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KGC인삼공사의 ‘사씨 형제’ 데이비드 사이먼과 키퍼 사익스가 모비스의 ‘트씨 형제’ 네이트 밀러, 허버트 힐을 압도하며, 팀의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의 경기에서 70-61로 이겼다. 1, 2차전을 모두 따낸 데 이어 적지에서 열린 3차전까지 가져오며 5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전반 결과 25-24 KGC의 리드. 전반을 마친 스코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저득점 양상이었다. KGC와 모비스 모두 야투 적중률 34%, 28%를 기록할 정도로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활발한 공격이 전개되며, KGC 쪽으로 흐름이 기울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KGC의 외국인 듀오 사이먼과 사익스가 있었다. 특히 사이먼은 전반까지 8점(야투 적중률 44%) 7리바운드를 올렸으나, 3쿼터에만 16점(야투 적중률 70%) 5리바운드로 폭발했다.

KGC '사씨 형제', 홍삼의 힘이란 이런 것!
데이비드 사이먼 : 33점(야투 적중률 58%) 16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 2턴오버
키퍼 사익스 : 14점(야투 적중률 55%) 2리바운드 5어시스트 1턴오버

“(데이비드) 사이먼은 왜 이렇게 잘해요?” 오리온과의 4강 PO 2차전을 앞두고 이상민 삼성 감독이 라커룸에서 한 말이다. 적장도 놀랄 정도로 사이먼은 PO에서 막을 도리가 없었다. PO 1차전에서 야투 적중률 60%, 2차전에서 64%를 기록하며, 더블팀도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이날 3차전에서는 전반까지 야투 적중률 44%로 종전까지와 비교하면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3점슛 2개가 무위에 그치자, 골밑 위주로 공략했다. 그래도 위력은 여전했다. 밀러와 이종현을 차례로 제치고 골밑슛을 성공하는가하면,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전반까지 8점 7리바운드. 예열을 마친 것일까. 후반 들어 폭발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이정현, 사익스와의 투맨게임으로 골밑에서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모비스의 루키 이종현을 상대로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어냈다. 모비스로서는 맥 빠지는 대목이었다.

사익스는 전반까지 팀 공격이 정체됐을 때, 장기인 스피드로 여러 차례 돌파를 성공시키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모비스의 끈적한 수비에 주요 선수의 슛 감이 전반에 좋지 않았지만, 사익스의 돌파로 대등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또 모비스의 수비 실수로 완벽히 비어 있던 오세근을 봐주고, 사이먼과의 투맨게임을 펼치는 등 포인트가드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모비스 '트씨 형제', 아쉽지만 이만 안녕…
네이트 밀러 : 16점(야투 적중률 38%)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4턴오버
허버트 힐 : 8점(야투 적중률 43%) 6리바운드 1스틸 2블록

6강 PO 동부와의 경기에서 ‘밀러 타임’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던 밀러는 4강 PO KGC와의 대결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슈팅력이 없다 보니, 돌파로 공격을 풀어야 하는데 사이먼과 오세근이 버틴 골밑에서 그의 돌파는 매력적인 공격이 되지 못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쿼터 자신의 장기인 스틸에 성공한 후 이종현과 앨리웁 플레이를 완성시켰지만, 3점슛 에어볼이 나오는 등 슛 감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2쿼터에도 무리하게 골밑으로 돌파하다가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다만, 돌파 후 힐의 손쉬운 골밑 득점을 돕는 부분이 나오긴 했다.

힐은 KGC의 사이먼을 막아야 하는 중책이 있었지만, 4강 PO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투맨게임에서 볼을 흘리는 등 기본적인 부분도 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재차 잡아내며, 자유투를 얻어내는 모습이나 이정현의 슛을 블록으로 저지하는 등 높이를 활용한 세로 수비로 힘을 보탰다.

힐의 활약이 1, 2차전을 거듭하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이날의 활약상으로 만족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폭발한 사이먼의 화력을 제어하지 못해 4쿼터에는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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