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서 좋지만, 이제는 우승만 생각하겠다"

빡빡하게 치러지는 일정 속에서도 연일 꾸준한 활약을 펼친 삼성의 '슈퍼맨' 리카르도 라틀리프. 그는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상황에도 마냥 기뻐하기보다,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5차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91-84로 이겼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2008-2009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라틀리프는 6강 PO부터 4강 PO에 이르기까지 10경기 내내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챔프전에 오르기 위한 관문이었던 이날 4강 PO 5차전에서도 37분 24초 동안 뛰며, 양 팀 최다인 32점(야투 적중률 87%)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으로 맹활약했다.

그는 경기 후 “삼성이 오랫동안 챔프전에 못 올라서 팀으로서는 좋은 거지만,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지 않나. 챔프전에 가도 지면 아무것도 없는 것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오늘처럼 우리 선수들이 수비를 열심히 해준다면, 마지막 챔프전도 잘 끝낼 수 있을 거로 본다. 우승만 생각하겠다”는 챔프전 진출 소감을 밝혔다. 챔프전 우승만 정조준하고 있었다.

오리온의 더블팀에 맞서, 후반에는 동료들에게 찬스도 잘 빼줬다. 그는 “오리온이 후반 들어 더블팀 수비를 많이 해서 무리하게 슛 쏘기보다 동료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대로 챔프전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선착한 KGC인삼공사를 넘어야 한다.

그는 “좋은 팀이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전성기처럼 플레이하고 있다. 키퍼 사익스도 팀 색깔에 어울리게 잘하고 있어서 잘 막아야 한다. 이정현과 오세근도 막아야 한다. 특히 사이먼은 인아웃이 다 되고, 오세근과 함께 하이로우 플레이도 잘한다. 둘 다 그 상황을 활용하는 패싱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 부분을 저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한편, 4차전에서는 그와 함께 팀을 승리로 이끄는 문태영이 경기 도중에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팀도 지고, 동료들 간의 팀워크 면에서도 진 경기였다.

문태영은 “둘 다 경기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크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형제라고 생각하는 만큼 늘 웃으면서 바라볼 순 없다. 그 일 이후 대화를 많이 했고, 이제 끝난 일이어서 걱정하지 않는다. 이후 소통을 많이 하다 보니 서로를 더 도와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