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안양, 박상혁 기자] 6강 플레이오프(이하 PO) 5경기, 그리고 4강 PO 5경기에서 10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경기력은 여전했다.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버티는 KGC의 골밑을 상대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승리는 삼성이 아닌 KGC인삼공사의 몫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팀원들의 지원이었다. 삼성의 라틀리프가 홀로 고군분투한 반면, KGC인삼공사의 사이먼은 자신의 플레이에 다른 팀원들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팀 승리를 이끌며 판정승을 거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이하 챔프전) 1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6-77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GC인삼공사는 71.4%의 우승 확률을 거머쥐게 됐다.

빛바랜 라틀리프의 PO 11경기 연속 더블-더블

리카르도 라틀리프 43점(필드골 성공률 66%) 15리바운드

6강과 4강 PO에서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시간에 10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라틀리프는 여전히 에너자이저 같은 체력과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3분 19초만에 골밑슛으로 팀과 자신의 첫 득점을 올린 그는 이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과 미드레인지, 속공 가담에 따른 득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1쿼터 삼성의 팀 득점인 15점 중에 라틀리프가 올린 득점이 무려 12점이었다. 그 외에는 문태영이 3점슛 1개를 추가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가세는 없었다.

라틀리프의 득점력은 2쿼터에도 멈추지 않았다. 탄탄한 체격과 힘을 앞세워 골밑에서 위용을 발휘했다. 매치업 상대인 사이먼 역시 그의 포스트 플레이를 완벽하게 제어하지는 못했다. 라틀리프는 전반 종료 시점에 이미 20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나머지 동료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정확히 말해 지원이 없었다. 라틀리프가 내외곽을 오가며 고군분투했지만 나머지 삼성 선수들의 외곽 득점 지원도 없었고 수비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지 못했다.

수비에서 그의 부담을 덜어줄 마이클 크레익은 2쿼터에 처음 투입됐지만 7득점에 그쳤고 이 가운데 실책도 3개나 범하며 라틀리프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문태영도 11점에 그쳤고 임동섭과 김태술도 각각 7점과 3점에 그쳤다.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조금만 더 나왔다면 라틀리프 역시 기쁨의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른다.

부상 투혼 발휘한 데이비드 사이먼

데이비드 사이먼 24점 9리바운드

고군분투했던 라틀리프와 다르게 사이먼은 능력 있는 동료들의 지원 속에 비교적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국내 빅맨 오세근이 리바운드와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내외곽을 오가는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또 자신이 무리하게 공격을 하기 보다는 다른 쪽의 팀원들에게 찬스가 나면 어시스트를 하면서 매끄러운 팀플레이에 기여했다.

위기도 있었다. 2쿼터 시작 3분 49초가 지난 시점에 삼성 크레익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부딪치며 왼쪽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만약 사이먼이 이때 심한 부상을 입었다면 KGC인삼공사는 1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향후 챔프전 시리즈에서 힘든 행보를 펼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먼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스스로 일어났으며 2분여가 지난 2쿼터 종료 4분 18초를 남기고 코트에 투입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3쿼터 시작 후 1분 40초가 지난 시점에는 양희종이 골밑으로 파고 들자 반대편인 왼쪽 45도로 빠지며 양희종의 패스를 받아 깨끗한 미드레인지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사이먼은 수비에서 라틀리프의 득점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했지만 크게 밀리지 않고 버텨주었다. 특히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슈팅 범위 때문에 라틀리프의 많은 움직임을 유도하며 라틀리프가 협력 수비를 막았다.  

여기에 경기 종료 52.1초를 남기고 82-74로 쫓기는 상황에서는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는 쐐기 득점을 올리며 KGC인삼공사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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