랜드 get : 하산 화이트사이드
IN 마이애미 히트(2019-20 ~ 현재)
통산 기록 : 315경기 출전. 21.0점 6.0리바운드 5.7어시스트 FG% : 49.8% 3PT% : 30.5%
‘히트 컬쳐’로 대변되는 마이애미 농구의 특성과 올드스쿨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버틀러의 궁합은 최상이었다. 버틀러가 합류한 첫 시즌 마이애미는 예상외의 저력을 선보이면서 동부 5위를 차지했다.
하위 시드 자격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섰지만 마이애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인디애나와 밀워키, 보스턴 등 강팀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그 중심에서 활약한 선수는 역시 버틀러였다. 마이애미에서의 첫 시즌부터 버틀러는 팀을 파이널까지 진출시키면서 여전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버틀러와 마이애미는 승승장구했다. 2021-22시즌에는 동부 1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이어진 2022-23시즌에는 그야말로 기적을 썼다.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거쳐 간신히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은 후 파죽지세의 행보를 보이면서 파이널까지 진출한 것.
결과적으로 버틀러는 마이애미에서 5시즌을 보내는 동안 팀을 2차례나 파이널에 진출시켰고 컨퍼런스 파이널까지도 1차례 이끌었다. 버틀러와 함께 마이애미는 항상 예상을 뒤엎는 성과를 내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영원히 끈끈할 것으로 보이던 버틀러와 마이애미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후 버틀러에게 연장 계약을 제시하는 것을 마이애미가 망설이면서 불화는 시작됐다.
버틀러는 지난 시즌 자신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을 이겼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팻 라일리가 이에 대해 “만약 당신이 코트에서 뛰지 못한다면, 그냥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대응하면서 불씨가 타올랐다.
라일리의 이러한 이야기에 버틀러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 버틀러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훈련에 복귀해서도 좋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경기에 다시 나선 버틀러는 태업성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불만을 드러냈다.
버틀러가 이 같은 태도를 보이자 마이애미는 그에게 7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마친 후 버틀러는 다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측의 갈등은 수습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마이애미와 버틀러의 이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리고 예정대로 버틀러는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하면서 자신의 5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