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여신] 김정원 치어리더, 열정의 인간화
김정원 치어리더는 열정이 넘치는 치어리더다. 입을 열 때마다 그녀에게서는 책임감, 완벽주의 같은 단어가 나왔다. 춤선 하나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그녀에게 치어리더로서의 직업 의식은 너무나 중요하다. 김정원 치어리더를 루키가 만나보았다.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전직 연습생
김정원 치어리더가 치어리딩을 시작한 것은 2023년이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춤을 사랑한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춤에 엄격하다.
오랜 시간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내온 그녀의 과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제가 가수 연습생 생활을 했었거든요. 아이돌 연습생을 좀 오래 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0살 때까지 연습생을 했어요.”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그게 제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그때 결국 데뷔를 못했었으니까요. 연습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큰 성과가 없었어요. 되게 목말라 있었어요. 무대라는 곳에 대해서요.”
“원래는 연습생을 그만두고 모델을 시작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게 제 적성에 100% 맞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제가 노력해서 성과를 이뤘을 때가 너무 기분이 좋거든요. 모델도 분명 노력을 해야 하는 직업인데, 아이돌 연습생으로서 해야 하는 노력과는 조금 결이 다르더라고요. 힘들긴 했어도 연습생 때 노력하던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뿌듯했고요. 그 뿌듯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직업이 뭘까 고민했어요. 그때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사실 평소에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그녀다. 아이돌 연습생을 그만두고 진로에 대해 한창 고민하던 그녀에게 도움을 준 이는 어머니였다. 평소 딸의 진로에 대해 어떤 참견도 딱히 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하루는 대뜸 메신저로 영상 링크를 보냈다고 한다. 치어리더들의 영상이었다.
“영상 2개를 어머니가 보내주셨어요. 하나는 박기량 언니 영상이었고, 하나는 지금은 다른 팀에 계시는 전은비 치어리더 영상이었어요. 그걸 보내주시면서 어머니가 ‘이거 한 번 해볼래?’라고 말하시더라고요. 평소에 진로에 대해 어떤 말도 해주신 적이 없었던 분이거든요. 그게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되게 놀랐었어요.”
완벽주의
김정원 치어리더는 팬들 사이에서 파워풀하고 열정적인 댄스를 추는 치어리더로 유명하다.
“딱히 의식하는 건 아니예요.” 그녀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확실히 파워풀한 편이긴 한데, 딱히 그런 걸 의식한다기보다는 저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항상 열심히 추는 편이에요. 음악도 파워풀한 안무가 가능한 걸 더 좋아해요. 제가 몸에 힘을 좀 많이 주고 춤을 추는 스타일이거든요.”
“체력이요? 사실 제가 체력이 안 좋은 편인데 늘 그렇게 추니 엄청 힘들긴 하더라고요. 게다가 땀도 많은 편이어서요. 그래도 대충 춘다든지 약하게 춘다는 건 스스로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절대 안 돼요!”
“팬분들이 찍어주신 영상 같은 게 올라오면 다들 스토리나 메신저로 공유해주시거든요. 그런 거 봤을 떼 제가 힘들어서 힘 빠진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오면 진짜 좋아보이지 않더라고요. 요즘도 제 춤은 항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내내 김정원 치어리더는 창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치어리더로 활동했다. 긴 이동 시간 동안 그녀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역시나 모니터링이었다.
“저는 저를 채찍질하는 스타일이에요. 사실 완전이요. 좋다,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못했다, 부족했다는 생각을 스스로 많이 해요. 그런 부분을 더 찾아내려고 하고요. 사실 최근에 야구 시즌이 끝났는데, 마지막 경기 때 감정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까 좀 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 그런 감정이 춤에서도 느껴졌어요. 그런데 무대에 선 치어리더가 너무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면 보시는 분들은 그게 불편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컨트롤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스스로 좀 버거울 떄도 있어요. 제가 너무 스스로를 힘들 게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치어리더로서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저는 춤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치어리더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책임감이 정말 많이 생기더라고요. 안무, 응원을 모두 잘 숙지해야 한다는 완벽주의 성향이 없지 않아 있어요. 그런 부분이 어렵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정원 치어리더는 자신의 일에 대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 성격이에 잘 맞는 것도 있지만,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저는 정말 높은 것 같아요. 그냥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히 커서 좀 힘든 게 있달까요. 무대가 잘 되도록 해야지보다는 내가 더 잘해내야지 하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아요.”
“스포츠 팬분들이 요즘에 많이 늘어나셨잖아요. 정말 다양한 팬분들이 계시고,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느껴요. 그럴 때가 정말 신기하고 행복해요.”
