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앤드원] 작전판: 루카 돈치치는 어떻게 코너를 공략할까

2025-02-18     이동환 기자

 

한국 시간으로 지난 2월 3일 벌어진 루카 돈치치 트레이드는 전세계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지난 11일과 13일, 돈치치는 마침내 레이커스 소속으로 경기를 치렀다.

유타를 홈과 원정에서 잇달아 상대한 돈치치는 2경기에서 평균 23.5분 동안 출전, 15.0점 4.5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상에서 갓 돌아온 탓인지 정상 컨디션이 되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돈치치의 위력은 코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돈치치의 위크사이드(볼이 없는 사이드) 코너 공략 능력이었다.

레이커스 소속으로 치른 첫 2경기에서 돈치치는 때로는 르브론과, 때로는 다른 선수들과 2대2, 3대3 공격을 통해 합을 맞췄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상대 수비의 반대 코너 헬프 수비를 매우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경기 장면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돈치치와 잭슨 헤이즈가 탑에서 2대2를 시작한다. 다른 레이커스 선수 3명은 모두 베이스라인의 코너와 덩커스팟에 붙어, 돈치치-헤이즈의 2대2를 위한 공간을 노골적으로 만들어준다.

 

유타가 스위치 수비로 대응한다. 스위치로 돈치치에게 붙은 라우리 마카넨의 수비 스탠스를 보면 돈치치를 미들 라인보다는 사이드 라인 쪽으로 몰려는 의도가 보인다.

돈치치에게 스크린을 걸어줬던 잭슨 헤이즈는 빠르게 림 쪽으로 이동, 돈치치를 위해 공간을 비워주는 모습이다.

 

의도적으로 오른쪽을 열어두는 마카넨의 수비 스탠스를 돈치치가 놓치지 않는다.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통해 가속을 붙인 돈치치가 곧바로 오른쪽 돌파를 감행한다. 

 

돈치치가 순식간에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면서 유타 수비수(붉은 체크)들이 딜레마에 빠진다.

스크린 후 림 근처로 이동한 잭슨 헤이즈(오른쪽 초록색 원)와 왼쪽 코너에 자리를 잡고 공간을 벌려주던 하치무라 루이(왼쪽 초록색 원)가 모두 돈치치의 패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존 콜린스(위쪽 빨간 체크)는 헬프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조던 클락슨(아래 빨간 체크)이 조금 전 시도한 스위치 수비로 인해 헤이즈(오른쪽 초록색 원)와 미스매치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대로 두면 돈치치가 앨리웁 패스로 헤이즈에게 손쉬운 덩크 찬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때 돈치치는 두 가지 선택을 하면 된다.

1) 존 콜린스가 조던 클락슨의 미스매치를 헬프하기 위해 안으로 처지면 왼쪽 코너에 있는 하치무라 루이에게 패스

2) 존 콜린스가 제자리를 지키면 헤이즈에게 앨리웁 패스나 높게 띄워주는 패스

 

결국 존 콜린스는 림을 먼저 보호하기 위해 페인트존으로 깊게 처진다.

이때 돈치치의 모습을 보자. 조급하게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공을 캐치하고 한 손에 들고 레이업 스텝을 밟으며 유타 수비를 페인트존으로 끝까지 몰아넎는 모습이다. 덕분에 왼쪽 코너의 하치무라 루이가 완벽한 오픈 상태가 됐다.

 

결국 돈치치는 그대로 하치무라 루이에게 원핸드 패스를 뿌렸고, 하치무라는 3점을 터트린다.

 

돈치치는 레이커스에서 뛴 첫 2경기에서 이처럼 코너 수비수의 딜레마를 공략하는 장면을 수없이 만들어냈다.

위 장면처럼 돌파를 통해 골밑 헬프 수비를 유발, 코너 수비수의 겟 투(get twoo, 한 명이 두명을 케츠하는 것) 딜레마를 수시로 유발하거나

 

위 장면처럼 유타의 수비 실수(2명의 수비수가 스크램 스위치를 위해 페인트존에 동시에 머물고 말았다)가 벌어지면 이를 어김없이 크로스 패스로 공략했다.

이 공격에서도 결국 돈치치는 반대 코너로 패스를 뿌리며 3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 장면도 마찬가지다.

돈치치는 스크린 후 림으로 다이브(페인트존으로 마치 다이빙하듯이 뛰어들어가는 것)하는 잭슨 헤이즈를 쳐다보는 아이 페이크를 활용, 상대 로우 맨(파란색 원, 존 콜린스)을 딜레마에 빠뜨린다.

 

돈치치의 림 방향 패스를 의식한 존 콜린스가 페인트존으로 한 발짝 들어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돈치치는 곧바로 반대 코너로 노룩 크로스 패스를 시도, 하치무라 루이에게 오픈 3점 찬스를 만들었다.

 

 

루카 돈치치는 댈러스 시절부터 코너 수비수의 헬프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선수였다.

상대 팀이 돈치치의 이란 정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면 돈치치의 절묘한 페스 타이밍과 수비수를 끌어당기는 능력으로 인해 알고도 당하는 상황이 자주 펼쳐지곤 했다.

만약 돈치치의 코너 공략을 의식해 코너 수비수가 페인트존으로 헬프 수비를 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돈치치의 직접 림 어택과 림 방향 앨리웁 패스로 인해 골밑 수비가 무너질 것이다.

한편 돈치치는 레이커스 합류 후 매우 공격적인 아웃렛 패스,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하는 3대3 게임, 빅맨의 핀다운 스크린을 활용한 컬, 팝아웃 동작으로 팀 오펜스에 효과적으로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한 분석은 향후 칼럼을 통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NBA 경기 장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