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보는 ‘에어컨리그’ 2017 FA 시장

2017-07-05     이민재 기자

[루키=이민재 기자] 2017 F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어급 FA 선수들이 팀을 옮기면서 재미있는 에어컨리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선수들의 이적과 계약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이제 남은 건 벤치 선수들의 행선지 결정이다. 과연 2017 NBA FA 시장은 어떤 기록과 수치를 남겼는지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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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만 하더라도 동부 컨퍼런스 정상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당시 주전라인업에서 활약한 5명 모두 팀을 떠났다. 애틀랜타 호크스 이야기다. 당시 애틀랜타는 60승 22패를 기록,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알 호포드-폴 밀샙-더마레 캐롤-카일 코버-제프 티그의 모션 오펜스가 물이 올랐다. 그러나 이번 여름 폴 밀샙(덴버 너게츠)이 팀을 떠나면서 2년 전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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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픈 커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5년간 2억10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그는 NBA뿐만 아니라 NFL, MLB, NHL 통틀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었다.
 
사실 그는 지난 2014-15시즌, 2015-16시즌 2년 연속 MVP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연봉 자체는 적었다. 2012-13시즌 시작 전 4년간 4,4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의 연봉은 실력에 비해 너무 적었다. 커리는 지난 3년간 리그 연봉 순위에서 50위 안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난 2016-17시즌에는 82위였다. 리그 최고의 선수에게는 아쉬운 수치였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여름 FA가 된 커리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거액의 연봉이다. 지난 4년간 4,400만 달러를 받은 커리는 앞으로 5년간 평균 4,02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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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폴이 휴스턴 로케츠에 합류했다. 무려 7명의 선수와 드래프트 지명권 1개의 대가로 폴이 휴스턴으로 넘어갔다. 폴은 명실상부 리그 최고 포인트가드 중 한 명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 뛰어난 중거리슛, 탄탄한 수비력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5년간 올-NBA팀과 올-NBA 수비팀에 각각 3번 이상 뽑힌 두 명 중 한 명이다(나머지는 폴 조지). 노쇠화와 부상 문제가 있지만 여전히 그의 위력이 불을 뿜을 것이다.
 
한편, 휴스턴은 스페이싱 농구를 펼친다. 코트를 넓게 쓰면서 많은 외곽슛과 돌파, 자유투 획득 등 확률 높은 농구를 펼친다. 미드레인지 게임을 제외하는 게 휴스턴의 특징이다. 그러나 폴은 미드레인지의 달인이다. 경기당 3개 이상의 미드레인지 슛을 던진 리그 73명의 선수 중 폴의 야투 성공률이 가장 높았다(50.9%). 그만큼 미드레인지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기록으로 봐도 폴과 휴스턴의 성향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당시 폴은 미드레인지 슛을 149개 던졌다. 반면, 휴스턴은 해당 기간 147개를 던졌다. 팀 전체가 던진 슛보다 폴 혼자서 던진 슛이 많았다는 증거. 과연 폴이 휴스턴에서 미드레인지 게임을 줄이면서 새로운 스타일에 익숙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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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심했던 서고동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 동부 올스타에 뽑혔던 폴 밀샙, 폴 조지, 지미 버틀러가 모두 서부 컨퍼런스로 넘어갔다. 동부 컨퍼런스 스타들이 서부로 옮겨가면서 동부의 전력은 약해지고 서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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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활약한 리키 루비오가 유타 재즈로 이적했다. 2016-17시즌 후반기 활약이 좋았음에도 결국 트레이드됐다. 그는 리그에 몇 안 되는 정통파 포인트가드다. 패스를 우선으로 하면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준다. 
 
그는 커리어 평균 10.3점 4.2리바운드 8.5어시스트 2.1스틸을 기록 중이다. NBA 역사상 포인트가드 중 커리어 평균 8어시스트와 2스틸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3명 밖에 없다. 존 스탁턴, 크리스 폴과 루비오다. 물론 루비오의 커리어는 6년밖에 안 됐다. 그럼에도 그의 현재 존재감만큼은 뛰어나다. 루비오는 새 팀에서 제2의 NBA 인생을 설계할 전망이다.
 
4.5
안드레 이궈달라는 골든스테이트와 3번의 협상 끝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는 벤치 멤버지만 주전 선수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다. 공수 양면에서 그의 헌신은 눈부시다. 그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리바운드, 보조 리딩, 수비까지 많은 걸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기록도 남겼다. 그는 지난 시즌 어시스트/턴오버 수치 4.5를 찍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는 의미. 이궈달라는 평균 0.8개의 턴오버만 기록하면서 어시스트 3.4개를 뿌렸다. 이는 리그 1위였다. 
 
39.3%
뛰어난 공격력과 에너지 레벨을 자랑하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장점은 공격력이다. 쉴 새 없이 뛰는 러셀 웨스트브룩과 이를 돕는 조력자들의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은 외곽슛이다.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이 리그 30위(32.7%)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올스타 포워드 폴 조지가 합류했다. 그는 2016-17시즌 평균 23.7점 6.6리바운드 3.3어시스트 1.6스틸 FG 46.1% 3P 39.3%를 올렸다. 그는 공이 없을 때의 생산성이 나쁘지 않다. 활발하게 움직이다가 공을 잡아 던지는 캐치앤슛 득점이 리그 3위(7.4점)에 해당할 정도로 탁월했다. 그의 움직임과 외곽슛, 혼자서 득점을 풀어갈 수 있는 아이솔레이션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오클라호마시티의 화력 역시 불을 뿜을 전망이다.
 
한편, 조지는 지난 2년간 평균 23점 1.5스틸을 올린 3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두 명은 스테픈 커리와 러셀 웨스트브룩이다.
 
200
JJ 레딕이 필라델피아 76ers에 안착했다. 그동안 슈팅가드 포지션이 부족했던 필라델피아는 레딕의 가세로 더욱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레딕은 외곽슈터다. 공격 옵션이 3점슛에 한정됐지만 그 위력은 뛰어나다. 그의 존재감은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 3년 연속 3점슛 200개 이상을 넣었다. 이와 함께 그는 2015-16시즌부터 2년간 평균 3점슛 성공률 45.1%를 기록했다. 두 시즌 동안 총 3점슛 300개 이상 던진 선수 중 레딕보다 높은 성공률을 올린 이는 없었다. 레딕의 가세는 필라델피아에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