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안양, 박진호 기자] 혼자서 두 명 몫을 해낸 데이비드 사이먼이 맹위를 떨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를 81-7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승 2패가 된 KGC는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며 통합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지배력 줄어든 라틀리프, 7턴오버의 크레익
리카르도 라틀리프 18점(야투율 40%)  10리바운드4어시스트 
마이클 크레익 8점(야투율 50%) 2리바운드 3어시스트 7턴오버

정규리그 5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평균 35분 56초를 뛴 라틀리프는 2016-17시즌 KBL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선수였다. 그리고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후 지난 한 달간 무려 15경기를 치르며 정규리그 보다 더 많은 시간(37분 34초)을 책임지고 있다. 

단순히 오래 뛰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규리그에서 35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했던 라틀리프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14경기를 모두 더블-더블로 장식하며 절대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전 경기 더블-더블이다. 

하지만 철인도 결국 사람이었다. 이제는 지칠 때가 됐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1쿼터부터 그런 기미가 보였다. 라틀리프는 7개의 야투 중 단 2개만 성공했다. 

2쿼터에 4점을 추가한 라틀리프의 전반 성적은 8점 6리바운드. 기록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 14경기에서 평균 63.0%의 야투율을 보인 그의 슛 적중률이 33.3%(3/9)에 그쳤다는 것은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삼성에게 뼈아팠다.

라틀리프의 경기력은 후반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쿼터까지 팀이 시도한 2점슛(30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졌지만 14개의 슛 중 림을 가른 것은 5개에 불과했다. 4쿼터에도 기록을 추가하며 이날도 더블-더블을 달성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라틀리프의 지배력이 가장 드러나지 않은 경기였다.

지난 경기에서 20분 남짓 활약하며 23점을 득점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던 크레익 역시 이날은 라틀리프의 짐을 덜어주지 못했다. 

크레익은 오세근과의 일대일에서 밀렸고 영리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3쿼터 말미에는 심판 판정에 흥분한 모습을 보이다가 오펜스 파울을 범하며 5반칙으로 물러났다. 턴오버는 무려 7개. 플레이오프 들어 채 60%가 되지 않고 있는 자유투는 이날도 4개 중 1개만 성공시켰다.

삼성은 이전 경기에 미치지 못했던 라틀리프의 지배력과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 크레익의 부진으로 외국인 선수가 2명 뛰는 2-3쿼터의 우위를 전혀 가져가지 못했다.

위기에 강한 남자, ‘빅 브라더’ 사이먼
데이비드 사이먼 20점(야투율 64.3%)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사이먼 역시 라틀리프처럼 초반이 좋지 않았다.

키퍼 사익스가 교체되며 이번에도 경기를 혼자 책임져야 했기에 스스로 체력 안배를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1쿼터에 공격 시도 자체도 많지 않았다(1/2). KGC도 사이먼보다는 오세근을 비롯해 국내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며 초반을 운용했다.

그러나 2쿼터 들어 사이먼이 위력을 발휘했다. 6개의 야투 중 4개를 성공시켰고 9득점과 함께 리바운드, 블록, 스틸도 추가하며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줬다. 

사이먼은 외국인 선수가 두 명 뛸 수 있는 2-3쿼터에 오히려 위력을 발휘했다. 이 20분 동안 삼성의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16점 7리바운드를 합작한 반면 사이먼은 혼자서 16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이 8개의 턴오버를 범했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사이먼의 위력이 상대의 두 선수를 넘어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먼의 고군분투 속에 KGC는 3쿼터를 63-44로 마쳤고, 20점에 가까운 리드가 뒤집히기에 남아있던 10분은 지나치게 짧았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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