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스포츠가 재미있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승리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전해졌다.
지난 5월30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막한 FIBA 3x3 월드컵 2023은 결선 토너먼트 진출을 앞둔 각 팀들의 마지막 예선 일정이 한창이다. 남녀 20팀씩 총 40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5팀이 1개 조로 편성돼 예선을 치르고 조 3위에게까지 결선 토너먼트 진출권이 주어진다.
유럽의 강세 속에 한국시간 1일 저녁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세계 8위 프랑스를 격침했다는 것.
이번 3x3 월드컵 참가국 중 단연 눈에 띄는 나라는 마다가스카르였다. 올해 처음 3x3 월드컵 무대를 밟은 마다가스카르는 FIBA 3x3 국가 랭킹 68위(남자), 56위(여자)로 이번 3x3 월드컵 참가 팀 중 최약체다.
마다가스카르는 적어도 3x3 무대에서는 흔적을 찾기 힘들 만큼 국제무대에서 보기 힘든 그런 나라였다. 그런데 이번 3x3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월, 이스라엘에서 열린 FIBA 3x3 월드컵 2023 예선에 참가한 여자 3x3 대표팀이 월드컵 출전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마다가스카르는 남자 3x3 대표팀만 이번 3x3 월드컵에 참가했다.
세르비아, 브라질, 프랑스, 독일 등 쟁쟁한 나라들과 함께 A조에 편성된 마다가스카르는 세르비아, 독일, 브라질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마다가스카르는 프랑스를 상대로 3x3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세계 8위 프랑스는 약체 마다가스카르를 무조건 잡아야 했다. 마다가스카르와 경기 전까지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려있던 프랑스였기에 마다가스카르전을 무조건 승리한 뒤 다른 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프랑스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알렉스 비알라렛의 연속 2점포로 5-2로 리드를 잡은 프랑스는 프랑크 세구엘라의 3연속 야투로 8-2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예상대로였다. 세계 8위 프랑스가 이번 대회 최약체 마다가스카르를 상대로 일찌감치 21점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경기 중반까지 11-4로 앞선 프랑스. 그런데 경기 중반부터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마다가스카르의 리비오 라티아나리보가 보고도 믿기 힘든 외곽포를 퍼붓기 시작한 것.
팀이 4-11로 뒤지고 있던 경기 중반부터 외곽에서 2점슛을 쏟아붓기 시작한 리비오 라티아나리보는 3개의 2점을 퍼부으며 단숨에 11-12까지 프랑스를 압박했다.
경기 종료 4분 전 프랑스가 한 발 도망갔지만 리비오 라티아나리보가 행운의 2점슛까지 터트리며 추격의 고삐를 당긴 마다가스카르. 위기를 느낀 프랑스가 곧바로 2점포로 응수했지만 리비오 라티아나리보는 다시 한번 2점슛을 터트렸고, 두 팀의 점수 차는 1점 차를 유지했다.
마다가스카르가 15-16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 종료 3분여 전 알파 솔론드래이니가 행운의 2점슛을 터트린 마다가스카르는 경기 시작 후 처음 리드를 잡았고, 두 팀의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전개됐다.
패배는 무조건 피해야 했던 프랑스가 경기 후반 빈센트 포셰의 2점포로 20-19, 승리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경기 종료 50여초 전 이 날의 영웅 리비오 라티아나리보가 6번째 2점슛을 터트린 마다가스카르가 기적 같은 역전극을 완성하며 프랑스에 대회 3패째를 안겼다.
프랑스를 상대로 21-20의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둔 마다가스카르는 예선 1승3패를 기록했고, 아쉽게 프랑스에 다득점에서 3점 차로 밀려 조 4위로 이번 3x3 월드컵을 마치게 됐다. 경기 초반 큰 점수 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마다가스카르의 기세에 밀려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프랑스는 예선 탈락 위기까지 몰렸으나 다득점에서 마다가스카르에 앞서며 힘겹게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적어도 프랑스전만큼은 스테픈 커리 부럽지 않은 슛 감각을 자랑한 마다가스카르의 리비오 라티아나리보는 프랑스를 상대로 1점슛은 단 1개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2점슛 6개를 터트리며 12득점을 기록, 마다가스카르의 역사적인 FIBA 3x3 월드컵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 FI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