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김영현 기자] 오리온이 ‘장신 슈터’ 허일영의 활약을 바탕으로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1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이하 PO, 5전 3선승제) 3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73-72로 이겼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던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4차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오리온은 2차전에서 부진했던 애런 헤인즈가 제 모습을 되찾으며 22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슈터 허일영도 3점슛 3개 포함 15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허일영은 경기 초반 좋은 슛 감으로 경기를 시작해 후반에 추격의 3점슛을 꽂아 넣었다.

허일영은 경기 후 “이겨서 좋다. 다음 경기는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승리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리온은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오리온의 약세는 예상 밖의 결과였다.

그는 “지난 시즌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PO를 맞다 보니까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4강 PO에 직행하게 됐다. 우리팀은 4강 직행이 처음이지 않나. 많이 쉰 게 독이 된 것 같다. KGC인삼공사는 좋은 마무리를 하고 쉬었는데 경기를 보니까 몸도 좋고 분위기도 이어간 것 같은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 경기에서는 서로 보여주려는 농구를 했다. 각자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은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어서 개인이 많은 득점을 해봤자 지면 끝이다. 선수들한테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서로 좋은 찬스를 봐주다 보니 경기력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팀 패배에 주축 슈터로서 부담감도 컸을 터. 허일영은 “슛은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던져야 한다. 슛이 안 들어가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오늘 경기에서는 머릿속에 ‘오늘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슛을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활약 비결을 알렸다.

리딩을 도맡아 하던 ‘포인트 포워드’ 김동욱(무릎 부상)의 부재는 슈터인 그의 경기력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김)동욱이 형이 없어서 불편한 건 있는데, 형을 기다리기보다 그 외적으로 파이팅 있게 임하려고 했다. (이)승현이, (최)진수, (장)재석이와 같이 뛰면 내가 선임자니까 감독님께서 얘기도 많이 하라고 하셨다. 소리 칠 때는 치고, 잘할 때는 잘했다고 하라고 하셔서 후배들한테 얘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며 책임감이 커졌다고 했다.

허일영은 끝으로 “오늘 경기에서 트랩 디펜스 할 때 로테이션이 안 됐던 부분이 있었다. 수비할 때 선수들이 잠깐잠깐 쉬는 부분도 나왔다. 보완해서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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