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삼성이 오리온을 꺾고 8시즌 만에 챔프전 진출을 확정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5차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91-84로 이겼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2008-2009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삼성은 원정에서 치러진 1, 2차전을 모두 이겨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홈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내줘 끝내 최종전까지 왔다. 6강 PO도 5차전까지 치렀던 터라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라틀리프에게는 체력 문제가 전혀 용인되지 않았다.

라틀리프는 32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고, 마지막 4쿼터에는 에이스 문태영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총 20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양 팀 모두 경기 초반 야투 적중률(삼성, 오리온 모두 36%)이 떨어져, 저득점 양상이었다.

삼성은 1쿼터에만 11점을 올린 라틀리프를 앞세워 골밑에서 득점을 추가했지만, 시도한 3점슛 4개가 모두 무위에 그치는 등 외곽에서 지원 사격이 되지 않았다. 이에 맞선 오리온도 헤인즈가 득점을 주도하며 6점을 올렸지만, 공격 비중이 그에게만 쏠렸다는 게 아쉬웠다. 삼성은 1쿼터를 17-11로 6점 리드한 채 마쳤지만, 그 리드는 금세 좁혀졌다.

크레익이 오리온의 트랩에 막혀 실책을 범한 사이, 오리온이 김동욱을 중심으로 따라붙기 시작했다. 헤인즈의 자유투 2점, 장재석의 덩크슛, 정재홍의 3점슛 모두 김동욱의 패스에 의해 나왔다. 여기에 이승현의 속공 득점까지 나와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리온도 슛 불발과 실책으로 인해 리드를 벌리지 못했고 그 사이 삼성은 라틀리프의 미들슛과 임동섭의 3점슛이 나와 8점차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오리온도 김진유의 속공으로 삼성에게 제동을 걸었으나, 이후 실책이 나와 흐름이 끊겼다. 반면, 삼성은 라틀리프, 문태영이 자유투로 득점을 올려 전반을 40-32로 마쳤다.

후반에도 삼성의 리드였다. 골밑에서 라틀리프의 활약이 이어진 가운데, 크레익과 주희정, 김준일의 3점슛이 터져 공격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다만, 헤인즈에게 3쿼터에만 11점을 내주며 리드 폭을 벌리진 못했지만, 크레익의 버저비터 3점슛으로 기분 좋게 3쿼터를 종료했다.

삼성은 67-59로 8점 앞선 채 마지막 4쿼터를 시작했지만, 쿼터 시작 3분여 간 득점을 올리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그 사이 헤인즈, 김동욱에게 실점해 69-69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문태영의 득점으로 리드는 유지했지만, 곧바로 정재홍에게 3점슛을 내줘 역전까지 내줬다.

이후 안갯속 승부가 펼쳐졌다. 이때 변수가 발생했다. 종료 5분 정도를 남긴 시점에 오리온 이승현이 5반칙으로 퇴장 당한 것. 장재석을 투입했지만 라틀리프를 막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이에 문태영 쪽으로 골밑 찬스가 많이 났다. 삼성은 이 점을 활용해 득점을 쌓았다.

종료 1분 33초를 남기고 문태영이 침착하게 자유투로 2점을 올려 4점차로 달아난 가운데, 이어진 헤인즈의 슛을 라틀리프가 블록으로 저지했고 삼성이 공격권을 가져왔다. 이 때 김태술의 3점슛이 림을 갈랐다. 

이후 헤인즈의 2점슛이 무위에 그쳤고, 이어진 삼성의 공격에서 라틀리프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호쾌한 덩크슛에 성공해 챔프전 진출을 자축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