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보스턴 셀틱스가 압승을 거뒀다.

보스턴은 11일(한국시간) TD 가든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2라운드 5차전 워싱턴 위저즈와의 홈 경기에서 123-101, 22점차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2패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에이브리 브래들리였다. 플레이오프 커리어 하이 득점인 29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FG 12/19로 펄펄 날았다. 브래들리를 도운 선수는 토마스였다. 득점 자체는 떨어졌다. 18점 FG 5/13에 그쳤다. 그러나 3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팀플레이에 힘을 쓰며 생산성을 유지했다.

팀 내 에이스 토마스는 이날 손끝 감각이 좋지 않았다. 상대의 강한 압박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토마스는 슛 대신 팀플레이로 팀 공격을 도왔다. 175cm짜리 스크리너로 변신한 것이다.

2대2 게임
보스턴을 만나는 팀은 항상 고민하게 된다. '작고 빠른 토마스를 어떻게 막을까'하고 말이다. 토마스는 작다. 하지만 빠르고 누구보다 위협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다. 그런 토마스가 2대2 게임까지 펼친다면 막기가 더욱 어렵다. 

강한 압박 수비로 토마스를 막자니 효과적이지 않다. 토마스가 압박 수비에 막히면 패스 게임을 통해 동료의 외곽슛을 돕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골밑을 지키는 수비를 펼치면 토마스가 이를 뚫고 레이업을 올려놓거나(이 과정에서 자유투 획득) 중거리슛을 성공할 수 있다.

2017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인 워싱턴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토마스는 1~2차전에서 무려 43.0점을 폭발하며 워싱턴에게 절망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자 워싱턴은 토마스 수비에 대한 여러 방법을 내놓았다. 이에 성공했을까. 토마스는 지난 3~5차전 평균 득점이 16.0점으로 떨어졌다. 토마스는 이날 5차전에서도 18점 FG 38.5%에 그쳤다. 야투 감각이 떨어진 토마스는 경기를 풀어가는 전략을 바꿔버렸다.

▲ 작은 가드를 괴롭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게 터프한 몸 싸움이다. 워싱턴은 토마스를 가만두지 않았다. 토마스가 이동할 때마다 범핑(bumping)으로 응수했다. 

토마스는 공을 받으러 나가면서 여러 번 부딪혔다. 공을 잡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이에 스크리너로 나섰다. 센터인 알 호포드에게 스크린을 걸어준 것. 호포드는 센터지만 준수한 볼 핸들링과 패싱 센스를 갖췄다. 호포드는 토마스의 스크린을 받아 손쉬운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스크린은 주로 빅맨이 많이 시도한다. 탄탄한 체구와 강력한 힘을 통해 수비수를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드가 스크린을 걸면 그 효과는 떨어진다. 그러나 토마스가 시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대 수비수는 토마스에게 시선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가 움직이는 모든 것을 체크한다. 스크린을 시도할 때도 마찬가지다. 동료가 스크린을 받고 움직이는 것보다 토마스가 스크린하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쓴다. 따라서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상대가 토마스에게 시선이 빼앗겼을 때 카운터 동작을 주문, 득점에 성공했다.

토마스는 5차전 이후 “나는 다재다능하다”라며 스크리너로 나서는 것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알 호포드 역시 "토마스와 이런 플레이를 자주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정말 잘했다. 스크린이 완벽했고, 나 역시 득점에 성공했다. 서로 역할을 바꿔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러한 장면은 2017 플레이오프 시리즈 내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작전타임 이후 패턴 플레이에서 자주 나오고 있다. 작전타임이 불린 뒤 첫 공격은 대부분 패턴 플레이다. 감독이 지시한 약속된 움직임을 이어간다. 수비수는 토마스를 막기 위해 모두 집중한다. 이때 토마스가 득점하려는 척 스크린을 건다면 다른 동료에게 기회가 날 수 있다. 

보스턴은 토마스 스크린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여기에 한 가지 움직임을 더 추가할 수 있다. 스크린을 걸었던 선수가 스크린을 받고 빠져나오는 스크린-더-스크리너(Screen-The-Screener) 동작이다. 외곽슛 기회를 잡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패턴 중 하나로 토마스의 움직임을 살리기 위해 여러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과연 6차전은 어떤 경기가 펼쳐질까. 토마스 활용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보스턴과 그를 막으려는 워싱턴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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