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학철 기자] 미디어데이부터 불이 붙었던 두 선수의 신경전은 코트 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1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6-77로 이겼다. 

역대 20번의 챔프전 중 1차전 승리팀이 우승컵을 차지한 것은 14차례.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KGC는 70%에 해당하는 확률을 잡아냈다. 반면 삼성은 43점 15리바운드를 쏟아 부은 라틀리프의 원맨쇼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끌려 다닌 끝에 승부를 내줬다.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인 문태영과 양희종의 챔프전 맞대결은 시작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챔프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들의 신경전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었다. 

미디어데이 당시 양희종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에 주희정이 “나이가 들어서 수비가 더티하게 된 것인가 아니면 문태영과 다른 문제가 있나?”며 돌직구를 날린 것이 그 발단. 

이에 양희종은 “농구는 정해진 룰 안에서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합법적 몸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문)태영이 형과의 몸싸움도 마찬가지다. 서로 많이 부딪히는 것이 사실인데 나도 맞을 때도 있고 바디체크를 할 때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챔프전 때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웨이트를 많이 해서 미리 단련시켜놓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희종의 예고(?)대로 둘은 1차전 1쿼터부터 서로의 매치업으로 맞붙었다. 사실 둘 모두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양희종은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문태영 역시 무릎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언제 아팠냐는 듯 코트 위에서만큼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은 4-0으로 앞서던 1쿼터 7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문태영의 득점 시도를 호쾌한 블록으로 막아서며 홈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진 공격에서 양희종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문태영의 반칙까지 유도했다. 

이후에도 양희종의 방패에 가로막힌 문태영은 전반 시도한 6개의 야투 시도를 모두 놓치며 무득점으로 묶였다. 

잠잠하던 문태영 역시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3점슛을 터뜨린 문태영은 종료 7분 40초를 남겨두고 양희종의 파울을 유도하며 자유투 3개를 이끌어냈다. 

세번째 파울을 범하며 파울트러블에 걸린 양희종은 문성곤과 교체 되어 코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양희종의 수비에서 자유로워진 문태영은 3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0득점을 몰아넣었다. 

그러나 문태영은 4쿼터 다시 1득점에 그치며 침묵을 지켰다. 결국 문태영은 총 34분 12초의 출전시간 동안 11점에 그쳤다. 무엇보다 2점슛 시도 10개 중 1개 성공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문태영의 부진 속에 삼성은 1쿼터 막판부터 시종일관 끌려 다닌 끝에 패하고 말았다. 

양희종 역시 18분 48초 동안 무득점에 그쳤지만 문태영의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결과적으로 1차전에서는 양희종의 단단한 방패가 문태영의 날카로운 창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시리즈의 시작일 뿐이다. 남아있는 경기들에서도 이어질 두 선수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번 챔프전의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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