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오리온이 확률 0%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5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4-91로 졌다.

1, 2차전을 차례로 내주고도 3, 4차전을 잡아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보였지만, 끝내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금껏 치러진 4강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진 팀이 챔프전에 오른 사례는 없었다. 오리온 역시 0%의 확률을 깨지 못했다.

오리온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많은 실점을 허용하더라도, 그 외 선수들에게 실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준비했다. 계획대로 전반까지 삼성의 외곽슛 가뭄(1/9)을 유도하며 준비한 수비가 통했지만, 후반 들어 마이클 크레익, 주희정, 김준일, 김태술에게 3점슛을 내주는 등 내외곽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하자 버틸 도리가 없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안 되네요…”라며 깊은 아쉬움을 표한 후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외인(오데리언 바셋) 한 명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이)승현이가 파울 3개가 되는 순간부터 수비 로테이션이 안 됐다”며 패배의 원인을 수비에서 찾았다.

이어 “어쨌든 지나간 이야기다. 삼성이 우리보다 좋은 전력이니 열심히 해서 챔프전에서 좋은 경기하길 바란다. 축하한다”며 승자에 대한 축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지긴 했지만, '포인트포워드' 김동욱(14점 7어시스트)과 가드 정재홍(17점 3어시스트)의 분전이 돋보였다. 특히 김동욱은 정규리그 막판 무릎을 다쳐 결장했다가 4차전에 짧게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은 24분 3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그가 뛰자, 주득점원 애런 헤인즈도 리딩 부담에서 벗어나 득점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강점인 미스매치의 우위도 금세 살아났다.

추 감독은 “두 선수가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해줬다. 활약 덕분에 마지막에 따라붙지 않았나 싶다. 두 선수의 활약에 비해 승현이가 너무 일찍 퇴장 당했다. 승현이의 퇴장 이후, 수비 로테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아, 3점슛을 내줬다. 수비에서 여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로 오리온의 2016-2017시즌은 끝났다. 치르는 도중에 위기도 많았다. 주축 애런 헤인즈부터 이승현, 김동욱까지 차례로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도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추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선수들의 부상도 많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버텨줬다.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던 것 같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며 한 시즌을 치른 소회와 더불어 다음 시즌 각오도 밝혔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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