“기억에 남는 팬이요? 사실 이거 질문하실 것 같아서 준비했는데...(웃음)” 대뜸 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내든다.
“제일 인상깊었던 분이 한 분 있어요. 원래 야구 팬분이신 분인데, 치어리더를 보신다기 보다는 그냥 야구를 즐기시는 관중이셨대요. 그런데 일반석이 불편해서 항상 테이블석에 앉으셨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치어리더 단상 앞에 있는 일반석에 앉으셨고, 저를 보려고 불편한 일반석에 매경기 앉기 시작하셨대요. 그 얘기 들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너무 감사하고요.”
나이츠
지난 시즌 KT 소닉붐 치어리더로 활동했던 그녀는 이번 시즌부터 SK 나이츠의 신입 치어리더로 활동하게 된다.
“처음 현장에 투입된 날이 기억나요. 그 경기는 공식 농구 경기는 아니고 이벤트 경기였는데,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코트도 처음 봤고, 관중석은 좀 먼데 사람도 너무 많았어요. 카메라는 엄청 많았고요. 너무 신기하고 떨려서 손도 엄청 차가워지고 진땀 흐르고 그랬었던 기억이 있어요.”
“실수요? 정말 많이 했죠. 엄청 많이요.(웃음) 농구는 처음이었는데 사실 농구가 엄청 경기가 빠르잖아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하는데, 저는 제가 실수 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보니까 중요한 타이밍을 제가 자꾸 놓치더라고요. 그런 걸로 처음에 되게 많이 혼났어요.”
“농구의 매력은 스피드인 것 같아요. 야구를 해보니까 그게 더 느껴지더라고요. 최근에는 TV로도 농구를 봤는데 확실히 엄청 빨라요. 그래서 치어리더들 입장에서도 엄청 집중을 해야 하고요. 그런 게 농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김정원 치어리더는 휴일에는 ‘집순이’가 된다. 가뜩이나 체력이 약한 편이라, 쉬는 날엔 집에서 더 충전을 해야 한다고.
“저는 집에 많이 있어요.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거든요. 일하면서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기 때문이에요.”
“저는 원래 집순이 스타일이었던 것 같은데, 치어리더를 하면서 그게 더 심해진 것 같아요. 경기장에서 에너지를 다 쏟고 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밖에서 누구를 만나는 것도 힘들 정도로요. 그래서 그냥 혼자 집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쉬는 게 제일 좋아요.”
그녀의 MBTI는 INTP라고 한다.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하던 그녀가 I라니. 의외다.
“처음부터 I였어요. 집에서 맛있는 거 먹고 TV 보고, 넷플렉스 보고 그게 좋아요.”
“그리고 SNS를 보면서 동료 치어리더 분들 영상도 많이 보고요. 그런 것들 보면서 배울 건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해요. 사실 쉴 때도 일적인 걸 생각하는 게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이긴 해요. 일과 휴식이 딱 구분이 돼야 하는데 머릿속에 자꾸 일이 생각나니까요. 이게 연습생 생활을 오래하면서 머리 속에 일이라는 게 너무 콕 박혀버린 느낌이 있어요.”
그녀의 별명은 ‘가든’이다.
“제가 담당했던 NC 다이노스에 최정원이라는 선수가 있거든요. 저랑 이름이 똑같으세요. 그래서 구분하려고 다들 주변에서는 가든이라고 부르세요.”
“그리고 사실 제가 ‘사랑희 하츄핑’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두 번이나 봤어요.(웃음)” 갑자기 그녀가 웃음을 터트린다.
“사실 혼자서 봤어요. 사실 계기가 있어요.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날이 하필 하츄핑 개봉 전날이었어요. 영화관에 엄청 큰 인형이 있었는데 하츄핑이라는 존재를 그때 처음 알았어요.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다음날 바로 보러 갔거든요. 그런데 너무 슬프고 감동적인 거예요. 그래서 한 번 더 보러갔죠. 너무 감동적으로 봤다고 SNS에 올렸는데, 팬분들이 가든핑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든핑이라고 불리게 됐어요.”
새 시즌을 앞두고 그녀는 많은 연습을 통해서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제가 새로운 팀에서 응원을 시작하게 되는데 걱정을 되게 많이 하게 됐거든요. 팬분들이 저를 어떻게 봐주실지 몰라서요. 하지만 자신이 있어요. 팬분들게 좋은 응원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자신이요. 그래서 연습도 많이 하고 있으니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원 치어리더 프로필>
출생 : 2001년 3월 15일
경력 : 이랜드 FC, KT 소닉붐, 신한은행 에스버드, IBK기업은행, SK 나이츠
MBTI : INTP
인스타그램 ID : wonvnov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