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과 김선형이 다시 뭉쳤다. 

8일 KBL 센터에서는 오세근과 김선형의 합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세근의 SK 이적 결정으로 두 선수는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선형은 “오늘 챔프전보다 더 많이 와주신 것 같다. 감사하다. (오)세근이 형이 온 것에 기분이 좋은 김선형이다”라며 밝은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오세근 역시 “이런 뜻 깊은 자리에서 많은 분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김)선형이랑 함께 이런 자리를 하니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프로에서 각자 SK와 KGC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두 선수는 프로 13년차가 되어서야 드디어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오세근은 “이번 결정에 선형이가 차지한 부분이 상당한 것은 맞다. SK라는 새로운 팀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에게 맞춰가면서 해야 할 것 같다. KGC에서도 많은 선수들과 맞춰가면서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자신이 있다. 선형이도 저한테 잘 맞춰줄 것 같고 저도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게끔 잘 맞춰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김선형 역시 “속으로는 세근이 형이 오기를 굉장히 원했다. FA는 선수들에게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근이 형이 계속 사인을 안 해서 한 번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봤는데 고민이 많아 보였다. 사인을 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마음을 졸이면서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야말로 혈투를 펼쳤던 두 선수다.

오세근은 “1차전부터 너무 미웠다. 말도 안되는 개똥슛이 다 들어가는 바람에... 개똥같았다”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이어 오세근은 “선형이를 막으려고 많은 방법을 연구하고 펼쳤지만 잘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7차전에서도 워낙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해서 불안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우리가 우승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별로 미워하지 않는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선형은 “항상 제일 중요한 순간에 세근이 형이 골을 넣거나 리바운드를 잡았다. 저는 미웠다기보다는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더 리스펙을 하게 된 것도 있고 시리즈 내내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래서 7차전에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중앙대 시절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둘은 중앙대 시절 전설의 52연승을 합작한 콤비다. 그렇기에 둘의 재결합이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선형은 “52경기를 하면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항상 20점 이상을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뛰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혼났다. 그 때는 마음먹은 대로 플레이가 됐었는데 지금은 프로이기 때문에 절대 그 정도는 되지 않겠지만 작년 MVP와 파이널 MVP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기대를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세근은 “대학교 때는 즐거웠던 기억밖에 없다. 말도 안되는 좋은 시너지가 났다. 선형이랑 같이 하면서 늘 재밌었다. 운동도 힘들었는데 그런 것도 잘 이겨냈다. 이제 나이가 들긴 했지만 어렸을 때의 시너지가 나오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목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김선형은 “동반가 같은 느낌이다. 또 이산가족 같은 느낌도 있다. 끈끈했던 가족이 떨어져서 있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서 잘 살게 되는 느낌이다. 우리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낭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오세근은 “선형이는 존경받을만한 선수라고 얘기하고 싶다.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발전하려는 모습이 매년 보이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의 목표를 언급한 두 선수다. 

김선형은 “13년 만에 뭉친 만큼 이번 시즌에 낭만농구가 뭔지를 보여드리겠다. 저는 반지를 작년에 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같이 반지를 껴보도록 하겠다”고 했고, 오세근은 “지난 3년과 같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첫 목표다. 또 팀을 옮겼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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