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다른 팀 선수들처럼 정상적이고 행복하게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데이원 사태에 대해 KBL의 책임 있는 해결을 요구하며 트럭시위를 펼치고 있는 농구팬들이 데이원 점퍼스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럭시위의 근본적인 목적도 여기에 있음을 강조했다.

자신들을 ‘고양 점퍼스’의 팬이라고 밝힌 농구팬들은 현재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KBL 사옥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일부터 시작된 트럭 시위는 오는 4일까지 3일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농구팬 석환 씨는 루키와의 통화에서 “한 시즌동안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했고, 향후 대책도 확실성이 없는 데이원스포츠에게 의미 없이 대책 마련 기간만 늘려주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말했다.

KBL은 지난달 31일, 선수단 임금 체납 및 정상적인 구단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이원스포츠에 대해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했고, 오는 15일까지 구체적인 해결을 지시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구단 자격 박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석환씨는 “프로 선수들이 몇 달 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이 모든 사태는 데이원스포츠가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작년 창단 당시부터 정상적인 운영 능력에 의심을 받아온 곳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가입을 용인한 KBL도 당연히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기업 구단들처럼 정상 운영을 하다가 이런 상황이 됐다면 KBL의 책임을 말하지 않겠지만, 태생부터 문제가 있었던 곳에게 기회를 줬고, 1년도 안되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면 당연히 KBL도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데이원스포츠에게 팀을 넘긴 오리온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데이원의 구단 인수 의지가 컸다고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누가 그걸 믿을 수 있겠나? 오리온 그룹은 팀 운영을 포기하기 위해 대상이 누구든 구단을 버리고 떠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대구 동양시절부터 이 팀을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오리온이라는 그룹이 몇 번이나 상처를 주고 울리는 것인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환 씨는 “오리온 시절과 비교해 지난 시즌에 정말 팬들이 많이 늘었고 분위기가 달랐다. 선수단의 투혼과 노력이 그런 것들을 만들었다. 솔직히 선수단이 잘했고, 거기에 팬들이 반응 했을뿐, 데이원스포츠라는 회사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풍선 응원도 내가 계획하고, 내 사비를 털어 진행했다. 다른 팀들은 플레이오프 응원 도구와 기념품을 나눠줄 때 우리는 돈 주고 구매해야 했다. 안정적인 다른 팀들이 부러웠지만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동참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데이원스포츠가 구단의 운영주체답게 한 게 뭐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구단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겠다고 하며 꺼낸 카드가 연고 이전이다. 창단 당시에도 연고이전 이야기가 나왔지만 김용빈 회장이 직접 나서서 고양에 있을 거라고 했다. 자구책을 마련한다며 연고 이전만 꺼내든 데이원스포츠는 그동안 열심히 응원한 고양 팬들에게는 단 한 번의 양해나 미안함도 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하지만 팀이 정상적으로 인수되고 우리 선수들이 다른 팀 선수들처럼 정상적으로 행복하게 농구를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선수들의 밀린 급여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KBL은 그런 회사에게 희망고문을 할 시간만 더 주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석 씨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팀의 정상적인 인수도 필요하지만, 선수들은 물론 구단에서 일했던 직원들도 밀린 급여를 모두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밀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에게도 모든 비용이 지급되어야 정상적인 해결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기 전에 KBL이 힘든 상황에 놓인 선수들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말한 석환 씨는 KBL이 데이원스포츠에게 사태 해결의 최종기한으로 제시한 15일 이후에도 상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트럭시위 이후의 행동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은 정말로 대단했고 가슴을 울렸다. 선수들과 함께한 유대감이 정말 컸다.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농구를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함께 응원했던 분들 중, 트럭시위에 동참하지 않은 분들도 계시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이 모든 팬들의 입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법이 다를 뿐, 다들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필요한 부분은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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