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는 8번 시드 시카고 불스와의 1, 2차전에서 내리 패했다. 이에 팬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이승기 기자 = "0승 2패"

NBA 플레이오프는 1라운드부터 파이널까지 모두 7전 4선승제로 치러진다.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면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1번 시드 팀이라면 어떨까. 1번 시드를 차지했다는 것은 정규리그에서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는 뜻이다. 이들은 8번 시드를 상대로 홈에서 두 경기를 먼저 치르기 때문에, 0승 2패 상황에 놓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70년이 넘는 플레이오프 역사상, 1번 시드 팀이 8번 시드 팀에게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준 경우는 딱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다. 19일(한국시간) 1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는 8번 시드 시카고 불스에게 97-111로 완패했다. 셀틱스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0승 2패가 됐다.

다른 한 번은 1993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다. 1번 시드 피닉스 선즈는 8번 시드 LA 레이커스와의 맞대결에서 홈 2연패를 당하며 0승 2패를 기록, '탈락 위기'에 놓였다. 당시 1라운드는 3전 2선승제였기 때문에, 피닉스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내몰리고 말았다.

(※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5전 3선승제에서 7전 4선승제로 변경된 것은 2003 플레이오프부터다. 따라서 2017년의 보스턴은 1라운드 시스템이 7전 4선승제로 바뀐 이후,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준 최초이자 유일한 1번 시드 팀이다.)

찰스 바클리는 1993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평균 27.6점 14.4리바운드 4.2어시스트 1.8스틸 1.6블록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피닉스를 구해냈다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

당시 피닉스는 LA에서 열린 3, 4에서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를 2승 2패 동률로 만들었다. 다시 홈으로 돌아와 5차전을 치른 피닉스는 연장 접전 끝에 레이커스를 112-104로 제압, 천신만고 끝에 2라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한 번 호되게 당한 피닉스는 정신을 바짝 차렸고, 승승장구하며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비록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에 2승 4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구단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즌이었음은 분명하다.

한편, 보스턴은 22일 시카고로 날아가 3차전을 치른다. 과연 1993년의 피닉스처럼 원정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낸 뒤 다시 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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