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베테랑 가드' 주희정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84-77로 이겼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로 연결하며,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진출 100%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 승리 시, 총 19회 중 19회 모두 챔프전에 진출했다.

'베테랑 가드' 주희정의 활약이 돋보였다. 속공 시 날카로운 송곳 패스를 건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득점을 도왔고, 승부처에서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교체 투입돼 27분 17초 동안 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주희정은 경기 후 “우리 팀이 전자랜드나 오리온보다 훨씬 강한 면이 있지 않나. 강점인 인사이드를 활용했고,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 힘든 경기였지만, 아웃사이드에서 볼이 원활하게 돌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의 가치가 돋보이는 이유는 '원활한 볼 배급'과 '효율적인 경기 조율'에 있다. 이날도 삼성은 18개의 실책으로 오리온의 4개와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실책을 기록했지만, 승부처에서 그가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해준 덕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그는 “(리카르도)라틀리프라는 워낙 강한 선수가 있어서 골밑 위주로 공격하려고 하는 편이다. 너무 그 쪽으로 넣어주려고 하다 보니 실책이 많이 나왔다. 라틀리프에게 무리해서 패스하기보다 외곽에서 투맨게임을 해서 자연스럽게 골밑에 볼이 들어가게 하자고 말하는 편이다. 턴오버를 한 자릿수로 줄여야 한다. 그래도 움직임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와 비교해 PO에서 출전시간이 대폭 증가했다. 정규리그 51경기에서 9분 55초를 뛰었지만, 6강 PO와 4강 PO 통틀어 7경기에서 평균 21분 42초를 뛰고 있다.

그는 “정규리그에 벤치에 많이 앉아 있었지만, 농구를 놓진 않았다. PO에서 기회가 올지 여부를 떠나, 어떻게 리딩 해야 할지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준비했던 게 플레이오프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급격히 늘어난 출전시간에도 그는 마치 정규리그 때부터 오랜 시간 뛰었던 가드인 것처럼 물 흐르듯 안정적인 리딩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그의 체력이다. 코트에서 완전함을 증명해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는 1977년생으로 만 40세다.

그는 “전성기 때만큼은 안 되겠지만, 체력이 떨어졌으면 은퇴했을 것이다. 은퇴하기 전까지 체력적인 부분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이 안 되는데, 부상에 대한 우려는 있다.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부상당할까 봐 4쿼터 이기고 있으면 무리하게 공격시키지 않으려고 한다”며 노련한 면모를 알 수 있게 했다.

만약 삼성이 챔프전에 오르게 되면, 그로서는 17년 만에 챔피언에 도전하게 된다.

주희정은 “2연승 중이라고 해서 들뜨기보다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침착하게 컨트롤하려고 한다. KGC인삼공사와 모비스의 4강 PO를 보고 있지만, KGC는 약점이 없는 것 같더라. 아직 챔프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1승이 남았기 때문에 3차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챔프전은 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모비스든, KGC든 준비해서 나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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