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성장이 우리의 성장이다.”

조동현 감독의 따끔한 일침에 론제이 아바리엔토스가 뜨겁게 응답했다. 치열한 승부를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지난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KT 소닉붐을 91-82로 이겼다. 현대모비스는 11승 7패로 단독 2위가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아바리엔토스에게 따끔한 지적을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5일, DB와의 원주 경기에서 83-70으로 이겼다. 하지만 조동현 감독에게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때 27점까지 앞섰던 현대모비스는 경기 막판, DB의 추격을 허락했다. 승패에 영향을 줄 만큼의 위기를 겪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동현 감독은 “DB전은 더 크게 이기면서 마무리해야 할 경기를 쓸데없는 행동을 하면서 점수차를 좁혀줬다. 경기를 마치고 아바리엔토스를 포함해 가드들을 모두 불러서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그 선수들이 성장해야 우리가 성장한다. 30점을 득점하는 게 성장이 아니다. 가드들의 운영 능력이 성장이다. 기량도 성장해야 하지만, 운영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점 앞서는 경기를 30점으로 만드는 것과 난사해서 점수를 좁혀주며 끝내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 스스로 고민해보라고 했다. 슛을 던져야 할 때와 운영해야 할 때가 다르다. 불필요한 행동이 점수를 좁히게 했다. 더 좋은 내용과 결과를 가져가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드들에게도 습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펼쳐진 KT와의 경기. 현대모비스는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경기 초반, 게이지 프림이 파울 트러블에 빠졌고,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하지만 4쿼터에 승부를 뒤집었고, 끝내 역전승을 완성했다.

아바리엔토스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점차 열세가 좁혀지지 않던 4쿼터 중반. 아바리엔토스가 3점슛으로 70-72를 만들었다. 함지훈의 득점으로 점수의 균형이 이루어지자 다시 한 번 3점슛을 성공하며 역전을 이끌었다.

KT가 정성우와 양홍석의 3점슛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과감한 3점슛을 다시 성공하며 상대 파울까지 이끌었다. 비록 추가 자유투를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프림이 또다시 파울을 유도하며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승부의 추가 현대모비스 쪽으로 기울어진 순간이었다.

이 경기 선발로 출전한 아바리엔토스는 35분 6초를 뛰며 3점슛 4개 포함 22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조동현 감독은 아바리엔토스를 칭찬했다.

조 감독은 “아바리엔토스가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보여줬다”며 “오늘 같은 승부처에서는 배짱 있는 슛이 필요했다. 오늘이 슛을 던져야 할 때였다. 슛이 필요할 때 자신 있게 자기 역할을 했다. 어린 선수들도 보고 배워야할 부분이다. 여전히 잡아줘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이런 부분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부터 현대모비스의 무게 중심은 젊은 선수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위 ‘99즈’로 불리는 1999년생인 서명진, 이우석, 김동준, 신민석 등이 그 주인공이다. 현대모비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이 더 추가됐다. 필리핀 출신의 아시아 쿼터인 아바리엔토스와 외국 선수인 게이지 프림도 1999년생이다. 이들 모두 인상적인 활약으로 시즌 초반, KBL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조동현 감독은 아바리엔토스와 프림에 대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올 시즌보다 내년, 그리고 그 이후가 더 기대 된다”고 말한다. 현대모비스 기존의 99즈처럼 이들 역시 발전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장이 우리의 성장이다.”

‘한국-미국-필리핀’으로 구성된 현대모비스 다국적 99즈의 성장은 현대모비스의 중흥을 앞당기는 열쇠가 될 것이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