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진짜는 서로가 알아보는 법!"

NBA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38)와 피닉스 선즈의 특급 유망주 데빈 부커(20, 198cm)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선수가 비교 대상이 된 것은, 부커가 얼마 전 한 경기 70득점을 폭발시키면서부터다. 부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려 70점을 쓸어 담으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만 20세의 부커는 역대 최연소로 60득점의 벽을 허문 선수로 기록됐다. 특히 후반에만 51점을 몰아치며 가공할 만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날 활약을 지켜 본 농구 팬들은 "부커에게서 코비가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는 이미 코비와 부커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통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1. 70득점 돌파

2000년대 들어 한 경기 70점을 초과한 선수는 딱 두 명뿐이다. LA 레이커스에서 뛰던 코비는 2006년 1월 23일 토론토 랩터스와의 홈경기에서 무려 81점을, 부커는 2017년 3월 25일 보스턴 원정에서 70점을 폭발시켰다.

2. 응답하라 1996

코비는 1996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입성했다. 부커는 1996년에 태어났다.

3. 13순위 지명자

코비는 1996 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로 샬럿 호네츠에 지명된 뒤, 곧바로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됐다. 부커는 2015 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로 피닉스에 입단했다.

4. 가장 어린 선수

1996 드래프트 당시 코비는 고작 만 17세에 불과했다. 2015 드래프트 당시 부커는 만 18세였다. 코비와 부커 모두, 해당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최연소 선수였다.

5. 신체조건

드래프트 당시 코비의 신체조건은 198cm 90kg이었다. 부커 역시 198cm 93kg으로 거의 비슷했다. 코비는 훗날 벌크업을 통해 체중을 96kg까지 늘렸다. 두 선수 모두 슈팅가드라는 점까지 닮았다.

6. 부전자전

코비와 부커는 모두 NBA 선수 출신 아버지를 뒀다. 코비의 아버지 조 브라이언트는 1975-76시즌부터 1982-83시즌까지 NBA 무대를 누볐던 롤 플레이어였다. 데빈의 아버지 멜빈 부커는 1995-96시즌부터 1996-97시즌까지 뛰었으나, 총 32경기만에 자취를 감췄던 무명 선수였다.

 

코비는 부커에게 "Be Legendary"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아 농구화를 선물했다 ⓒ 데빈 부커 인스타그램

 

보너스 | 코비와 부커의 유일한 만남

재미있는 점은 부커의 어린 시절 우상이 바로 코비라는 것이다. 2015-16시즌 코비는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2016년 3월 말, 레이커스는 피닉스 원정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를 통해 코비와 부커가 만났다.

코비는 2015-16시즌 선즈와의 이전 세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따라서 부커는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의 우상과 맞붙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마침내 자신의 우상을 만난 부커는 뛸 듯이 기뻐했다. 

부커는 코비 앞에서 28점을 올리며 피닉스의 119-107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부커는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코비와 경기를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고 싶은 추억이 생겼다. 코비가 결장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내가 코비에게 1-0으로 이기고 있는 셈"이라며 활짝 웃었다.

코비 또한 그러한 부커를 상당히 귀여워했다. 코비는 경기 후 그날 자신이 신었던 농구화에 "전설이 되어라(Be Legendary)"라는 메시지를 적어 부커에게 선물했다. 이에 잔뜩 신이 난 부커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다.

부커는 70득점을 기록한 뒤 "코비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코비는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100점도 올릴 수 있다면서 말이다. 나 역시 어떠한 한계도 두고 싶지 않다. 인생과 농구에서 모두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코비는 부커의 70득점 소식을 전해들은 뒤 "부커는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는다. 이러한 정신력은 대단히 진귀하고 중요한 것이다. 이 친구는 아직 20살밖에 안 됐다.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퍼부었다. 코비와 부커는 멘토와 멘티 역할을 자처하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 캡처 = 데빈 부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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