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KB스타즈의 프랜차이즈 선수 중 1명인 김수연이 코트를 떠난다. 2016-17시즌을 마치고 다시 FA자격을 획득한 김수연은 은퇴를 결정했다. 

김수연은 WKBL 출범 후 KB스타즈에서 가장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 선수다. 인성여고를 졸업하고 2005 신입선수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B에 지명된 김수연은 13년 동안 KB에서만 활약했다.  

입단 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김수연은 2006년 퓨처스리그 베스트5에 선정됐고, 2007년 퓨처스리그에서는 경기 당 20.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베스트5는 물론 MVP에 선정됐다.

정규리그에서도 2007-08시즌 11.6점 10.9리바운드로 시즌 평균 스탯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등 정선화(은퇴)와 함께 KB의 든든한 골밑 자원으로 성장한 김수연은 그러나 끝내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비교적 이른 나이인 31살에 은퇴를 선택했다.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수연은 “구단에서는 이번에도 기회를 주려고 마지막까지 좋은 조건들을 제시했는데 여기서 은퇴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김수연은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할 시점에 큰 부상이 이어지며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 파열과 무릎 부상 등으로 오랜 시간을 수술과 재활 등에 매달렸다. 

화려한 3점슛으로 대표되는 ‘양궁 농구’가 자리를 잡았던 KB는 고질적인 골밑 약점 해결을 위해 김수연의 복귀를 기다렸지만 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2년간의 공백을 딛고 지난 시즌 복귀했지만 20경기에서 경기당 7분 가량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김수연은 “몸만 되면 정말 마흔 살까지도 뛰고 싶다. 하지만 세상 일이 마음 같지 않더라. 오랫동안 재활을 하고 복귀했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며 특히 팀 훈련을 꾸준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좋지 않아 팀 훈련을 다 소화하지 못하면서, 항상 열심히 노력하며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의 기회를 뺏는 것 같아 많이 괴로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팀 동료들과 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도 나타냈다.

김수연은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다. 다른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다른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내게 KB보다 더 좋은 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빅맨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팀에 미안했는데, 그래도 (박)지수라는 든든한 후배가 들어와서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고 은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팬들이 지금처럼 항상 KB를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선수가 아닌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13년간 몸 담았던 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은퇴를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향후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재활을 했고, 선수생활로 인해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당분간은 쉬면서 천천히 ‘제2의 인생’에 대해 고민할 예정.

선수 생활을 회상하던 중 “우승 한 번 못해보고 은퇴를 하게됐다”며 아쉬움의 눈물을 보이기도 한 김수연은 “막상 결정을 내려놓고도 스스로 은퇴했다는 현실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끝까지 기다려 준 구단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응원하고 기대해주셨던 것에 미치지 못했고 늘 부족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좋은 구단에서 가장 열성적인 홈 팬들의 성원 속에 선수생활을 했다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벅차다. 항상 감사했고,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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