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오리온과 삼성의 4강 플레이오프(이하 PO) 2차전에서 흥미로운 매치업이 발생했다. 오리온의 ‘장백호’ 장재석과 삼성의 ‘크끼리’ 마이클 크레익의 맞대결이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5전 3선승제로 이뤄지는 4강 PO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맞대결에서 1, 2차전을 내리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길 경우, 총 19번 중 19번 모두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에 진출했다. 삼성으로서는 챔프전 진출 확률 100%를 잡은 셈이고, 오리온으로서는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정통 센터형 외국인 선수가 없는 오리온으로서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크레익, 김준일, 문태영까지 버틴 삼성의 골밑을 수비하기가 어렵다. 라틀리프도 라틀리프지만, 인사이드 플레이와 패싱력을 두루 갖춘 크레익도 오리온의 선수 구성상 막기가 까다롭다.

2차전에서는 ‘토종 센터’ 장재석이 크레익을 막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오리온은 2쿼터 중반 라틀리프와 크레익에 대한 수비가 모두 되지 않으며 8점차로 뒤지자 장재석을 교체 투입해 이승현과 동시 기용했다. 이승현의 체력을 안배하고 높이를 보완하겠다는 의도.

이 때 장재석은 크레익을 막으면서 라틀리프에게 볼이 투입되면 도움수비도 펼쳤다. 힘이 약한 탓에 크레익이 골밑으로 치고 들어오면 밀리긴 했지만, 204cm로 188cm의 크레익보다 신장에서 우위에 있다 보니 세로 수비에서는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2쿼터 종료 1분 10초 전 크레익의 슛을 블록으로 저지하며, 추격하는 팀에 힘을 싣는 장면이 나왔다.

3쿼터에도 장재석은 적극적인 수비로 크레익을 괴롭혔다. 쿼터 시작 2분 11초, 임동섭이 크레익에게 건네는 패스를 미리 예측해 스틸에 성공하기도 했다. 볼을 잡기 전에 압박해주는 과정이 좋았다. 이후 라틀리프를 막던 이승현과 매치업 상대를 바꾸기도 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라틀리프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훅슛을 성공하는가 하면, 라틀리프를 페이크로 속이고 여유롭게 골밑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장재석은 이날 17분 59초 동안 12점 4리바운드 2스틸로 팀에서 애런 헤인즈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매치업 상대 크레익은 2차전에서 총 21분 47초 동안 13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렸는데, 기록상으로는 1차전(26분 37초 13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큰 차이 없지만 내실은 떨어졌다. 슛과 패스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다가 트래블링을 범하기도 했고, 각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라틀리프에게 패스하다 실책이 나오기도 했다.

벼랑 끝에 놓인 오리온으로서는 3차전에 모든 걸 쏟아야 한다. 어떻게든 삼성의 강점인 골밑을 막아야 하는 상황. 라틀리프와 크레익의 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2차전에서처럼 장재석과 이승현이 동시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재석과 크레익의 매치업은 또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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