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텀과 보스턴이 기적에 도전한다.

보스턴 셀틱스와 마이애미 히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TD 가든에서 2023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 경기를 치른다.

시리즈 시작 전 2번 시드 보스턴이 8번 시드 마이애미보다 탑독으로 꼽혔던 것은 사실이다. 정규시즌에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밀워키가 탈락하면서 전년도 파이널 진출 팀인 보스턴이 더욱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컨퍼런스 파이널 시작 후 180도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보스턴은 시리즈 첫 3경기를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조 마줄라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생기며 선수단 분위기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까지 쏟아졌다. 시리즈 안의 내용뿐만 아니라 감독 경질, 핵심 선수 이적과 관련된 뉴스가 연일 등장했다.

그렇지만 보스턴이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NBA 역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역스윕에 도전하고 있는 보스턴은 0-3 상황에서 3경기를 내리 잡아내며 결국 시리즈 스코어를 3-3 동점으로 만들었다. 

아직 데이터상으로는 분명히 쉽지 않다. 역대 NBA 플레이오프에서 0-3 스코어가 나온 150번 중 3-3 동점까지 이뤄진 것은 3번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3번 중 실제로 역스윕까지 이어진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보스턴이 7차전을 이긴다면 리그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기적을 쓰는 셈이다.

보스턴이 가장 믿는 자산 중 하나는 제이슨 테이텀-제일런 브라운-마커스 스마트 등 핵심 선수들의 함께 쌓아온 플레이오프 경험이다. 보스턴 한 팀에서만 뛰어온 테이텀과 브라운, 스마트는 나이가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데뷔 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오르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98년생의 젊은 에이스 테이텀. 테이텀은 2017년 보스턴에 입단한 뒤로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놓친 적이 없다. 어린 나이부터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스테픈 커리 등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맞대결도 수차례 펼쳤다. 과정에서 패배도 많이 맛봤지만 충분히 발전의 동력이 됐을 터.

놀라운 점은 테이텀과 보스턴이 7차전 벼랑 끝 승부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는 것. 테이텀은 보스턴에서 6번의 7차전을 치렀는데, 5승 1패의 아주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인 시절 르브론의 클리블랜드에 역전패를 당했던 2018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승리했다.

제이슨 테이텀 역대 7차전 전적(평균 28.8점 9.0리바운드 5.3어시스트 3점 성공률 50.0%)
2018년 1라운드 7차전 vs 밀워키 승
2018년 컨퍼런스 파이널 vs 클리블랜드 패
2020년 2라운드 7차전 vs 토론토 승
2022년 2라운드 7차전 vs 밀워키 승
2022년 컨퍼런스 파이널 vs 마이애미 승
2023년 2라운드 7차전 vs 필라델피아 승

최근의 7차전 기억도 상당히 좋다. 마이애미와의 지난해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에서도 승리를 챙겼던 테이텀. 직전 시리즈인 필라델피아와의 2라운드 7차전에서는 무려 51점을 쏟아내는 원맨쇼를 펼치며 보스턴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분명 연속 3번의 승리를 통해 상대에 대한 경계심이 살짝 느슨해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테이텀은 플레이오프 경험이 많은 선수답게 나사를 바짝 조이는 모습을 보였다.

테이텀은 "우리 모두 축하할 때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 우리가 플레이한 방식이 자랑스럽지만 아직 일은 끝나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승리를 정말 원하고 있다. 서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서 경쟁할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고 7차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축 선수들의 경험 외에 보스턴이 기대할 수 있는 또다른 점은 홈에서 7차전이 치러진다는 것이다. 극적으로 6차전을 잡아낸 덕분에 7차전을 맞이하는 TD 가든 홈 팬들의 응원 열기는 더욱 강해질 터.

테이텀은 "내 인생에서 보스턴으로 돌아가게 되어 이렇게 흥분한 적은 없었다. 7차전에 모든 팬들을 지켜보는 것이 재밌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빨리 보고 싶다.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고 아직 큰 경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보여준 투지만으로도 이 팀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7차전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었던 테이텀이 이번에도 보스턴과 함께 웃을 수 있을까? 보스턴과 마이애미의 7차전에 NBA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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