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강하니 기자 = 이보다 더 나쁠 순 없었다. 한 마디로 끔찍하기 그지없는 시즌이다.

레지 잭슨(27,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뷔 6년 만에 맞은 커리어 최대 고비다. 이제는 더 이상 디트로이트의 확고부동한 주전 포인트가드로 부르기도 애매하다.

악몽은 10월 초에 시작됐다. 왼쪽 무릎 부상이 발생한 잭슨은 오른쪽 엄지손가락마저 다치며 6주에서 8주 가량 코트를 떠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탠 밴 건디 감독은 잭슨의 상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밴 건디 감독은 “시즌 중에 부상이 발생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다. 잭슨이 복귀할 때까지만 잘 버티면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잭슨은 결국 개막 22번째 경기에 복귀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건강할 때도 그의 발목을 잡던 야투 기복과 불안한 게임 조립 능력이 또 문제가 됐다

1월에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화끈한 득점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2월 시작과 함께 또 다시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2월 1일 이후 출전한 25경기에서 잭슨은 평균 11.8점 4.8어시스트 야투율 39.3% 3점슛 성공률 32.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처참한 수준이었다.

수비 문제도 심각했다. 부상 여파 때문인지 긴 팔과 빠른 몸놀림을 활용한 특유의 압박 수비가 완전히 상실된 모습이었다. 잭슨이 백코트 수비에서 오히려 ‘구멍’이 되면서 디트로이트의 수비 조직력도 완전히 붕괴됐다. 잭슨 복귀 이전까지 수비 효율 지수 부문 리그 5위에 올랐던 디트로이트는 잭슨이 복귀한 12월 4일 이후에는 리그 19위로 추락했다. 리그 상위권 수비 팀이 순식간에 리그 중하위권 수비 팀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잭슨이 좀처럼 공수 양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스탠 밴 건디 감독은 23일 시카고전과 24일 올랜도전에서 잭슨을 벤치에서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20분 안팎의 출전 시간에도 잭슨은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고(2경기 8.5점 야투율 33.3%), 결국 28일 뉴욕 원정 경기에서 잭슨은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버렸다.

이날 경기 인터뷰에서 스탠 밴 건디 감독은 잭슨의 결장에 대해 “잭슨은 시즌 내내 80% 정도의 몸 상태로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트로이트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탠 밴 건디 감독이 잭슨을 아예 시즌-아웃 시켜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피닉스의 에릭 블레소, 브랜든 나이트, 타이슨 챈들러와 레이커스의 루올 뎅이 비슷한 이유로 시즌 막판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잭슨 역시 그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더 문제는 향후 잭슨의 행보다. 2015년에 5년 간 8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은 잭슨은 아직 디트로이트와의 계약이 3년이나 남아 있다. 만약 잭슨이 오는 오프시즌을 통해 부상 이전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스탠 밴 건디 감독 체제에서 동부지구 강호 등극을 노리던 디트로이트의 계획은 크게 꼬여버릴 수도 있다.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지 잭슨. 과연 레지 잭슨은 부상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진 –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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