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동영 기자] 키퍼 사익스는 빠르고 높았고, 모비스의 앞선은 이에 속수무책 당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 직전 유재학 감독은 키퍼 사익스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 2차전에서 KGC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크게 당한 바가 있던 터였다.

유 감독은 "오늘 2, 3쿼터 중점적으로 막을 선수는 사이먼보단 사익스다. 사이먼 체력이 후반 가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익스가 KGC의 득점 연결고리가 된다. 이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 그는 "사이먼과 사익스는 세트 플레이가 아닌 개인 기량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만큼 그러한 점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예측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사익스는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쿼터부터 자신의 개인기량을 확실히 보여준 것. 다만 모비스는 이를 알고도 막지 못했다. 사익스는 팀이 야투 부진에 빠져있던 2쿼터 막판 과감한 돌파로 5득점을 올렸다.

속공 상황에서 골밑을 지키고 있는 양동근과 김수찬을 과감한 돌파와 함께 높은 탄력으로 넘어 득점을 성공시킨 장면은 2쿼터 사익스 활약의 백미이기도 했다. 모비스의 앞선은 사익스의 빠른 속도와 높은 탄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익스의 활약으로 고비를 넘긴 KGC는 3쿼터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팀의 주 공격원 데이비드 사이먼이 3쿼터에만 16점을 올리며 살아났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사익스의 발빠른 움직임이었다.

모비스가 움직임이 활발한 김수찬을 사익스의 주 매치업 상대로 붙이고 이대성, 양동근 등이 이를 도왔지만 소용없었다. 모비스의 수비는 사익스가 오른쪽으로 돌파하는 특징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를 쉽게 막지 못했다. 

사익스는 2쿼터에 이어 3쿼터에도 빠르고 과감한 돌파로 7득점을 쌓았다. 2, 3쿼터 사익스를 틀어막겠다는 유재학 감독의 계산은 완전히 빗나기고 말았다.

사익스는 이날 경기 14점 5어시스트를 올렸다. 33점 16리바운드를 올린 사이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 KGC의 공격의 막혀있던 순간 이를 해소해 준 선수가 바로 사익스였다. 사익스는 김수찬, 이대성, 양동근 등 모비스의 앞선 여러명을 번갈아 상대하면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는 모비스의 앞선을 헤집어 놓은 사익스. KGC가 고전할 때마다 그의 빠른 속도와 탄력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꾸준히 이어진 사익스의 활약을 봤다면 챔피언 결정전에 나선 그의 모습이 기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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