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1차전 승리를 거뒀다.

클리블랜드는 18일(한국시간) TD 가든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17-104로 이겼다.

이날 클리블랜드의 전략은 골밑 공략이었다. 보스턴의 약점인 골밑에 적극적으로 침투하며 득점을 쌓았다. 이를 이끈 선봉장은 르브론 제임스였다. 그는 42분을 뛰면서 38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 FG 58.3%(14/24)를 기록했다. 24개의 야투 중 10개를 돌파에 의한 야투 시도로 이어갔고, 이를 통해 20점을 쌓으며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클리블랜드는 정규리그 당시 3점슛 시도 2위(33.9개)를 기록할 정도로 외곽슛 빈도가 높다. 코트를 넓게 쓰면서 원활한 볼 흐름으로 공격 기회를 잡는다. 르브론이 이를 이끈다. 경기 리딩을 하면서 각 코너와 45도에 배치된 슈터에게 공을 전달한다. 물론 직접 득점도 올린다. 내외곽을 오가면서 펼치는 공격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이날 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르브론은 경기 리딩과 함께 득점에서 수준 높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그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탑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완벽한 스페이싱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가 탑이기 때문이다.

구역에 따라 스페이싱은 달라진다. 만약 코너에서 골밑까지 돌파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패스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반대편 코너로 뿌리는 패스는 위험하고, 탑이나 45도로 패스해야 한다. 45도에서 시작해도 비슷하다. 오른쪽 45도에서 돌파해 들어가 페인트존에 진입하면 왼쪽 사이드쪽으로 패스할 수밖에 없다. 탑이나 다시 오른쪽 코너로 패스하는 건 생산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클리블랜드는 탑에서 공격을 전개하도록 공격 세팅을 했다. 이후 르브론은 2대2 게임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사실 2대2 게임을 통한 득점보다는 상대의 수비수를 바꾸기 위한 작전이었다. 보스턴은 스크린에 스위치 디펜스를 강요받았고, 순식간에 르브론의 수비수가 빅맨으로 바뀌었다. 

스위치 디펜스가 되지 않아도 골밑 공략에 어려움이 없었다. 보스턴 골밑을 알 호포드, 아미르 존슨, 켈리 올리닉이 막았기 때문. 호포드를 제외한 선수들은 림 프로텍팅에서 위력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 1차전 1쿼터 종료 6분 10초여를 남기고 나온 장면이다. 보스턴은 스크리너 수비수가 밑으로 떨어지는 드롭 백 수비를 펼쳤다. 이때 카이리 어빙과 르브론 제임스가 2대2 게임을 시도했다. 어빙이 스크린을 받아 왼쪽으로 움직일 때 르브론은 탑으로 빠졌다. 어빙에게 공을 받은 르브론은 골밑으로 질주해 그대로 마무리를 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가 도움 수비를 펼치기 쉽지 않다. 코너에서 골밑까지 도움 수비를 해야 하는데, 그 상대가 르브론이다. 그는 리그 최정상급 시야과 패싱 센스를 갖추고 있다. 곧바로 킥아웃 패스로 오픈 기회를 맞이한 외곽슈터를 살릴 수 있다.

▲ 위의 그림과 비슷한 장면이다. 대신 르브론이 돌파할 때 2번 수비수가 골밑 안쪽까지 도움 수비를 온다. 그러면 르브론은 외곽으로 킥아웃 패스를 하면 된다. 클리블랜드는 카일 코버, 채닝 프라이, 데런 윌리엄스, JR 스미스, 이만 셤퍼트 등 슈터가 차고 넘친다.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보스턴은 코너 수비수가 골밑까지 오는 도움 수비를 많이 펼치지 않았다. 외곽슛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이날 전반전까지 클리블랜드는 3점슛 9개 시도에 그쳤다. 2017 플레이오프 평균 전반전 17.1개의 3점슛을 시도했는데, 그보다 약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였다. 상대가 외곽을 단단히 틀어막으면서 골밑을 노린 결과였다. 대신 페인트존 득점을 끊임없이 허용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 전략
경기 이후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더블팀은 위험한 작전이다. 그러나 그게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보스턴은 르브론에게 더블팀 수비를 하지 않았다. 르브론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 옵션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다. 스티븐스 감독이 새롭게 더블팀 작전을 고려하는 이유다. 외곽슛은 골밑슛보다 확률이 낮으므로 르브론의 돌파 경로를 차단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건 로테이션 변화다. 사실 보스턴은 플레이오프 내내 골밑에서 우위를 드러냈던 적이 없다. 1라운드 당시 시카고 불스의 로빈 로페즈를 상대로 힘들어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르브론의 골밑 공략, 트리스탄 탐슨의 제공권 싸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스턴의 장점인 기동력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스몰라인업을 통해 발로 뛰는 수비를 펼칠 수 있다.

지난 1라운드 3차전, 스티븐스 감독은 존슨 대신 제럴드 그린을 선발로 내세웠다. 스몰라인업이었다. 이를 통해 더욱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추게 됐고, 수비에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르브론이 돌파 마무리를 위해 점프하면 그 누구도 막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점프 뛰기 전에 막아야 한다. 스몰라인업의 기동력이라면 이를 어느 정도 저지할 수 있다. 페인트존에 들어온 선수를 도움 수비로 저지하고, 자신의 수비수로 돌아가는 리커버리 수비를 펼칠 수 있다. 

보스턴은 항상 플레이오프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스티븐스 감독의 전략이 있었다. 과연 2차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르브론의 골밑 장악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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