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제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퇴를 선언한 우리은행의 양지희가 담담하게 소회를 전했다. 국가대표 주전 센터로 활약하며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를 이끈 양지희는 적지 않은 나이와 고질적인 부상 등으로 인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리은행 측은 “팀에 많은 공헌을 한 선수고 기량도 여전히 인정받는 선수인 만큼 최대한 함께 하고자 했지만 선수 본인의 은퇴의지가 강해,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지희는 선수 생활을 계속한다 해도 현재 무릎과 손가락을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지희는 은퇴 후 진로에 대해 확실히 결정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우선은 수술을 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 양지희는 올해 중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양지희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농구만 했고 특별히 다른 걸 해보지는 않았다. 영어를 비롯해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며 “몸이 다 나으면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광주 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2003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신세계에 입단했던 양지희는 2003여름 리그부터 17시즌을 소화(양대리그 포함)했고 2012-13시즌부터는 팀의 주전센터로 우리은행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팀의 주장을 맡았고, 2015-16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프로통산 447경기를 뛰며 평균 8.28점 4.9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대한민국 주전 센터의 역할을 맡았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현재로서는 “지도자를 비롯해 농구 현장에서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양지희는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팬들이 내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좋은 팀에서 많은 우승을 경험하면서 행복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제2의 인생도 열심히 살겠다”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hsl_area@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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