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작은 거인'이 작아졌다.

보스턴 셀틱스의 슈퍼스타 아이재아 토마스(28, 175cm)가 부진에 빠지며 팀 패배의 멍에를 썼다.

19일(한국시간)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셀틱스는 시카고 불스에 97-111로 완패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시리즈 전적 0승 2패를 기록, '업셋' 위기에 빠졌다.

토마스는 20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15개의 야투 중 9개를 놓쳤고, 장기인 3점슛도 하나(5개 시도)밖에 넣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13개의 자유투 중 6개를 실패하는 등 전체적인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

특히 토마스는 승부처였던 4쿼터에 고작 2점(FG 1/5)으로 묶이고 말았다. 팀 내 최고의 승부사가 부진하자, 셀틱스의 공격은 와르르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토마스의 반등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시카고의 탄탄한 백코트 수비

보스턴은 공격 시 토마스의 득점력만 믿고 가는 팀이다. 그만큼 토마스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 토마스가 빠지면 나머지 선수들은 스스로 아무것도 못한다. 이는 이미 정규리그에서 증명된 부분.

반면, 시카고는 수비에 강점을 지닌 팀이다. 정규리그 당시 상대에게 평균 102.4점을 허용, 전체에서 여섯 번째로 낮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보스턴 입장에서 악재다. 이들은 백코트, 특히 토마스의 공격이 막히면 답이 없는 팀이다. 그런데 불스의 백코트 수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실례를 보자. 토마스는 시카고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평균 24.8점에 그쳤다. 잘한 것 아니냐고? 꼭 그렇지는 않다. 이는 시즌 평균 득점(28.9점)보다 한참 낮은 것이다. 또, 토마스의 29개 구단 상대 평균 득점 기록 중 네 번째로 낮다.

시카고에는 지미 버틀러, 드웨인 웨이드, 라존 론도가 버티고 있다. 이들은 모두 '수비'로 명성을 날렸던 선수들.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 언제든 토마스를 제어할 수 있다.

2. 토마스의 슬픔

이번 플레이오프 개막 하루 전, 토마스는 비보를 접했다. 그의 여동생 시나 토마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이에 토마스는 물론, 보스턴 구단 전체가 비통함에 빠졌다.

그런데 토마스는 이러한 비극 속에서도 출장을 감행하고 있다. 하지만 슬픔까지 감추진 못했다. 1차전이 열리기 전, 눈물을 흘리는 토마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토마스는 1차전에서 33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팀은 분패하고 말았다. 2차전에도 출전했으나 이번에는 부진했다. '사건'의 여파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보스턴은 2연패를 당했다.

 

비통함 속에서도 경기 출장을 감행 중인 아이재아 토마스. 그의 사연에 팬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NBA 미디어 센트럴

 

3. 무리한 일정 소화

1차전 종료 후, 토마스는 남은 시리즈에 모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여동생의 장례식을 치르고 소속팀에 복귀해 3차전에 출전하겠다고 했다.

토마스는 현지시간 익일 시애틀로 떠날 예정이다. 여동생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서다. 보스턴에서 미 대륙 정반대에 위치한 시애틀로 날아가는 것이다. 장례식이 끝나면 시카고로 이동해 셀틱스와 합류, 불스와의 3차전을 준비한다.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받았고, 정신적인 충격이 매우 큰 상황에서 이러한 무리한 일정까지 소화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토마스의 생체 리듬이 순식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토마스는 먼 거리를 연속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게다가 장례식까지 치른다. 장례식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극심한 피로를 동반한다. 토마스의 체력이 뚝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 시리즈 전망은?

1번 시드 보스턴은 홈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인사이드에서의 열세가 두드러진다. 구단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인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무기력하다. 이러한 경기가 계속된다면 탈락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결국 이 팀의 기둥인 토마스가 살아나야 한다. 그가 정규리그에서처럼 초인적인 활약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토마스가 다시 밝게 웃을 날을 기대해본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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