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오리온과 삼성의 4강 PO 2차전. 삼성의 공격 1옵션인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기대대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역시는 역시’였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84-77로 이겼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로 연결하며,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진출 100%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 승리 시, 총 19회 중 19회 모두 챔프전에 진출했다.

승부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양 팀 외인들의 활약상만 집중적으로 되짚어보자.

‘말이 필요 없는' 라틀리프, '골 결정력 아쉬웠던' 헤인즈

애런 헤인즈 : 13점(2점슛 4/16, 3점슛 0/1) 5리바운드 8어시스트 2턴오버
리카르도 라틀리프 : 21점(2점슛 9/12)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4턴오버

애런 헤인즈는 오리온이 포인트가드가 약한데다 그 역할을 보완해주던 포인트포워드 김동욱마저 무릎으로 뛰지 못하자 이날 플레이메이커로 나섰다. 의도적으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리딩부터 득점까지 도맡아했다. 특히 1차전에서 고전했던 삼성의 2-3지역방어 시 그의 장점이 더 부각됐다. 장기인 돌파로 수비를 몬 후, 코너로 패스를 빼준 덕에 지역방어가 바로 깨졌다.

플레이메이커로서 역할은 좋았지만, 골 결정력은 아쉬웠다. 특히 달아날 수 있었던 3쿼터에 3개의 2점슛을 시도해 1개를 넣는 데 그쳤다. 삼성의 실책이 이어져 리드 폭을 벌릴 수 있었던 팀에게는 뼈아픈 요소였다. 4쿼터에도 자유투 1구를 놓치는 그답지 못한 모습이 나왔다.

라틀리프 역시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팀을 이끌었다. 상대 트랩으로 인해 그에게 패스가 쉽사리 연결되지 못했는데도, 리바운드 가담만으로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경기 전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1차전과 같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트랩을 가할 것이다. 수비가 잘 안 됐다기보다 무서운 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다는 점”이라며 라틀리프를 경계한 바 있다.

리바운드를 부지런히 잡았을 뿐만 아니라, 스크린도 착실히 걸었다. 1쿼터 탑에서 김태술에게 스크린을 걸어줬는데, 이 과정에서 김태술이 외곽에 비어 있던 문태영을 봐주면서 3점슛을 도왔다. 완벽한 팀플레이였다. 2쿼터에는 롱 패스로 크레익의 속공 득점도 도왔다.

'다소 살아난' 바셋과 '불안했던' 크레익

오데리언 바셋 : 11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0턴오버
마이클 크레익 : 13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4턴오버

바셋은 1차전 패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상대 2-3지역방어에 고전해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쳤고, 승부의 향방이 갈린 4쿼터에만 10점을 올렸다. 

추 감독은 경기 전 “(오데리언) 바셋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고, 지역방어에 대한 개념도 심어줬다”며 “사실 4강 PO 앞둔 휴식기 때 지역방어 상황이나 경기 조율하는 면에서 주문하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잘해줘서 기대가 컸는데, 1차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나와 선수들 모두 충격이 컸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상대의 지역방어 시 무리해서 슛 쏘기보다 의도적으로 패스를 돌리는 모습이었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이 볼 없는 움직임을 활발히 가져가며, 그가 슛 쏘는 상황을 최소화했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고, 슛 컨디션도 1차전보다는 좋았다.

PO에서 팀에게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삼성의 크레익은 이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쿼터 3점슛이 호조를 보이며 8점을 앞섰는데, 이 때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각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라틀리프에게 무리하게 패스를 건네 실책이 나왔고, 슛 쏠지 패스할지 머뭇거리는 사이에 트래블링 휘슬이 불렸다. 3쿼터에도 장재석에게 공을 뺏기는 등 집중력이 아쉬웠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